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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피니언/ㅁㅅㅎ

오피니언/ㅁㅅㅎ [ㅁㅅㅎ] 3호선 대치역 걸어가는 길목에서 멀어지는 눈동자 어둠 한 스푼 아프지 않으려 가루약 입꾹닫 잔상처럼 남아버린 미소에 손가락만 만지작 기분 좋은 안녕 담에 보잔 인사 마음에는 너와의 좋은 기억만 아끼고픈 이 마음 알아? 이 느낌 전달할 수만 있다면 이 감정 말해줄 수만 있다면 이 마음 가닿기만 한다면 고마운 녀석 3호선 대치역 걸어가는 길목에서 특별한 친구와 헤어지고 어둔 밤을 실감했다. 아침에 만나 저녁에 헤어지자 하염없이 흘러간 시간을 깨달은 것이다. 빠르게 지나간 시간을 뒤늦게 깨달았을 만큼 만남은 소중했다. 그리고 헤어진 저녁이 낯설었다. 특별한 친구의 미소가 잔상처럼 남았다. 보고 싶은 마음, 그리운 감정이 밀려든다. 그러나 손가락만 만지작거릴 순 없는 노릇. 평생 그리운 마음으로 이 자리에 서 있을 수 없기 때문이다. 나에게는.. 2022. 12. 3. 더보기
오피니언/ㅁㅅㅎ [ㅁㅅㅎ] 그럼에도 내 존재를 긍정 그럼에도 내 존재를 긍정 사라진 체취 단절된 공간 속에서 과거의 너를 들여다본다 마지막 계절의 아픔이 말없이 다가오듯 오늘의 감정도 거스러미처럼 되살아난다 어두운 침잠이 마침내 새벽의 공기로 사라지듯 체취는 사라지나 온기가 다시금 태어난다 슬퍼하지 않을 용기가 보인다 언젠가 마주할 오늘의 나를 발견했으므로 절망이 어둔 밤으로 비유할 수 있다면 그 밤은 새벽 공기와 함께 사라지고 말 것이다. 슬픔과 고통, 아픔, 절망이 한데 어우른 감정을 어둔 밤으로 비유할 수 있다면 어둔 밤과 함께 사라질 수 있다는 것이다. 그 어둔 밤을 견뎌내기 위해 과거의 너를 들여다 본 화자는 오늘의 나를 발견한다. 어떤 모습일지 물을 기색도 없다. 괴로움 속에서 고요히 지금의 밤을 견뎌내고 있는 나에게, 그리고 과거의 너에게 위.. 2022. 11. 20. 더보기
오피니언/ㅁㅅㅎ [ㅁㅅㅎ] 돼지야 스치는 머리맡 햇볕에 스며든 단어들 ‘좋아해’ ‘사랑해’ ‘애정해’ ‘내 거야’ 또 뭐였더라 곰곰이 감았다 뜨기를 두어 차례 시린 발바닥 비비다 떠오른 그 말 “돼지야” 죽는다 한 마디에 아침을 연다 ‘밤은 인간의 감정을 과장하고 왜곡한다. (……) 그 기분들은 반쯤은 가짜다. 감정을 쥐어짜고 부추긴 결과물들이다. 그러나 자고 일어난 아침은 모든 감정이 민낯 그대로다.’(구달, 12) 뜨거웠던 밤이 지나고 ‘사랑해’ ‘좋아해’ 속삭이던 목소리가 햇살에 가려졌다. 남은 것은 너와 나의 민낯. 어제의 고백을 되새김질한다. 마지막 나를 미치게 만든 그 단어가 생각나지 않는다. 무슨 말이었을까, 무슨 말이었을까. 떠오르려한 순간. 짜증나면서도 웃게 만드는 애증의 목소리에 아침을 맞는다. 2022. 10. 11. 더보기
오피니언/ㅁㅅㅎ [ㅁㅅㅎ] 근로기준법 제60조 2항 종이 가져와 타이핑 해 도장은, 펜들어. 서명해 사인 말고 이름 ─ 결재해, 거기다가 응. 기안문 가져와 친히 서명해 줄 게 오늘 나와의 데이트를 허락한다. 근로기준법 제60조 2항 “꼭 챙겨줘야 받아먹는 거야?” 하지만 즐겁다. 가르치면서 사귀는 건 보람찰 때도 많다. 그러나 마음에 남는 건, 어떤 모습이든 사랑해줄 수 있는 것. 그 하나 때문에서라도 웃게 만드는 돌봄은 연애에서는 노동이 아니다. 2022. 10. 8. 더보기
오피니언/ㅁㅅㅎ [ㅁㅅㅎ] 낙서 낙서 오른팔이 저미도록 해가 지는 봄날 너와 함께 마주그린 다섯 글자 끝 맞추기 오늘은 뭐해 끝나고 집콕 놀러가도 돼 더럽지만 뭐 놀러갈게 바라만 보다가 그저 누워 피식피식 빼먹었잖아 손가락으로 가리킨 네 얼굴의 온점 꽁냥이게 만드는 오월의 봄, 해가 지는 학교 책상에 누워 그리운 얼굴을 바라본다. 급작스레 찾아온 그 애 얼굴이 보인다. 가끔은 짜증나기도 하고, 어쩔 땐 어이없어 웃기도 하고, 아무 생각 없이 멍 때리기도 하는 사이 나 모르게 스며든 봄 같은 애. 말장난 섞다가 놀러가기 성공. 2022. 10. 8. 더보기
오피니언/ㅁㅅㅎ [ㅁㅅㅎ] 그리움과 슬픔의 이유 그리움과 슬픔의 이유 의자에서 밀려오는 그리움에 눈을 감는다 등에서 흐르는 시냇물 바르르 속삭이는 나뭇잎 고요히 거니는 참새 때로는 견딜 수 없는 감정이 못 미덥다 찾아온 이유를 묻는다 아무 말도 없지만 하고픈 말, 하루에 스미어드는 뜻밖의 슬픔 기적은 어쩌다 다가오지 않으며 널 생각할 그 때에 찾아온다고 차라리 없었으면 좋았을 감정들이 고독한 시간에만 찾아온다. 그리움과 슬픔은 떼지 않고 함께 다가온다. 회피한다고 될 일도 아니며 도망간다고 쫓아오지 않을 감정이 아니다. 숨이 막히는 듯한 상황에서 애써 숨을 쉬어가며 괜찮다는 말 밖에는 하지 못할 그때 역설을 발견했다. 그리움과 슬픔은 유한한 인간 존재를 밝히면서 지금, 여기에 충실할 것을 가르친다. 모든 것이 무한했다면 깨닫지 못했을 소중한 가치를 말.. 2022. 7. 15. 더보기
[ㅁㅅㅎ] 세모 입 비공개 기사입니다. 더보기
오피니언/ㅁㅅㅎ [ㅁㅅㅎ] 네 속삭임을 담는다 시린 손 빨갛게 얼룩진 냉기를 거두며 한 땀 한 장 져가는 노을을 화면에 담는다 가볍지 않은 발걸음처럼 네 차가운 바람도 가볍지 않았을 거야 여까지 오느라 고생한 우리 혜 이 시린 빨갛게 타들어갈 손가락 맞잡고 언제나 어디서든 같이 있자 네 속삭임을 담는다 구겨진 종이라 다시 쓰려 했다. 컬러 프린트를 지나치는 찰나의 순간에 벌어진 구겨짐 그대로 두었다. 인생도 다시 살아갈 기회가 주어진다면 얼마나 좋을까. 어쩔 수 없는 고난과 역경에 피하고 싶은 순간이 부지기수(不知其數)이겠지만 피할 수 없으므로 나라는 고유한 특성도 여전한 게 아닐까 생각했다. 풋풋한 사랑의 순간에 둘이서 오른 남한산성, 문정과 잠실을 목전(目前)에 두고 사랑을 고백한다. 고난의 순간에도 끊어지지 않을 그 사랑. 2022. 1. 1. 더보기
오피니언/ㅁㅅㅎ [ㅁㅅㅎ] 사막여우는 반성하라 어린왕자는 여우친구를 갖게 되어 기쁘다고 말했어 “가장 중요한 건 눈에 보이지 않아” 보이지 않게끔 꽁꽁 숨겨 놓은 어린왕자의 기록물을 어디에 두었니 부끄러웠니 잊고 싶었던 거니 이해해 그러니 어린왕자를 놔줘. 사막여우는 반성하라 “가장 중요한 건 눈에 보이지 않아”는 기만이었다. 가장 중요한 건 눈에 보이는 법이다. 사랑이란 감정이 그렇다. 틀린 말은 아니다. 그러나 사막여우는 기만했다. 일견 옳은 말을 하면서도 속이기 위하여 약간의 뒤틀어진 문장으로 선량한 사람을 속였다. 명언처럼 보이는 저 말을 인용하며 선량한 어린왕자들을 속였다. 어린왕자는 퇴행적 자의식이란 단어로 비난 받는다. 가장 중요한 건 눈에 보이지 않는다는 고차원적 메시지를 이해하지 못했다며 조롱당한다. 영문을 모른 채 사라진 사막여우를.. 2021. 11. 1. 더보기
오피니언/ㅁㅅㅎ [ㅁㅅㅎ] 5년 전 오늘의 기록물을 읽으며 숨이 턱 막혀 건조한 눈망울 감았다 뜨기를 말없는 나의 방 쉼 없이 내달리는 초침 그 때의 너라면 어땠을까 그리 물었어 터벅 걷는 너의 발걸음 흐름을 쫓아가 조용히 터벅터벅 나지막이 걸으면 느껴지는 너의 냄새 뒤따라가 붙어서 네 외로움에 맞서줄래 사막의 철학자, 수도자처럼 너에게만 집중할래 5년 전 오늘의 기록물을 읽으며 슬픔이 몰려왔다. 주체할 수 없는 아픔을 견뎌내며 시간만 흐르기를 기다렸다. 시간만 흐른다고 될 성질의 고통이 아니었다. 숨이 쉬어지지 않는다. 주체하기 어려운 아픔을 겪을 때, 시간만 흐르면 될 줄 알았던 슬픔을 겪을 때 그저 할 수 있는 일은 감내하는 일 뿐이다. 기다리던 고통이란 괴물이 잠잠해지던 순간 떠올랐다. 가장 힘들었던 5년 전의 아픔도 오늘과 같았을까. 그 때의 기록물을 .. 2021. 10. 3. 더보기
오피니언/ㅁㅅㅎ [ㅁㅅㅎ] 반성문 반성문 귀찮단 감정을 힘들단 말들로 덮어버린 점 질투의 상태를 유일하단 말로 거짓말한 점 붙어있던 집착 순애보 단어로 옭아매던 점 미안해 한마디 말 못하고서 눙쳐버린 점 . . . , 잘못했어 혼내줘 말 잘 들을 게 관계에서 지친다는 의미를 곱씹어보면 미안하다는 말이 의미를 잃는다. 많이 미안해서, 수없이 미안해서, 할 말 없이 미안해서 내던진 단어가 “바보”라는 말과 함께 잊힌다. 사랑하기 때문에 힘들어지고 사랑하기 때문에 유일한 존재이길 바라고 사랑하기 때문에 순애보를 내세워 말 못한 채 옭아맨다. 그리고 절벽에 내딛은 마음으로 한 마디 꺼낸다. “잘못했어.” 기회를 요청하는 화자(話者)가 아니라 잘못했단 말을 들은 상대에게 선택의 여지가 주어졌다. 그는 화자의 사과를 받을 것인가. 받아주지 않는다 .. 2021. 9. 29. 더보기
오피니언/ㅁㅅㅎ [ㅁㅅㅎ] ~ 문제, 속 시원하다 구질구질 질척질척 네가 먼저 정리해서 이렇게나 기분 좋아 운명인가 꿈인걸까 정리하니 너무 좋아 이제 안녕! 탈 교회, 철취엑시트(church-exit)는 당연했던 전통과의 상존(常存)을 무너뜨림으로써 당연하던 시대가 당연하지 않을 수 있음을 가리킨다. 전통과의 상존은 현재에도 유효하다. 가부장 사회와 권위주의, 성엄숙주의……. “구질구질”할 지경으로 치달은 관계 역시도 전통이라는 이제껏 그래왔던 터부(taboo)시 된 당연하던 시대였음에 해방감을 느낀다. 오히려 당연하지 않음이 당연한 게 아니었을까, 당연하지 않은 분위기와 당연함을 경험하는 해방 속에서 즐거운 감정을 느낀다. 2021. 5. 15. 더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