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피니언/ㅁㅅㅎ15 [ㅁㅅㅎ] 세상이 온통 너 한사람 문득문득 떠오르는 너의 이름 일어날 때 문 씻을 때도 문 출근할 때 문 일할 때도 문 먹을 때도 문 퇴근할 때 문 걸어갈 때 문 사진 봐도 문 디엠할 때 문 자나 깨나 문 어쨌거나 너의 이름 내 마음을 설레게 만드는 세 글자 너의 이름 그저 입술에 담았을 뿐인데 그냥 생각만 했을 뿐인데 가슴이 설레고 마음이 따뜻해 세상이 이렇게 예쁠 수가 글자로는 표현 못 할 너의 이름 예쁜 이름 세상이 온통 너 한사람 좋아하기 시작한 순간부터 부르기 시작한 이름이 달리 느껴지기 시작했다. 그저 이름을 부르는 것일 뿐인데 가슴이 설레고 마음이 따뜻해지는 것이다. 일어날 때부터 잠드는 순간까지 문득문득 떠오르는 그 이름, 사랑하는 사람의 이름이 가진 능력은 세상이 온통 아름답게 보일 만큼의 권능을 가졌다. 그 이름을 입에.. 2024. 2. 13. 11:06 [ㅁㅅㅎ] D-🌟 D-🌟 니가 보고 싶었다가도 멀찍이 던져 버렸다가도 다시 주워다가 펴 발랐다가 고통에 겨워 끌어안았다가 또 보고 싶어 미쳐버렸다가 견디고 견디어 마침내 별에게 다가가기 위해서는 수많은 물리적 거리를 필요로 한다. 어쩌면 불가능에 가까울 그저 바라만 봐야 할 존재인지도 모른다. 예술이란 길목도 그렇다. 어떤 기자의 말처럼 예술이란 별은 자신을 쉽게 내어주지 않는다. 달려가기까지 벌어지는 고통을 생각해보면 무모한 행동으로 보인다. 하지만 어떤 이는 고통을 내어줄 지라도 달려간다. 그 가치를 기어이 쟁취해낸다. 죽음마저도 불사하는 그 발걸음에 찬사를. 2023. 10. 22. 07:00 [ㅁㅅㅎ] 16번 버스 짙푸른 겨울의 눈동자 시간을 가리킨다 말없는 겨울바다 거치른 파도소리 사랑하는 그 숫자 다가오는 심장박동 네 가슴 볼 생각에 유려해진 바닷물 어느샌가 몸에 실을 짐 더미를 챙기다가 다가오는 내 앞 버스 16번 버스 야간 교대를 마치고 돌아가는 겨울 바다 바람이 차갑다. 동해에서 내려오는 16번 버스에 몸을 실을 때면 설레는 마음에 무엇으로 시간을 보낼지 생각하게 만든다. 그로부터 6년의 시간이 지났다. 언제나 몸을 실을 지하철 안에서 거대한 타워를 바라만 볼 때면 그 때의 겨울 바다 바람이 생각난다. 그리고 묻는다. 지금의 자아여, 잘 살고 있느냐고. 2023. 2. 20. 05:00 [ㅁㅅㅎ] 근로기준법 제60조 2항 종이 가져와 타이핑 해 도장은, 펜들어. 서명해 사인 말고 이름 ─ 결재해, 거기다가 응. 기안문 가져와 친히 서명해 줄 게 오늘 나와의 데이트를 허락한다. 근로기준법 제60조 2항 “꼭 챙겨줘야 받아먹는 거야?” 하지만 즐겁다. 가르치면서 사귀는 건 보람찰 때도 많다. 그러나 마음에 남는 건, 어떤 모습이든 사랑해줄 수 있는 것. 그 하나 때문에서라도 웃게 만드는 돌봄은 연애에서는 노동이 아니다. 2022. 10. 8. 23:48 [ㅁㅅㅎ] 낙서 낙서 오른팔이 저미도록 해가 지는 봄날 너와 함께 마주그린 다섯 글자 끝 맞추기 오늘은 뭐해 끝나고 집콕 놀러가도 돼 더럽지만 뭐 놀러갈게 바라만 보다가 그저 누워 피식피식 빼먹었잖아 손가락으로 가리킨 네 얼굴의 온점 꽁냥이게 만드는 오월의 봄, 해가 지는 학교 책상에 누워 그리운 얼굴을 바라본다. 급작스레 찾아온 그 애 얼굴이 보인다. 가끔은 짜증나기도 하고, 어쩔 땐 어이없어 웃기도 하고, 아무 생각 없이 멍 때리기도 하는 사이 나 모르게 스며든 봄 같은 애. 말장난 섞다가 놀러가기 성공. 2022. 10. 8. 23:47 [ㅁㅅㅎ] 그리움과 슬픔의 이유 그리움과 슬픔의 이유 의자에서 밀려오는 그리움에 눈을 감는다 등에서 흐르는 시냇물 바르르 속삭이는 나뭇잎 고요히 거니는 참새 때로는 견딜 수 없는 감정이 못 미덥다 찾아온 이유를 묻는다 아무 말도 없지만 하고픈 말, 하루에 스미어드는 뜻밖의 슬픔 기적은 어쩌다 다가오지 않으며 널 생각할 그 때에 찾아온다고 차라리 없었으면 좋았을 감정들이 고독한 시간에만 찾아온다. 그리움과 슬픔은 떼지 않고 함께 다가온다. 회피한다고 될 일도 아니며 도망간다고 쫓아오지 않을 감정이 아니다. 숨이 막히는 듯한 상황에서 애써 숨을 쉬어가며 괜찮다는 말 밖에는 하지 못할 그때 역설을 발견했다. 그리움과 슬픔은 유한한 인간 존재를 밝히면서 지금, 여기에 충실할 것을 가르친다. 모든 것이 무한했다면 깨닫지 못했을 소중한 가치를 말.. 2022. 7. 15. 17:00 [ㅁㅅㅎ] 세모 입 비공개 기사입니다. 2022. 3. 1. 23:00 [ㅁㅅㅎ] 네 속삭임을 담는다 시린 손 빨갛게 얼룩진 냉기를 거두며 한 땀 한 장 져가는 노을을 화면에 담는다 가볍지 않은 발걸음처럼 네 차가운 바람도 가볍지 않았을 거야 여까지 오느라 고생한 우리 혜 이 시린 빨갛게 타들어갈 손가락 맞잡고 언제나 어디서든 같이 있자 네 속삭임을 담는다 구겨진 종이라 다시 쓰려 했다. 컬러 프린트를 지나치는 찰나의 순간에 벌어진 구겨짐 그대로 두었다. 인생도 다시 살아갈 기회가 주어진다면 얼마나 좋을까. 어쩔 수 없는 고난과 역경에 피하고 싶은 순간이 부지기수(不知其數)이겠지만 피할 수 없으므로 나라는 고유한 특성도 여전한 게 아닐까 생각했다. 풋풋한 사랑의 순간에 둘이서 오른 남한산성, 문정과 잠실을 목전(目前)에 두고 사랑을 고백한다. 고난의 순간에도 끊어지지 않을 그 사랑. 2022. 1. 1. 23:40 [ㅁㅅㅎ] 사막여우는 반성하라 어린왕자는 여우친구를 갖게 되어 기쁘다고 말했어 “가장 중요한 건 눈에 보이지 않아” 보이지 않게끔 꽁꽁 숨겨 놓은 어린왕자의 기록물을 어디에 두었니 부끄러웠니 잊고 싶었던 거니 이해해 그러니 어린왕자를 놔줘. 사막여우는 반성하라 “가장 중요한 건 눈에 보이지 않아”는 기만이었다. 가장 중요한 건 눈에 보이는 법이다. 사랑이란 감정이 그렇다. 틀린 말은 아니다. 그러나 사막여우는 기만했다. 일견 옳은 말을 하면서도 속이기 위하여 약간의 뒤틀어진 문장으로 선량한 사람을 속였다. 명언처럼 보이는 저 말을 인용하며 선량한 어린왕자들을 속였다. 어린왕자는 퇴행적 자의식이란 단어로 비난 받는다. 가장 중요한 건 눈에 보이지 않는다는 고차원적 메시지를 이해하지 못했다며 조롱당한다. 영문을 모른 채 사라진 사막여우를.. 2021. 11. 1. 23:08 [ㅁㅅㅎ] 5년 전 오늘의 기록물을 읽으며 숨이 턱 막혀건조한 눈망울 감았다 뜨기를말없는 나의 방쉼 없이 내달리는 초침 그 때의 너라면 어땠을까그리 물었어 터벅 걷는 너의 발걸음흐름을 쫓아가 조용히 터벅터벅나지막이 걸으면 느껴지는 너의 냄새뒤따라가 붙어서 네 외로움에 맞서줄래사막의 철학자, 수도자처럼너에게만 집중할래 5년 전 오늘의 기록물을 읽으며 슬픔이 몰려왔다. 주체할 수 없는 아픔을 견뎌내며 시간만 흐르기를 기다렸다. 시간만 흐른다고 될 성질의 고통이 아니었다. 숨이 쉬어지지 않는다. 주체하기 어려운 아픔을 겪을 때, 시간만 흐르면 될 줄 알았던 슬픔을 겪을 때 그저 할 수 있는 일은 감내하는 일 뿐이다. 기다리던 고통이란 괴물이 잠잠해지던 순간 떠올랐다. 가장 힘들었던 5년 전의 아픔도 오늘과 같았을까. 그 때의 기록물을 꺼내어 천천히.. 2021. 10. 3. 00:48 이전 1 2 다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