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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피니언/ㅁㅅㅎ

[ㅁㅅㅎ] 5년 전 오늘의 기록물을 읽으며



숨이 턱 막혀

건조한 눈망울 감았다 뜨기를

말없는 나의 방

쉼 없이 내달리는 초침

 

그 때의 너라면 어땠을까

그리 물었어

 

터벅 걷는 너의 발걸음

흐름을 쫓아가 조용히 터벅터벅

나지막이 걸으면 느껴지는 너의 냄새

뒤따라가 붙어서 네 외로움에 맞서줄래

사막의 철학자, 수도자처럼

너에게만 집중할래

 

5년 전 오늘의 기록물을 읽으며

 

 

 



슬픔이 몰려왔다. 주체할 수 없는 아픔을 견뎌내며 시간만 흐르기를 기다렸다. 시간만 흐른다고 될 성질의 고통이 아니었다. 숨이 쉬어지지 않는다. 주체하기 어려운 아픔을 겪을 때, 시간만 흐르면 될 줄 알았던 슬픔을 겪을 때 그저 할 수 있는 일은 감내하는 일 뿐이다. 기다리던 고통이란 괴물이 잠잠해지던 순간 떠올랐다. 가장 힘들었던 5년 전의 아픔도 오늘과 같았을까. 그 때의 기록물을 꺼내어 천천히 읽어 내려갔다. 그 때의 나는 그 때의 아픔과 고통을 감내하고 있었다. 미안해졌다. 그 때보다 지금은 아픔이라 할 만한 수준이 아니었기 때문이다. 그 때의 나는 무슨 용기로 하루를 살아냈을까. 동행하는 마음으로 매일 그 날의 기록물을 읽기로 마음먹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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