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화/리뷰22 같은 얼굴, 두 자아… 소녀의 가면과 ‘기믹’: 「갈증」「사랑은 비가 갠 뒤처럼」 극단적이고 거침없는 여고생 심미적 즐거움의 코마츠 나나 거침없는 캐릭터, 낯설지 않은 같은 얼굴. 허나 한쪽 이야기는 달달했고, 남은 이야기는 쓰디쓰다. 같은 얼굴이라는 게 믿기지 않을 코마츠 나나(小松 菜奈)의 연기력에 흡인력을 느끼고 말았다. 갈증 나카시마 테츠야 감독 | 청소년 관람불가 | 2014 사랑은 비가 갠 뒤처럼 나가이 아키라 감독 | 15세+ | 2018 중년 남자를 대하는 여고생의 얼굴이 대조적이다. 갈증(2014)과 사랑은 비가 갠 뒤처럼(2018)은 욕망하는 여고생의 감각을 극단적으로 표현한다. 아버지마저도 홀리는 딸 카나코를 추적하는 생물적인 욕망을 갈증이 표현했다면 사랑은에선 좌절된 꿈과 묵묵히 현실을 견디는 중년 가장에 대한 아키라의 동경심을 투영했다.사랑은의 교훈은 분명하다.. 2026. 1. 17. 12:53 아일랜드… 날 바꾼 건, 前남친도 前직장도 아니었어: 「미나씨, 또 프사 바뀌었네요?」 미나씨, 또 프사 바뀌었네요?김경연 감독 | 7부 작 | 15세+ | 2024애초에 이미나는 아일랜드에 관심이 없었다. 난생 처음 관심을 가진 아일랜드에 대한 환상은 모두 ‘전 남친’ 작품이었으므로.아일랜드행 직항은 없다. 경유조차 쉽지 않은 길이다. 내가 원하는 걸 찾고, 내가 바라던 인생길처럼 그 나라에 가는 방법은 결코 만만하지 않았다.작품은 웹드라마 ‘좋좋소’ 스핀오프로 이미나 대리의 연애사를 연대기적으로 서술했다. 유구한 연애사의 기원은 어머니의 결핍에서 비롯한다. 맏언니에게 쏠린 지극한 어머니의 사랑은 밀도 높은 ‘주는 이’ 관계보다 ‘받는 이’의 관계를 낳았다. 웹드라마 좋좋소 스핀오프직항조차 없는 험한 인생아잿빛 무뚝뚝 이미나 대리의끝나지 않을 로맨스 연대기 첫 남친 연우(배우 임현.. 2026. 1. 17. 12:53 시각, 청각, 후각, 촉각, 환희… 헤이맨의 ‘블랙 스테이지’: 「STAGE 100」 가슴을 울리는 드럼, 전율을 부르는 일렉기타. 인디밴드 헤이맨(Heymen)의 무대에 가슴 뜨거운 환희가 불붙기 시작했다. 26일 저녁 7시, 헤이맨이 무대 위에 올라섰다. 무대 중앙에는 ‘STAGE 100’이 빛나고 있었다. STAGE 100은 아티스트와 관객이 함께 소통하는 NC문화재단의 예술 플랫폼으로, 청년 아티스트가 자유롭게 창의성을 발산할 수 있는 공간이다. 12월의 주제는 ‘환희’였다. 이날 헤이맨은 에너지 넘치고 강렬한 사운드를 선사했다. 앞선 인터뷰에서 헤이맨은 공연 주제로 ‘환희’를 선택한 까닭에 대해 “처음 밴드 공연을 봤을 때 우리가 느꼈던 감정이었다”며 “그 감정을 공유하고자 했다”고 밝혔다. 가슴 울리는 드럼 전율 부르는 기타 100석 가득 메운 강렬한 연말 무대이날 [짝사랑].. 2025. 12. 26. 23:59 망가지지 않은 소녀의 시간, 초침은 지금도 움직인다: 「세계의 주인」 세계의 주인윤가은 감독 | 119분 | 12세+ | 2025 십여 분이었을까. 조금은 과장돼 보이는, 그래서 어색하고도 낯익은 주변 사람들의 웃음과 주인공의 미소. 아버지는 없지만 단란해 보이는 가족과 학교를 날아다니는 여고생 주인. 영화 초반, 오랜 시간 평범한 모습에 할애하던 감독의 의도를 알아차렸다. 스포일러 주의 성범죄 폭력성 주의 담임 교사가 건넨 농익은 사과에 호흡이 곤란한 척 너스레를 떠는 장난까지는 우연인 줄 알았다. 성범죄자 퇴거를 주장하며 사실상 서명을 강요하던 동급생 장수호(배우 김정식) 앞에서 버럭 소리 지르는, 그러니까 “나도 성폭력 피해자야”라는 섬뜩한 장면에서 나는 ‘도무지 농담일 리 없다’고 판단했다.결정적인 장면은 두 컷이었다. 엄마에게 “또 남자친구와 헤어졌다.. 2025. 11. 12. 15:11 고추잠자리가 만든 작은 봄의 역습: 「MZ를 찾아서」 예약석은 비어 있었다. 그럼에도 공연의 포문을 열어야 했다. 수빈이가 떠난 후 시온은 오랜 시간 사라지고 없어졌다. 그렇게 사람들에게 잊힐 찰나, 시온은 라이브 카페 우주정거장에 나타났다. 이 한 마디와 함께. “완성했어요. 가사.” 유튜버 뷰티풀너드의 세계관 속 스쿨밴드 고추잠자리가 새로운 곡을 발표한다. 발매일은 4월 6일. 유튜브 채널 뷰티풀너드의 ‘MZ를 찾아서’가 폭발적인 인기를 끌고 있다. 매회 조회수는 약 100만회에서 130만회를 웃돌고 있다. 막장인 줄 알았는데 삶의 위로 건네주는 유튜버, 뷰티풀너드성장과 치유를 담은 신곡 ‘작은 봄’ 발매 ◇폐급, 막장 이야기인 줄로만 알았는데 여운의 ‘기승전결’ 초창기 MZ를 찾아서는 주인공 이시온의 막장 행보를 과감 없이 보여주는 게 콘텐츠의 묘미.. 2025. 3. 30. 23:42 세상이 미쳐 돌아가도 너에게 전해줄 마지막 멜로디: ‘그래도 돼’ 정겨운 영화의 한 장면 [괴물] 앞에서 가수 조용필의 뛰어난 위력을 느꼈다. 영화의 변주를 그저 패러디쯤으로 여겼다.아날로그 텔레비전을 바라보는 배우 이솜의 장면과 갑자기 등장한 영화 속 낯선 이솜에게서 한 가지 의아한 감정을 느낀다. ‘당신이 저기에 있어서는 안 되는데.’ 머지않아 이솜의 흔들리는 눈빛에서 알츠하이머라는 불편한 진실을 떠올리고 말았다.장면의 변주는 [부산행]과 [응답하라 1997]을 떠올리게 했고 마냥 패러디처럼 보이던 파편화된 장면들은 곧 한 여인의 인생임을 깨닫는다. 전 인생을 아날로그 텔레비전으로 다시 보는 병실 속 이솜은 알츠하이머 환자인 것이다.이름조차 없는 6·25전쟁과 어쩔 수 없는 아들의 군 입대, 여인은 말없이 미소를 가득 안은 채 사랑하는 이가 돌아오기를 기다린다. 기.. 2024. 10. 25. 18:00 퇴사 후, 아들과 함께 푸드트럭 타고 ‘맛있는 여행길’:「아메리칸 셰프」 때로는 직장이든 명성이든 허무히 무너져버린다 해도 다시금 일으킬 사랑의 힘 아메리칸 셰프 존 패브로 | 114분 | 15세+ | 2014 자신의 명성이 하루아침에 무너지는 것도 모자라 전 국민 앞에서 망신당한 기분이란 무엇일까. 유명 헤드 셰프 칼 캐스퍼가 요리 평론가 렘지 미첼과 싸우고 레스토랑 골루아즈를 관둔 채 아들과 함께 푸드트럭을 타고 미국 일대를 일주하는 내용이다. 딱히 갈등 없는 단선적 영화에서 드러난 건 요리에 대한 칼의 진심뿐이다. 그 진심이 때론 아들 퍼시에겐 외로움을 안겨주는 아버지일 테지만 셰프로서는 최고의 요리사라는 이면을 그려내는 도구로 쓰인다. 요리에 대한 칼의 진심은 미첼에게 분노하고 골루아즈를 때려치우게 만들어 벼랑 끝으로 내몰게 만드는 분열의 힘이지만 아들과 미국 일대를 .. 2024. 6. 5. 15:21 나의 희망으로 연결할 작은 틈의 ‘너의 음악’:「비긴어게인」 뭐든지 포기하고 싶은 그때 귀에 들려온 완성된 멜로디 앨범 만들며 견디고만 암흑 남자친구의 바람으로 배신당한 주인공 작곡가 그레타가 실패한 음반프로듀서 댄을 만나 앨범을 만드는 내용의 로드무비. 마음을 울리는 노래에 감격을 쏟을지도 모르니 주의하시길. “Here comes the train/upon the track/There goes the pain/it cuts to black(열차가 들어오고 있어/선로를 따라/고통이 사라져 가/저 멀리)” 비긴어게인존 카니 감독 | 104분 | 15세+ | 2014 그레타를 뮤직바에서 처음 만난 댄은 반쯤 미쳐 있었다. 미치지 않으면 이상했다. 딸이 보던 자리에서 동창에게 해고 통보를 받았으니 말이다. 그레타라고 다를 게 없었다. 이제 막 성공해 뉴욕으로 올라온 .. 2024. 6. 5. 15:21 오월오일엔… 오월오일 ‘팬미팅’: [하나가 되는 순간 후기] 예림당아트홀에서 ‘하나가 되는 순간’… 굵은 빗발에도 성황 “우리의 추억이 된 오월오일 앞으로도 응원해.” 여자친구와 쏟아지는 빗방울을 뚫고 강남으로 발걸음을 옮겼다. 공연장에 도착하자 사인펜을 찾아 벽 한 면 귀퉁이에 응원 문구를 남겼다. 수많은 오드리(팬)가 모여 있었다. 공연 30분 전, 바깥에서 매직으로 방명록을 적거나 MD를 구매하던 사람들로 붐볐다. 버스 정류장에서부터 수많은 인파가 줄이었다. 빗속을 뚫고 도착한 이들은 밴드 오월오일을 기다리고 있었다. 어린이날을 맞아 오월오일이 첫 팬미팅 ‘하나가 되는 순간’을 마련했다.(2024.05.05) 낮 3시, 저녁 7시 두 차례 예림당아트홀에서 열렸다. 혼을 담은 무대 위 작은 축제저녁 7시, 보컬 류지호(27)가 마이크를 들자 장태웅(30).. 2024. 5. 28. 19:14 이거 연기야 찐이야?… 그들의 맨얼굴 ‘하이퍼리얼리즘’: 「뷰티풀너드」 인간의 솔직함 여과 없이… 코미디 유튜버 뷰티풀너드 전세사기 당한 이시온이 옷가게 사장인 방수아에게 얹혀 살다가 사귀게 된다는 설정. 막장이 치닫는 유튜브 세계에선 흔한 시놉시스 같지만 보면 볼수록 묘한 매력에 빠져 버린다. 하이퍼리얼리즘(초사실주의) 연기 때문이다. 구독자 72만명, 누적 조회 5억회가 넘은 유튜브 채널 뷰티풀너드는 멤버 최제우, 전경민으로 구성한 2인조 유튜버다. 눈 여겨 본 재생목록은 ‘힙합 다큐: 언더그라운드’ ‘미식한 고독가’ ‘M생을 찾아서’ ‘MZ를 찾아서’ 정도다. 힙부심 래퍼들을 풍자하는 ‘언더그라운드’는 하루 만에 조회 88만회를 넘길 만큼 인기가 뜨겁다. 패륜 드립에 익숙한 래퍼 케이셉(최제우 분)과 포이즌(전경민 분)의 티키타카가 찌질한 연기의 극치를 보여주기 때문이.. 2024. 5. 8. 19:35 이전 1 2 3 다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