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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화/리뷰

같은 얼굴, 두 자아… 소녀의 가면과 ‘기믹’: 「갈증」「사랑은 비가 갠 뒤처럼」

자유의새노래 2026. 1. 17. 12:53

ⓒ갈증·사랑은 비가 갠 뒤처럼

 

극단적이고 거침없는 여고생
심미적 즐거움의 코마츠 나나

 

거침없는 캐릭터, 낯설지 않은 같은 얼굴. 허나 한쪽 이야기는 달달했고, 남은 이야기는 쓰디쓰다. 같은 얼굴이라는 게 믿기지 않을 코마츠 나나(小松 菜奈)의 연기력에 흡인력을 느끼고 말았다.

 

 

갈증
나카시마 테츠야 감독 | 청소년 관람불가 | 2014

 

사랑은 비가 갠 뒤처럼
나가이 아키라 감독 | 15세+ | 2018

 

중년 남자를 대하는 여고생의 얼굴이 대조적이다. 갈증(2014)과 사랑은 비가 갠 뒤처럼(2018)은 욕망하는 여고생의 감각을 극단적으로 표현한다. 아버지마저도 홀리는 딸 카나코를 추적하는 생물적인 욕망을 갈증이 표현했다면 사랑은에선 좌절된 꿈과 묵묵히 현실을 견디는 중년 가장에 대한 아키라의 동경심을 투영했다.


사랑은의 교훈은 분명하다. 그럼에도 현실을 살아가야 하는 지금의 시간을 교훈에 담아 선사했다면, 갈증은 교훈 따윈 없다고 빅엿을 날리는 감독의 분명한 의도에 호불호가 갈릴지 모르겠다. 어쩌면 교훈이 없다는 의도조차 의도한 게 아닐지도 모르겠다. 그저 ‘이런 사람도, 이런 감독도 있다’는 걸 보여주려는 것이 아니었을까.


“보는 사람의 에너지까지 빨아들여 결국 기진해지게 만드는 작품”(이동진, 2014)이 갈증이었다면 사랑은은 다르다. 빗소리에 하염없이 축 늘어진 어깨에 우산을 건네며 빈 자리를 내어주는, 그럼에도 할 수 있음을 말해주는 희망의 메시지 그 자체. 글을 쓰게 만들고 새로운 이야기를 꿈꾸게 만드는 두 얼굴의 소녀. 같은 교복, 같은 얼굴의 두 자아에게서 가면 같은 심미적인 즐거움을 느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