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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화

존재불안 입력 : 2020. 08. 21 | 디지털판 도서관을 나오고 오랜만에 만난 집사님의 표정은 여전히 밝은 미소 그 자체였다. 사람을 꽃으로 비유해도 가장 어울릴 만한 미소 뒤에 숨은 진리를 알고 싶던 갈망이 여전히 언어로 드러나는 모습도 여전했다. 잘 지내냐는 물음 뒤에 숨은 “진리를 알고 싶으세요?”라는 질문에 먼 길을 열차타고 주일 예배를 드리면서 지내고 있다는 “그래, 정말 정말 알고 싶어”라는 답변은 3년 전과 동일했다. 존재 불안은 늘 파도처럼 알 수 없는 시간에 우리를 향해 돌진한다. 모든 것을 파괴하는 강력한 힘, 저항하기 어려운 도무지 받들기 곤란한 힘으로 밀고 들어온다. 존재 불안 그 자체를 잊기 위해 중독된 삶을 살아가지만. 근본적으로 허무한 인간의 본질을 깨닫고 죽음을 선택하는 경우도 .. 더보기
빗방울1 입력 : 2020. 08. 15 | 디지털판 갑자기 쏟아지는 빗소리에 잠에서 깨보니 어제와 달라진 시원한 분위기를 느꼈다. 창밖을 내다보았다. 비가 쏟아졌다. 시원하게 부는 빗소리에 바람도 세찼다. 손을 뻗어 느껴지는 찬 빗물을 만져봤다. 촉촉하다 못해 팔꿈치까지 내려오던 빗방울에 비로소 정신이 들었다. 뜨거운 바람 보다야 내리는 빗방울이 고마웠다. 그야 적당히만 온다면 모두에게 즐거운 비 소식이겠지만. 알 수 없는 시간에 도달하자 흩뿌리는 빗방울처럼 내 인생도 예측 불허다. 중년 백수 아줌니도 그랬다. 구체적인 계획이 있었어도 내 뜻대로 이뤄진 게 한 가지도 없었다고. 누군가는 인생의 계획이 있어야 한다고 말했다. 꿈을 가져야 한다는 맥락에서 말이다. 그 꿈을 이루기 위해 부단히 노력해야 한다는 말도 .. 더보기
[영화 리뷰] 미운오리새끼의 힘없던 눈빛이 가장 정확했다고 입력 : 2020. 08. 13 | A29 가장 전두환적인 시대의 암울함을 미소로 풍자한 名作 영화, 미운오리새끼 부담 없는 군대 영화. 군대 영화하면 윤종빈 감독의 ‘용서받지 못한 자’ 연상호 감독의 애니메이션 ‘창’을 떠올리며 불쾌한 감정부터 먼저 떠오른다. 하지만 이 영화는 다르다. 우연히 봤고, 재밌어서 웃었다. 끝까지 보게 된다. 이 흡입력은 어디에서 시작하는 걸까. 아무리 봐도 군대의 진풍경을 이렇게 묘사할 수 있는 영화가 전무후무 할 것이라 생각한다. ‘축 정명채 대장님’ 쓰인 케이크 앞에서 촛불을 끄고. 어디서 난 건지 알 수 없는 칼날을 꺼낼 때의 카메라 구도는 감탄을 자아낸다. 철저히 구조적인 문제, 개인이 몸부림을 쳐도 해결 할 수 없는. 지극히 전두환적이고, 한국적이라는 측면에서 영.. 더보기
[연극 리뷰] 물음: 드라마가 나의 삶을 바꿀 수 있을까? 「라스트 세션」 입력 : 2020. 08. 11 | 수정 : 2020. 08. 13 | A29 독일을 상대로 영국과 프랑스가 선전포고한 1939년 9월 3일 프로이트가 루이스를 기다리는 장면으로 시작한다. 정신분석학의 창시자 지그문트 프로이트와 기독교 변증가로 알려진 문학가 C. S. 루이스가 펼치는 90분의 대화. 문학을 꿴 신앙─고통─성(性)─죽음─삶 그리고 신(神)을 논한다. 세계를 바라보는 서로 다른 두 사람이 한 번쯤 물어봤을 신의 존재 앞에서 하고 싶었을 질문과 대답을 주고받는다. 신이 살아 있다면 왜 인간의 고통에 귀 기울이지 않는가. 예수는 신이 아닌 정신병자 아닌가. 그럼에도 보편적 도덕률은 존재하지 않는가. 들키면 그만일 예수의 죽음이 조작일 근거가 있는가…. 두 사람의 대화는 관객들을 두 의견 중 하.. 더보기
[단독] 지금껏 개발된 퍼피레드M… 기존 퍼피레드와 동일했다 입력 : 2020. 08. 09 | 수정 : 2020. 08. 09 | 디지털판 퍼피레드 1차 오프라인 테스트, 소셜미디어 라이브로 송출 운영진의 주도로 회원 10여명 참석해 시연·의견·계획 논의 죄송했다지만 정확한 기존 퍼피레드 구현 성공했다는 평가 강한 개발 의지 드러낸 대표 입장… “회원들 감성이 중요” 앱 중앙의 퍼피레드 섬을 상징하는 UI를 누르자 미니파크로 접속할 수 있었다. 이 날 퍼피레드 회원 십여명이 참석한 자리에서 유저 출신이자 현 개발진으로 참여하는 GM지니가 퍼피레드M 접속을 선보이자 회원들은 침묵 속에서 접속 장면을 지켜봤다(2020. 8. 8). 신사동에 위치한 한 카페에서 퍼피레드 1차 테스트가 진행됐다. 퍼피레드 에트기억연구소 주안 신분으로 참석한 본지 주필도 테스트에 참여해.. 더보기
[단독] 퍼피레드 테스트를 시연하자 끊임없던 설렌 분위기 입력 : 2020. 08. 09 | 디지털판 간단한 툴 설명과 함께 스마트폰을 보이자 긴장과 설렘이 뒤섞인 분위기가 형성됐다. 신사동에 위치한 카페에서 가진 퍼피레드 1차 테스트에 퍼피레드 회원과 개발진 등 십여명이 모여 퍼피레드 개발을 논의하는 자리에서였다(2020. 8. 8). 퍼피레드를 개발하는 주식회사 소울핑거(대표 이용수) 주관으로 열린 이 날 행사에서 개발 중인 퍼피레드를 테스트했고 개발에 대한 회원들 입장을 수렴하는 시간을 가졌다. 이날 참석한 회원들은 대체로 긍정적 반응으로 화답했다. 부족한 부분과 기능상 질문을 제한 없이 하면서 2시간가량 행사가 이어졌다. 회원들은 코로나로 인해 행사를 시작하기 전 발열체크와 개인정보동의서를 작성했고 퍼피레드 테스트는 퍼피레드 유저 출신이자 현 개발진인 .. 더보기
그 밤들 속에 슬퍼하는 이에게 입력 : 2020. 07. 03 | 수정 : 2020. 07. 03 | 디지털판 속절없이 흐르는 시간에 니고데모를 떠올린 배경은 꽤나 복잡했다. 요한복음서에 등장하는 니고데모는 다른 공관복음서엔 찾을 수 없는 독특한 위치의 캐릭터다. 그렇게 8장에서 18장까지, 열 장을 거쳐 등장하지 않던 그가 등장한 배경은 이제 막 예수의 시신이 십자가에 내려오던 금요일 오후였다. 예수와 가깝게 지내온 니고데모가 찾아온 그 날 밤도, 그 밤들 중 하나였고 어쩌면 밤하늘과 함께 예수의 제자들 사이에 가려진 인물이 아니었을까. 그렇게 밤하늘과 함께 그의 얼굴이 가려졌다. 니고데모의 얼굴도, 사랑하던 제자의 온기도, 베드로의 낯빛도, 유다의 그늘도. 예수는 자신의 제자에게 저주를 받던 그 밤들을 기억할 것이다. 그렇게 우리.. 더보기
역사로 해석하고픈 욕망 입력 : 2020. 06. 22 | 수정 : 2020. 06. 22 | 디지털판 누구든 자신의 삶이 거창해 보이고, 멋있어 보이고 싶은 욕망을 가진다. 세상은 원대해 보이고 원대해 보이는 세상의 꼭대기 위에서 군림하고 싶었던 꿈들이 존재한다. 나는 커서 대통령이 될 거라는 허망한 꿈도, 유명한 유튜버, 세계적인 아이돌이 되고픈 열망도. 서울대와 하버드, 지금도 나열하기 어려운 세계적인 소원들이 오늘의 부끄러운 욕망으로 느껴지던 이유에는 현실성도 진지함도, 가능성도 없는 철없던 어린 시절의 꿈들에 불과하기 때문이다. 위대한 철학자를 순위로 매기는 무가치를 떠나서 철없던 어린 시절의 꿈들이 허망한 이유는 세계가 현실로 다가오기 때문이다. 세상은 순위로 매겨서 해결되는 문제들은 없으며 셀럽들이 우리의 심각한 .. 더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