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 이름처럼 아름다운 청춘이여
머잖아 침몰할 난파선으로 돌아간 파수꾼의 심정도 이와 다르지 않았다. 붙잡을 지푸라기 없으니 무너질 난파선이라도 붙잡아야 하지 않겠나. 서두에서 말한 살기 위해 몸부림치는 괴로운 광경을 바라보며 유유자적하게 유랑 따위를 논할 수 없는 것처럼 말이다. 운 나쁘게 교회선으로 되돌아갔을 뿐이니까. 그러나 교회라는 방패를 내건 채 악에 복속하면서도 자신이 선하다고 믿어 의심치 않는 오만함은 용서할 수 없다. 선한 이미지 팔아먹으며 신의 이름을 망령되게 호명하는 자의 말로는 당신들이 믿어 의심치 않는 경전 그대로다. 이제 10년을 내다볼 차례다. 결혼에 대한 열망과 제로교육은 고독 속의 산물이다. 우울함의 다섯 괴물을 물리친 것처럼, 대방파제 끝에서 여명의 진리를 바라본 것처럼 새로운 섬을 발견해 나갈 것이다. 그저 모든 게 운 좋았을 뿐이라는 지난한 말들과 다르게.

길가에 버려진 벚꽃조차 소중하게 생각했던 그 어른
[알립니다] 2021년 3월 25일, 지면신문이 바뀝니다
에이프릴 집단 괴롭힘 사태, DSP는 어른답게 행동해라
얼어붙은 마음, 솜이의 얼굴을 보자 녹아버린 기적
도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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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우[now] [주마등] 한 페이지가 될 수 있게 입력 : 2021. 02. 15 19:00 | B1-2 엄마와 싸우고 나서도 냉기가 여전했다. 손바닥에 호호 불자 드라이아이스 연기처럼 퍼져갔다. 신호 바뀌었다고 생각할 찰나에 뛰어든 횡단보도 앞, 따가운 경적을 째려보자 기사 놈의 호통이 이어졌다. 싸가지? 싸가지 없는 건 너였다. 어른들의 모든 말들이 싫었다. “내 생각에는” “내 생각에는” 씨발. 어른들 관심은 오로지 몸뿐이다. 고.. 더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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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우[now] [어린왕자와 사막여우] 나가는 순간까지도 발목을 붙잡았던 예수님의 이름으로 씌워졌던 미신들 입력 : 2020. 12. 01 | B11 오래 발 딛던 세계가 토대부터 무너질 조짐을 보이자 이곳 세계의 존재들을 놔두고 떠나야 했다. 오래 발 딛던 이유로 이곳에 남으려고 고집 부릴 순 없었다. 지켜만 볼 수도 없었다. 그걸 보는 순간 나와 이 세계는 완전히 사라질 것이기 때문이다. 용기를 가지고 바깥 세계에 한 발자국씩 내딛다보니 네 번째 해를 맞이했다. 여러 행성을 돌면서 만난 저 세계 사람들은 그렇게 되어버린 배경을 물.. 더보기
智愛문학
[지애문학] 퇴근 길
입력 : 2021. 02. 24 21:10 | 디지털판 “저도 그 방면인데…. 타세요!” 괜시리 들킬까봐서 말 못하던 차 말할 때까지 기다린 꼴이었다. 바보 등신. 좀체 멀미가 낫지를 않으니 태워주는 아량도 무의미했다. 지금쯤 지하철 안에서 이리 치이고 저리 치이며 단어 외우고 있어야 할 시간. 몸은 편해져도 속 버리느냐 몸은 힘들어도 속 편하느냐. 하지만 이 남자 옆에서는 말짱했다..
더보기자유의새노래 기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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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애문학] 내 이름 어디에도 집단 감염을 보도하는 데가 없었다. 다양한 사건들이 사람들 기억에서 코로나 세 글자를 밀어냈고, 발병하고 정확히 2년하고도 반년이 지나서야 다른 뉴스들로 뒤덮였다. 뉴스로 뉴스를 덮는다, 이거 현실 정치에서도 유용하겠지만 여자와 남자 사이 관계에서도 무척이나 유효하다. 오늘처럼 적당히 쓴 알콜로도 애매한 기운을 덮기가 어렵다면 말이다. 한 달이 지나도.. 더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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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애문학] 기억을 기억하는 이유 각이진 턱에서 돋아나는 입가의 주름 그 입에서 쏟아지는 무책임한 단어들. 몇 년이 지나도 여전했다. “얼마만이죠?” “그러게요. 마주하던 때가 엊그제 같은데요. 호호.” 새신자환영회실 지나쳐 곧바로 12교구 담당 전도사와 바쁘게 걷는 걸 특권처럼 생각하던 이 분위기는 그때나 지금이나 여전했다. 도착한 상담실에선 그 여러 해 동안의 회포가 이어졌다. “이 교회 저 교회 전전하고 .. 더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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보고 싶은 얼굴, 채현국 가끔 엄마가 보는 드라마 내용이 궁금해 물어볼 때가 있다. 내용 이해가 될 만큼의 전달력 가진 드라마일지를 알아보기 위해서다. 근데 저 드라마는 다르다고 말했다. 감동을 주는 내용인데 어른이 발레를 배워서 아무튼 노인도 할 수 있다는 희망을 안겨준 드라마란다. 타이밍에 맞추어 발레복을 입은 박인환 배우가 자세를 취했다. 송강 배우가 차가운 표정으로 그 장면을 카메라에 담는데 온화한 햇살이 70먹은 노인을 안겨.. 더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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벚꽃 길가에 버려져 주워서 당신에게 드렸을 뿐인데 교무실 한 자리, 물 담은 종이컵에 고이 둔 광경을 벚나무 꺾여서 이탈한 나뭇가지 바라볼 때마다 생각한다. 곧 시들어 사라질 아름다움이겠지만 지금, 여기 아름다움 발산하는 벚꽃에 주목한 당신의 시선이 그립다. 그 때는 사회과학서를 읽어보라던 말씀을 알아차리지 못했고, 하나의 학문 여러 언어로 번역된 책만을 고집하고 말았다. 수없는 철학자와 신학자가 손을 댄 문헌이.. 더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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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실논단] 당신의 설교를 듣지 않는 이유 세계로교회 손현보 목사가 자청한 기자회견에서 황당한 통계인용을 보았다(2021.02.18). 중앙방역대책본부(중대본)가 발표한 자료를 반박하며 균형 잡힌 보도를 요구한 것이다. 크리스천투데이는 손 씨의 행동을 “객관적인 데이터를 제시하며”라고 보도했다. 무슨 말인고 하니 중대본이 발표한 종교시설 감염자 비율 17%는 국내 코로나 전체 확진자 중 집단감염 45.5% 안에서 꼽은.. 더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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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대성의 창] 교회 바깥 나서면서 시작되는 것 채플하기 싫어서 대강당을 나가려던 차에 동급생과 눈이 맞았다. 점심을 먹자기에 식사했고 이대로 헤어지기 아쉬워 대학원 카페에서 2차를 보냈다. 세 시간 이어진 대화는 지난 번 이야기의 연장선이었다. 신학교에 입학해도 무얼 해야 할지 모른다며 한 숨 지었다. 기나긴 대화는 하나님이 어떻게 당신을 이끌어 가셨는지 재차 확인하던 자리였다. 그러나 그 뒤에 찾아오는.. 더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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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알립니다] 2021년 3월 25일 자유의새노래 지면신문이 바뀝니다 1. 판형을 늘렸습니다 국배판(A4) 210×297㎜ 크기에서 신문 대판 크기인 394×546㎜로 확대해 신문 대판 크기와 신문 용지로 인쇄 가능해졌습니다. 넓어진 판형 덕분에 디지털로 저장해도 선명한 화질로 확인할 수 있으며 인쇄시 비율 확대로 그림이 깨지지 않습니다. 2. 커닝을 도입해 활자를 조절했습니다 한글 음절은 초성(初聲)·중성(中聲)·종성(終聲)에 따라 여백이 다릅니다.. 더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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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설] 누구에게나 그리워했을 어린 봄에 주목한 신애의 유려한 글줄을 보며 떳떳이 과거 기억을 소환해 해명을 요구한 여자 아이돌 (여자)아이들 멤버 서수진의 질문에 배우 서신애가 입을 열었다.(2021.03.26) 서신애는 분명한 글줄로 “무리와 함께 불쾌한 욕설과 낄낄거리는 웃음”으로 ‘별로 예쁘지도 않은데 어떻게 연예인을 할까’ ‘어차피 쟤는 한물간 연예인’ ‘저러니 왕따 당하지’ ‘선생들은 대체 뭐가 좋다고 왜 특별 대우하는지 모르겠어.. 더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