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가슴을 울리는 드럼, 전율을 부르는 일렉기타. 인디밴드 헤이맨(Heymen)의 무대에 가슴 뜨거운 환희가 불붙기 시작했다. 26일 저녁 7시, 헤이맨이 무대 위에 올라섰다. 무대 중앙에는 ‘STAGE 100’이 빛나고 있었다.
STAGE 100은 아티스트와 관객이 함께 소통하는 NC문화재단의 예술 플랫폼으로, 청년 아티스트가 자유롭게 창의성을 발산할 수 있는 공간이다. 12월의 주제는 ‘환희’였다. 이날 헤이맨은 에너지 넘치고 강렬한 사운드를 선사했다.
앞선 인터뷰에서 헤이맨은 공연 주제로 ‘환희’를 선택한 까닭에 대해 “처음 밴드 공연을 봤을 때 우리가 느꼈던 감정이었다”며 “그 감정을 공유하고자 했다”고 밝혔다.

이날 [짝사랑], [행복의 나라로], [We know nothing], [Passion and Moving], [포토그래피], [Gatsby], [행운을 빌어요] 등 약 8곡을 선보였다. 관객들은 뜨거운 박수와 함성으로 호응했고, 즐거운 리듬에 흠뻑 젖었다. 마지막에는 관객이 기립한 채 신곡을 듣는 장면도 연출됐다.
기타리스트 테리킴은 자신이 쓰는 일기에 관한 일상적인 이야기로 말문을 열며 꾸준함과 기억에 대해 전했고, 보컬 도영은 이번 콘서트의 주제를 설명했다. “힘드네요”라고 고백하던 드러머 수호의 말에는 모두가 웃음을 터뜨리기도 했다. 베이시스트 이셈은 “좋은 무대를 전달하고 싶었다”며 소감을 밝혔는데, 이날이 그의 생일이었다. 공연 도중 갑작스러운 연주 중단과 함께 멤버들의 생일 축하 노래가 이어졌고, 이셈은 깜짝 놀란 표정을 지었다.
콘서트는 60분 예정이었으나 시간을 넘겨 마무리됐다. 관객들은 아쉬운 마음에 “앵콜”을 외쳤고, 보컬 도영은 당황한 듯 “진짜 음악이 다 끝났다”고 말할 정도로 현장 분위기는 후끈 달아올랐다.



헤이맨은 앞선 인터뷰에서 “‘STAGE 100 프로그램 ‘눈으로 듣고, 귀로 피어나다’를 위해 특별한 연출을 준비했다고 했는데, 스포일러를 한다면 어떤 내용이냐”는 질문에 “오감 중 미각을 제외한 네 가지 감각을 이번 공연에서 느낄 수 있을 것”이라며 “뜻깊은 기획이자 연말 공연인 만큼 잘 연출된 무대와 새로운 곡도 들려줄 예정”이라고 밝혔다. 헤이맨은 예고한 대로 이날 콘서트 마지막에 새로운 곡을 선보였다.
공연 무대에는 꽃꽂이가 가득했다. 공연을 마친 뒤에는 꽃을 원하는 관객에게 다발을 선물하기도 했다. 지하에서 지상으로 향하는 계단에는 관객이 길게 줄을 설 정도로 장사진을 이뤘다. 공연을 관람한 한 관객은 “연말에 남자친구와 함께 볼 수 있어 좋았다”며 “꽃미남들이 시원시원하게 부르니 눈이 개안한 느낌”이라고 말했다. 이어 “언젠가 콘서트를 열면 꼭 관람하고 싶다”고 평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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