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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피니언235

[돌아보는 사건] 미안한 게 없는 DSP 입력 : 2021. 03. 01  19:00 | A29  1.에이프릴 전 멤버 현주(23)의 동생이 올린 글이 파란을 일으켰습니다. 여자 아이돌 에이프릴 내부에서 “큰 괴롭힘”과 “왕따”로 인해 누나인 현주가 공황장애, 호흡곤란을 겪었다는 폭로였습니다. 이어지는 친구들의 게시물은 에이프릴 특정 멤버가 아니라 전 멤버가 폭력에 가담했다는 정황을 가리켰습니다. 문제는 그룹 전체의 가담한 사실만이 아닙니다. ‘에이프릴 멤버 전체가 가해자입니다’ 게시물에서 채경·레이첼을 제외한 탈퇴한 멤버 소민과 나은, 진솔, 채원 그리고 매니저를 언급하면서 조직적이고 집단적으로 괴롭힘에 가담한 사실을 폭로했습니다.2.DSP미디어는 하루 지난 오늘에서야 입장을 밝혔습니다. 현주의 성실하지 않은 자세와 이로써 유발한 갈등으로 다.. 2021. 3. 1. 19:00
[에셀라 시론] 든든함이 이렇게 말하는 걸 들었어 입력 : 2021. 02. 28  22:30 | 디지털판 자네에게 늘 감사한 마음을 가지는 이유가 단지 내 생일에 몸살감기 걸려 한 발자국 내딛지 못할 때 집까지 찾아와 부축해 주었기 때문만은 아니네. 점심시간 방송실에 찾아갈 때마다 멋있게 일하던 성실함도, 그저 같이 있는 게 좋아서 자정까지 컨테이너 자네 방에서 대화한 그 밤도, 고입고사 한 시름 놓았다고 먼저 집에 돌아가 서운했던 이유도, 자고 있는 선욱 깨어나거든 친구들과 박수치며 당황스러운 분위기를 연출하던 정겨운 풍경도. 느껴지던 든든함이 못내 겨워 잊을 수 없었기 때문만도 아니라네. 과거 모든 기억들이 실오라기 남김없이 사라지는 이 시대에 자네에게 느껴지는 든든함이 무엇인지 고민하지 않을 수 없었네. 모든 전통적인 것들이 무너지는 광경을 바라.. 2021. 2. 28. 22:30
[지애문학] 잊어버려야 할 때 입력 : 2021. 02. 24  21:15 | 디지털판 D+1100. 지울까 말까 고민만 수백 번. 달달해서 짜증났다. 어제의 네 미소가 오늘의 쓰디쓴 망상으로 이어질 줄은 정말로 몰랐다. 가끔은 폭발하는 내가 너무 싫었다. 연례행사라도 하듯 한 달에 한 번쯤 예민해지는 시기가 미웠다. 그래서 어제는 이해해주는 줄로만 알았다. 착각이었다. 만나자 해도 확인 하나 없었고 연락을 해도 받지를 않는다. 고작 네 글자, 그 한 마디 꺼내려 잘해줬다고 생각하니 화가 치밀었다. 마지막 한 모금 마시고서 찌그러뜨리고 나서야 일어났다. 추웠다. 지애야, 패대기치고 나오는 순간만큼은 좀 이성적이면 안 될까. 하고 달래도 소용없었다. 목도리 하나 걸치지 않고 니트 한 조각만 입고서 나왔으니. 거지같았다. 떠는 몸 이고서.. 2021. 2. 24. 21:15
[지애문학] 퇴근 길 입력 : 2021. 02. 24  21:10 | 디지털판  “저도 그 방면인데…. 타세요!” 괜시리 들킬까봐서 말 못하던 차 말할 때까지 기다린 꼴이었다. 바보 등신. 좀체 멀미가 낫지를 않으니 태워주는 아량도 무의미했다. 지금쯤 지하철 안에서 이리 치이고 저리 치이며 단어 외우고 있어야 할 시간. 몸은 편해져도 속 버리느냐 몸은 힘들어도 속 편하느냐. 하지만 이 남자 옆에서는 말짱했다. 이름 모를 적당한 향수. 운전대에 올려둔 손목의 시계. 힐끔 쳐다볼 때마다 반하게 만드는 날카로운 턱선. 차체의 흔들림 하나 없는 고요한 분위기가 좋았다. 이 남자에게 풍기는 색다른 느낌이 만날 때마다 좋아하게 만들었다. “자유의새노래 제1라디오 7시 뉴습니다. 살인 및 사체유기 등 혐의로 구속기소 된 김지수 씨 공판에.. 2021. 2. 24. 21:10
[에셀라 시론] 너라는 관성에서 벗어난다 입력 : 2021. 02. 12  21:00 | 수정 : 2021. 02. 13  23:15 | A30 켜켜이 쌓인 십여 년 전 써 놓은 글을 읽다 보면 표현할 방법을 몰라서 자신만의 언어로 작성한 딱딱한 문체에 주목하곤 한다. 학창시절, 사람들과 일상을 주제로 한 대화보다 꽃과 나뭇잎, 하늘 구름 바라보며 아름다움에 주목하는 일들이 더 익숙했다. 일상 언어를 습득하지 못할 만큼 집단과 공동체, 학교라는 공간과 교회의 장소에서 벗어나 고독함을 즐겼다. ‘예루살렘의 아이히만’에서 한나 아렌트가 목격한  아이히만의 상투적 언어처럼 일상 언어와 자신의 언어로 나누어 사용하던 시대였다.유행어와 여자 아이돌에 관심조차 없어서 성경과 기도가 익숙해 떼려야 뗄 수 없었던 고등학교 1학년. 0교시 수업 전부터 정독한 .. 2021. 2. 12. 21:00
미소 짓는 폭력 비공개 기사입니다. 2021. 2. 11. 07:30
[지애문학] 지하철 역사(驛舍) 입력 : 2021. 02. 10  21:16 | A29  후회라는 단어에서 시작한 것 같다. 내뱉지 말았어야 했던 말, 하지 않아도 되었을 행동. 같은 장면이 같은 말과 같은 행동으로 반복되어 패치워크 모양으로 덧대어져 모였다. 한데 모아 눈앞에서 뒤통수까지 둥그런 모양으로 가로막아 내딛지 못하는 지경에 이르러야 하지 말아야 했을 생각으로 알아차렸다. 불현듯 나타난 패턴이 반복과 반복으로 모아졌듯 되돌아온 하지 말았어야 했다던 입말들이 하나로 모아 심장을 건드려 올라가는 박동 속에 걸음을 멈추었다.후회라는 단어가 곧 자책으로 연결되는 순간. 두 번째 국면을 맞는다. 뒤로부터 새까매진 그림자가 머리와 얼굴, 가슴에 이르러 덮었고 광장에 즐비한 간판이 내 앞으로 다가온다. 가루처럼 흩어지던 아스팔트 반사되던.. 2021. 2. 10. 21:16
[현실논단] 아아, 순진한. 이 순진함이여 입력 : 2021. 02. 05  23:10 | A30 말할 수 없는 슬픔을 마주해 보니 보이지 않았던 것들이 거대한 벽처럼 서 있었다. 도와주고 싶어도 도와줄 수 없고, 가닿기 바래도 닿을 수 없는 현실 벽이 불가능과 무기력 사이에 냉소로 버티고 서 있었다. 비판과 대안이 방법으로 등장한 시대에 코로나까지 겹치면서 ‘할 수 있다’는 말이 농락의 단어로 전락했다. 당장에야 내세워 개인 문제로 환원하는 모든 것들이 그렇다. 그저 도와주지 못해서 미안하다는 말밖에 할 도리가 없다. 그 지점에서 슬픔이 밀려왔다. 모든 것을 놔 버리고 싶었던 냉소와 슬픔은 잠시간 탈 이집트 하려던 순간으로 데려갔다. 서운함과 분노의 중간에 서 있던 야훼의 호통이 생생하던 그 장면. 누구라도 같은 환경에 처해 있다면 더했으면 더.. 2021. 2. 5. 23:10
[사진으로 보는 내일] 경계선에 서자 이제야 보이는 뒷모습 입력 : 2021. 01. 24  21:50 | A31 지루한 도시의 풍경에서 벗어나자 지나쳐왔던 파란 트럭에는 머루를 팔고 있었다. 그 머루 얼마나 맛있을까 생각해도 막상 얻어먹은 그 맛을 지금도 잊을 수 없었다. 경계에 아슬아슬 서 있을 때가 달콤한 법이다. 평생 동안 맛보지 않았을 그 트럭의 머루처럼 익숙하지 않은 경계선이 낯설 뿐, 조금만 손 뻗으면 닿을 그 곳에 서 있었다. 다 알던 공직자의 부끄러운 일들을 신랄하게 까면서도 짐짓 겸손함을 표했던 이유도 아슬아슬한 경계 때문, 인간의 나약함에 공감하자 울컥하고 말았다. 겸손해야 할 또 하나의 이유는, 영원히 뒷모습으로 남을지도 모르는 당신의 뒷모습. 가까워지는 삶과 영원한 작별의 경계에 선 살 같은 시간들은 넘어설 수 없다는 슬픔과 한계에 경계 .. 2021. 1. 24. 21:50
[시대성의 창] 대안격 사랑의 죽음 입력 : 2021. 01. 23  23:51 | A29  갑자기 발생한 고열에 죽을 뻔 했다. 코로나는 아니었다. 올 겨울 한 번도 틀지 않은 전기장판 급하게 펴놓고 이틀 종일 앓아 누웠다. 내게 가장 어려운 일은 피아노 배우는 일도, 새로운 언어를 배우는 공부도 아니라 아무것도 하지 않는 것이다. 바쁘게 살아가는 삶에서는 비로소 몸살에 걸려서야 주의를 기울인다. 피로가 누적된 만큼 생활 패턴이 올바르지 않았다는 의미이기 때문이다. 일에 중독된 듯 ‘이 밤이 끝나지 않기를 바라는’ 감정이 거짓말 못하는 몸의 언어인 몸살로써 제동이 걸려서야 깨달을 만큼 아무것도 하지 않는 것을 잘 못한다. 한병철이 아렌트의 ‘활동적 삶’을 지적한 것처럼 할 수 있음의 세계에서 타버리는 영혼은 사람을 망가뜨린다. 할 수 있.. 2021. 1. 23. 23:51