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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화/도서60

좁은 사고방식의 그런 지구, 정복할 이유라도?:『우리 미나리 좀 챙겨 주세요』 차별과 편견 가득한 지구별공존이 해결책이라 하지만작은 별의 멸망 필연일지도 우리 미나리 좀 챙겨 주세요듀나 지음 | 창비 | 80쪽 | 1만원 한 번 읽고는 도통 이해하지 못했다. 웹사이트 이곳저곳을 뒤져야 했다. 간단한 도식을 보고 나서야 또 하나의 편견이 깨지고 말았다. 인간과 비(非)인간의 구분 말이다.메카 공룡인 당근이를 괴롭히는 십 대 중반의 남자아이들과 따돌림을 당하는 기분의 진짜 공룡과 가짜 공룡의 구분은 차별적인 지구별의 행태를 폭로한다.차별의 문제는 지구에서 사는 인간의 오랜 문제다. 언제나 차별은 존재했고 어디에서나 차별은 작동했다. 작가가 SF 장르를 통해 차별을 말하는 이유는 무엇일까. 좀 더 상상력을 가동해 보았다.바로 메가 공룡과 생물학적 공룡의 차이를 구분하는 게 어리석은 일인.. 2024. 11. 18. 15:34
[밑줄 긋고] Fly, daddy, Fly 外 비공개 기사입니다. 2024. 10. 10. 07:25
가면 껴도 변함없이 우울하고 불안한 삶:『가면생활자』 가면생활자조규미 지음 | 자음과모음 | 240쪽 | 1만5000원 열여덟 소녀 진진은 우연히 아이마스크의 신제품 베타테스터에 선정되었다. 아이마스크에서 판매하는 제품은 특수 물질 ‘판게아’로 만들어진다고 한다. 사용자의 얼굴에 맞게 변하는 물질이다. 가면은 외모를 바꿔주고 신분을 상승시켜주는 도구다. 잘 사는 사람들은 사교 공간인 정원에서 행복한 나날을 보낸다고 한다. 진진이 오랜 시간 가면을 흠모한 이유다. 작중에서는 가면을 반대하는 ‘안티마스키드’라는 단체가 등장한다. 이들은 묻는다. “왜 그들은 가면을 쓰는가? 누가 그들에게 가면을 쓰게 하는가? 가면은 있는 자와 없는 자, 보호받는 자와 보호받지 못하는 자, 행복한 자와 불행한 자로 가른다.”(45쪽2문단) 과연 가면은 정말로 윤리적이지 못한 도구.. 2024. 10. 10. 07:25
잘못 보낸 야한 사진에 여자애 가방셔틀 된 이야기:『열일곱, 최소한의 자존심』 열일곱, 최소한의 자존심정연철 지음 | 푸른숲주니어 | 208쪽 | 9800원 야한 사진을 잘못 보낸 태용이의 이야기로 시작한다. 다섯 명의 이야기를 묶은 단편소설집. 야자를 빼먹는 수호 이야기가 이 책 제목의 내용이다. 가장 마음에 든 에피소드는 ‘너에 대한 소문’이었다. 실수로 보낸 야짤에 태용이 식겁한다. 같은 반 몬스터에게 비키니 사진을 보낸 것도 모자라 야한 말까지 덧붙였기 때문이다. “어때? 맘에 들어?” “꼴리지?” 눈을 비비고 다시 본 카톡방엔 건희 대신 여자애 몬스터가 있었다. 몬스터가 황당해할 만했다. 친한 사이가 아니었기 때문이다. 다음날 보란 듯이 아버지를 데려온 몬스터 앞에서도 실감나지 않았다. 담임은 잘못했다고 석고대죄라도 하라지만 몸은 움직이질 않는다. 건희는 ‘김태용’을 ‘변.. 2024. 10. 10. 07:25
[마음 속 그 사람] 같은 반에 발달장애라니, 반장으로서 얼마나 부담 되겠니:『괴물, 한쪽 눈을 뜨다』 괴물, 한쪽 눈을 뜨다 은이정 지음 | 문학동네 | 251쪽 | 1만2500원 네가 반장이 된 일만으로도 상당한 부담감을 느꼈을 거야. 초등학생 때와는 달리 중학생 아이들의 입은 더욱 거칠고 과격하고 괴상하기 때문이지. 하지만 세상은 너의 처음 무관심한 태도처럼 영섭이의 왕따에도 침묵하는 일들이 비일비재해. 그럴 때마다 사람들은 생각하겠지. ‘상처가 나도록 심하게 때린 것 또한 아니었다. 나는 담임한테 말할 만한 사건은 아니라는 결론을 재빠르게 내렸다.’(38쪽6문단) 맞아. 그렇게 생각하는 게 더 속이 편할지 몰라. 그렇지만 만일 영섭이가 초식동물이 아니라, 천성이 육식동물이었다면 어땠을까. 그런 아이가 강한 힘으로 아이들을 나쁘게 대했더라면 너는 어떻게 행동했을까. 그런 강한 영섭이가 적당히 거칠고,.. 2024. 10. 10. 07:25
중학교 2학년 3반, 사바나에 사는 동물농장 이야기:『괴물, 한쪽 눈을 뜨다』 괴물, 한쪽 눈을 뜨다은이정 지음 | 문학동네 | 251쪽 | 1만2500원 발달장애를 가진 주인공 영섭은 반 아이들에게 왕따를 당하고 있었다. 얼떨결에 반장이 된 태준이는 이를 묵고하고 마는데. 교실의 문제에 누구보다 관심을 기울이는 담임교사, 이렇게 세 명의 시점으로 각각 전개하는 소설이다. ‘황라사마귀’ ‘아프리카맹꽁이’ ‘기린’ ‘사자’ ‘혹맷돼지’ ‘얼룩말’ ‘카멜레온’ ‘늑대부엉이’ ‘관모호저’ ‘숲개’ ‘시베리아호랑이’ ‘가시두더지’……. 이야기 내내 영섭이가 변신하는 동물들의 종류다. 왕따를 당하는 현실을 견디기 위해 영섭이는 갖가지 동물로 변신하기 바빴다. 영섭이네 2학년 3반은 초식동물과 육식동물로 나뉜다. 순하고 착한 아이들을 초식동물로 분류하고, 영빈이와 민우(204쪽)를 비롯한 패.. 2024. 10. 10. 07:25
같은 고등학교 가자던 그 약속 이뤘을까:『귤의 맛』 귤의 맛 조남주 지음 | 문학동네 | 208쪽 | 1만2500원 다윤, 소란, 해란, 은지. 고등학교 입학을 앞둔 네 명의 소녀들은 다 같이 신영진고등학교에 입학하자고 대뜸 약속해버린다. 헤어지기 싫다는 이유에서 저지른 충동적인 선언이었다. 고등학교에 입학하기까지 다양한 사건·사고로 좌충우돌하는 이야기를 담았다. 입학이라는 거대한 사건이 하나의 흐름을 형성하는 건 좋다. 각자의 이야기가 산발적으로 흩어지는 바람에 한 사람의 이야기를 쉽게 잊고 말았다. 너무도 많은 사건들 속에 잊히고 만 개개인의 사건들. 이 또한 저자의 의도였을까. 은연한 학교폭력, 고등학교 입학을 위한 위장전입, 가부장적인 가정환경, 심지어 중년 남성 특유의 병신력까지 다 괜찮았다. 한 가지 모자란 게 있다면 늘 죽음의 무게를 진 여학.. 2024. 10. 10. 07:25
17살까지 키스를 못하면 헐크로 변해버린다고?:『지구를 안아줘』 지구를 안아줘김혜정 지음 | 문학과지성사 | 176쪽 | 1만3000원 가볍게 읽을 수 있는 단편소설집. 표지에서 눈치를 챘듯 무척 재미있는 내용으로 구성했다. 인간이면 누구든지 경험할 입시, 꿈, 인간관계, 갑자기 재난이 일어나는 상상 등 흥미로운 소재로 이야기를 풀어간다. 너무 가볍지도 않고 그렇다고 너무 무겁지도 않다. 적당히 가벼우면서 무겁지도 않다. 애써 교훈을 담으려 노력하지도 않았다. 유쾌한 풍자에 어처구니없는 웃음도 났고, 씁쓸한 뒷맛도 진해졌다. 특히 키스 바이러스에 감염되고만 학생들이 작가 이상의 날개를 읽으며 헐크로 변해가는 장면에서 웃음을 참지 못했다. 하지만 웃음 뒤 기억에 남은 내용은 없었다. 다음은 두 개의 에피소드를 정리한 내용.#키스 바이러스: 윤아‘키스 바이러스’를 피하려.. 2024. 10. 10. 07:25
‘나는 해록이의 것’… 그게 어떻게 사랑일 수 있겠니:『당연하게도 나는 너를』 당연하게도 나는 너를 이꽃님 지음 | 우리학교 | 208쪽 | 1만3500원 표지부터 심상치 않다. 제목에는 하나의 단어가 빠져 있다. ‘당연하게도 나는 너를’ 사랑해. 어느 날부터 해록이가 해주를 바라보는 시선이 신경 쓰이기 시작했다. 해주는 심장이 뛰기 시작했다. 날 좋아하나 싶었다. 남자애 해록이는 입학하면서부터 여자애들 사이에서 이름이 오르내릴 정도로 잘 나가는 애였다.(14쪽1문단) 머리 스타일, 옷차림 뭐든 잘 어울린 녀석이다.(14,2) 그런 해록이가 해주를 바라봐주는 게 설레기도 했고, 떨리기도 했다. 불안하기도 했다. 해주보다 더 예쁜 온주에게 그 시선이 옮겨갔기 때문이다. 김온주에게로.(26,2) “나도 알아. 온주가 눈에 띌 만큼 예쁘다는 거, 키가 크고 늘씬해서 사람들의 시선이 제일.. 2024. 10. 10. 07:25
어느 날 내 딸이 남학생에게 무차별 폭행을 당했다:『Fly, Daddy, Fly』 Fly, Daddy, Fly가네시로 가즈키 지음 | 양억관 옮김 | 북폴리오 | 259쪽 이름 모를 남학생에게 얻어맞은 건 딸 하루카뿐만이 아니었다. 위로금 몇 푼, 누군가에게 지시 받은 대사 같은 사과, 별 일 아니라는 당당함 앞에 아버지란 당신의 존재도 같이 무너져 내렸다. 딸은 한 마디 항의조차 않은 무능한 아버지를 외면하고 만다. 그날 무능한 아버지 스즈키 하지메는 모든 것을 잃었다. 남은 것은 체념뿐이다. 스즈키는 폭행범 남학생 이시하라를 찔러 죽이기로 결심한다. 마침내 찾아간 교정. 눈에 보이는 아무 학생이나 붙잡고 부엌칼을 휘둘렀다. 순식간에 제압된 스즈키는 또 한 번 황당함에 쓰러졌다. 학교를 잘못 찾아간 것이었다. 깨어난 스즈키에게 손을 내민 건 고등학교 2학년 미나가타. “우리가 이시하.. 2024. 10. 10. 07:25