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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피니언

[文小憓] 야훼의 눈물 입력 : 2021. 01. 17 23:35 | 디지털판 야훼의 눈물 때로는 저 벽을 허물고 싶었는데 단단하게 서 있어 볼 수 없더구나 나의 마음이 가닿지를 않으니 무엇을 생각하는지 무엇을 사랑하는지 무엇을 말하려는지 알지를 못 하는구나 나병으로 아파하는 내 백성이 쫓겨난다 바깥세상 낯선 공기 마셔야만 내 마음을 아는구나 여전히 나는 성벽 바깥에 서 있는다 신은 질투를 느낄까. 일단 인간 예수는 눈물도 흘리고 분노도 드러내듯 야훼도 그렇다. 노아의 홍수에서 후회를 말한다. 탈출기에서 배신당한 백성들을 쓸어버리고 싶은 서운함, 왜 나를 사랑해주지 않는지를 선지자를 통해서 격렬하게 드러낸다. 그러나 알아듣지 못한다. 신의 질투를 느끼지 못한다. 벽은 단절을 만든다. 그 벽을 절절하게 바라보는 신의 시선, 신의.. 더보기
[에셀라 시론] 은진이를 바라보는 마음에서 슬픔을 느꼈을 때 입력 : 2021. 01. 17 22:53 | A30 눈망울을 마주치지 못한다는 느낌이 들었다. “네” 한 마디가 전부였다. 말조차 잘 못하는 사람처럼 보였다. 본지 러블리즈덕질일기에 실을 요량으로 참석한 러블리즈 오프라인 모임에서 본 생일 카페 기획자의 첫 인상이다. 눈동자를 마주치고 바라보며 대화하길 좋아하던 나조차 옷깃을 저미었다. 다소 사람과 마주치지 않으려는 모습에서 사람 대할 줄 모르는 분위기를 느꼈다. 그는 홀로 배지를 팔다가 사라졌고, 집필하던 기사를 삭제해 싣지 않기로 결정했다. 아이돌 세계에 발 딛고서 경험한 이상한 분위기는 한두 가지가 아니었다. 지금도 장충체육관 나서면서 약 먹었냐 물어보던 두 남성을 애틋하게 보지 않는다. 누군가의 아픔을 이해하는 척할지언정 적어도 약한 부분 건드리.. 더보기
스무 살 강산에도 이렇게 말했는 걸 입력 : 2021. 01. 17 22:53 | A30 그 날도 방황으로 얼룩진 저녁, 삶의 희망을 잃었다. 해야 할 일을 잃었기 때문이다. 절망이 밀려왔다. 이 방황도 언제 끝나려나 싶었다. 절망을 얻은 순간에도 시간 들여 교보문고를 찾아갔다. 도착하면 손부터 씻고 종교 코너로 걸어갔다. 여전히 볼만한 책 한 권 없다는 현실이 싫었다. 그 옆엔 음악 코너가 있었다. 건반 하나치지 못했고 음악 시간을 지루하게 생각했던 내가, 좋아하는 음악만 들어왔던 내가 소설 하나 써보겠다고 발성과 화음, 현대 대중음악 역사를 더듬거렸다. 그리고 가수 강산에와 마주했다. 인터뷰 글이었다. ‘흐르는 강물을 거꾸로 거슬러 오르는 연어들처럼’ 노래로 알려진 강산에도 청년 시절 불안함을 느꼈다는 메시지를 읽어 내려갔다. ‘아 당.. 더보기
[지애문학] 일탈 입력 : 2021. 01. 17 22:53 | A29 “나 주 안에 늘 기쁘다/나 주 안에 늘 기쁘다/주 나와 늘 동행하시니/나 주 안에 늘 기쁘다” 예배당 바깥으로 나갔어도 귀에서 낭낭하게 들려왔다. 설교를 마치고 부르는 찬송가 멜로디가 내일 아침에도 허밍으로 울릴 걸 생각하면 역겹기 그지없다. 3층 방송실에서 바라본 교인들 뒷모습은 흥에 겨워 어깨춤추고도 남았다. 하나도 행복하지 않은 속마음을 드러낼 때면 감정 쓰레기통으로 전락한 내 모습이 보인다. 심방을 싫어한 이유다. 한 바탕 손뼉치고 열광적인 찬송을 부르면 스트레스 해소될 테니, 종교도 하나의 비즈니스 서비스다. 평범한 직장인이라면 담배 한 까치라도 피우며 속이라도 비웠을 텐데. 여긴 그럴 만한 옥상도 없었다. 사방이 아파트로 둘러싸인 감시 받.. 더보기
[사설] 말이 안 통하는 선교단체 사람들 입력 : 2021. 01. 13 00:40 | 디지털판 인터콥이 운영하는 BTJ열방센터에서 코로나 확진자가 발생했다. 누적 확진자만 576명으로 집계됐다. 지난해 10월과 11월, 12월까지 지속적으로 센터에서 집회가 열렸다. 거리두기 2단계 상황인 10월 수천 명이 모여 1박2일 행사를 진행했고 11월도 이틀간 전국에서 천명이 모였다. 12월 한 달간 센터를 방문한 2,797명 중 33%인 924명이 코로나 진단 검사를 받아 이 중 126명이 확진됐다. 아직도 67%에 달하는 1,873명이 검사를 받지 않았다. 경기도만 검사율이 32.7%이며 서울은 36.5%에 달해 확진자가 증가할 가능성이 크다. 이 단체는 사회적 거리두기와 집합금지 명령에도 지속적으로 행사를 개최해 집단감염 근원지로 지목됐다. 그것.. 더보기
[돌아보는 사건] 이루다를 둘러싼 갈등 입력 : 2021. 01. 12 22:32 | A29 1. 스캐터랩은 립러닝(Deep Learning) 기술을 이용한 인공지능 챗봇 이루다를 출시했습니다(2020. 12. 23). 출시 2주 만에 75만 명이 루다와 대화를 나눴을 만큼 인기를 끌었습니다. 이전까지 등장한 챗봇과 다르게 루다는 자연어처리(NLP) 기술이 뛰어나다는 평가를 받습니다. 그만큼 일상적 대화가 타 서비스보다 쉬웠다는 말입니다. 반응도 뜨거운 만큼 큰 논란에 휩싸였습니다. 차별적 발언과 성희롱, 개인정보 유출이 등장한 겁니다. 끝내 스캐터랩은 오늘 6시를 기해 이루다 서비스를 잠정 종료해 보완 후 재출시하기로 결정했습니다. 2. 이루다를 둘러싼 사람들의 반응은 극으로 나뉘었습니다. 먼저 대화를 요청하는 ‘선톡’, 오늘 있었던 일을 .. 더보기
[사설] 이루다-죽이기에 열광하는 사람들 입력 : 2021. 01. 12 | 수정 : 2021. 01. 12 | 디지털판 인공지능(AI)에게 저열한 언어를 구사하고 이 같은 폭력적 이미지를 수면 위로 기어이 끄집어 낸 인터넷 문화가 인공지능 이루다를 심판대 앞에 세웠다. 출시 후 2주 남짓 75만 명 이용자들과 대화를 나눈 루다에 관해 두 가지를 언급한 스캐터랩 김종윤 대표는 ▲이루다가 소수 집단 향해 차별 발언한 점 ▲연애의과학 앱 사용자에게 데이터 활용에 대해 명확히 인지하도록 소통하지 못한 점을 사과했다. 같은 날 11일 한국인공지능윤리협회는 성명서를 통해 ▲AI 편향성과 ▲개인정보 유출 ▲오용과 악용에 관한 입장을 발표했다(2020. 1. 11). 하지만 이들 요구와 달리 딥러닝 개발은 수많은 신경망을 구축해 구성하는 방식으로 이루어져 .. 더보기
[文小憓] 정신운동활성증가(Psychomotor retardation) 입력 : 2021. 01. 08 | 디지털판 첨엔 느리게 움직이는 줄로만 알았어 굼뜨고 질척이고 게으른 나 말야 입맞춤하고부터일까 한 발짝 내딛듯 가벼워진 몸과 마음 발바닥이 따뜻해 멀어진 건 이 무렵이었을까? 정류장처럼 네 이름 지나치고 비로소 느리게 움직이는 널 보니 눈물이 나 미안. 정신운동활성증가(Psychomotor retardation) 경험하지 못하면 이해하지 못하는 게 타인의 마음이다. 지적과 비판, 한 숨은 굼뜨고 질척이던 게으른 화자를 향해 “느리다”고 말한다. 느린 모습을 지켜봐주고 사랑해주는 사람을 만날 때. 비로소 느림의 시간 속 초침은 조금씩 움직이며 발바닥을 데울 만큼 빠르게 움직이기 시작한다. 늪이라는 공간에서 벗어난 것처럼 몸이 가벼워진 경험으로 시간에 속도가 붙자 화자는 .. 더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