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유의새노래 디지털판1010 [사설] 오륜교회 영상팀장의 과로사와 한국 개신교의 침묵 오륜교회 방송실 영상제작팀장으로 일하던 한 노동자가 지난해 12월 과로사로 숨졌다는 사실이 뒤늦게 알려졌다. 그는 2024년 11월 ‘다니엘기도회’ 기간 중 3주간 주 63시간을 일했다고 한다. 12월 11일 급성 심장사(심장비대증)로 사망했으며 평소에는 지병이 없었다고 한다. 지난 14일 근로복지공단은 산재를 승인했다. 이 비극은 단순한 과로사가 아니다. 오륜교회는 2021년 ‘경영 효율화’를 명분으로 방송실 정직원을 외주사 소속으로 일방적으로 전환한 바 있다. 서울지방노동위원회는 이를 ‘부당 해고’로 판정했지만 이탈한 인력이 채워지지 않으면서 남은 직원에게 과중한 업무가 전가되는 구조가 만들어졌다. 사망한 팀장의 업무 역시 가혹했다. 주일예배 영상과 ‘큐티를 보다’ ‘오륜뉴스’ 등 고정 제작물을 맡았.. 2025. 7. 28. 20:41 증인의 전도지, 외면 못한 이유 광주에 쏟아진 빗방울 412㎜는 말 그대로 극한 호우였다. 내가 타던 KTX는 16분이나 지연되고 말았다. 마지막 역도 목포역에서 광주송정역으로 바뀌었다. 나야 거기서 내리면 됐지만 김제나 목포로 향하던 이들은 안내 방송에 어쩔 줄 몰라 했다. 나는 한창 칼럼을 마감하던 길이었다. 한 시가 급한 상황이었지만 어떤 문장을 구성할지에 잠기고 말았다. 마지막 역이 바뀌었다는 갑작스러운 안내 방송에 옆자리 할아버지가 욕설을 내뱉고 말았다. 몹시 화가 난 모양이었다. 그는 한참을 스마트폰 화면을 노려다 보았다. 시간이 지나 할아버지는 화가 풀렸는지 모니터를 향해 손짓하더니 한 말씀을 건넸다. “글씨가 이렇게 작은 데 보여요?” 눈앞 마감보다는 할아버지의 화를 풀어드리고 싶어졌다. “그럼요. 잘 보이고 말고요. 어.. 2025. 7. 24. 18:17 광주 도심 뒤덮은 412㎜ 극한 호우 100년 발생 빈도 수준이틀 간 쏟아진 빗줄기광주 지하철 운행 중단KTX는 연착·단축 운행양동시장 쪽 광주천엔불어난 강물 아슬아슬 퇴사 다음 날인 17일, 광주로 향하려던 KTX는 출발부터 삐걱댔다. 열차는 오후 5시 10분에 용산역을 떠나 오후 8시 8분에 광주송정역을 도착해야 했다. 하지만 열차는 오후 5시 29분에 출발하면서 19분이나 지연됐다. 당시 열차는 서대전역을 경유해 광주송정역을 거쳐 목포로 갈 예정이었다. 하지만 열차가 출발한 지 30분이 채 되지 않아 방송을 통해 일반선이 아닌 고속선으로 수송한다는 이유로 김제역과 장성역, 목포역을 거치지 않게 되었다고 밝혔다. 따라서 마지막 역은 목포역이 아니라 광주송정역으로 바뀐 것이다. 해당 역까지 가려던 승객들은 익산역이나 광주송정역에서 환승해야.. 2025. 7. 18. 15:17 [에셀라 시론] 가난 선생님, 이제 울지 마세요 잔나비의 정규 4집 Sound of Music pt.1 수록곡 ‘무지개’에는 비장한 제목이 붙어 있다. ‘모든 소년 소녀들2’. 그 뮤직비디오에서 나는 서글픈 직감에 사로잡혔다. 바닥에 쓰러진 채 날지 못하는, 새의 형상을 한 인간. 그리고 멀찍이서 말끔한 정장을 입은 이들이 언덕 위에 서 있었다. 망원경인지 요지경인지 알 수 없는 쌍안경을 들고, 그들은 하늘 어딘가를 바라보고 있었다. 결코 날 수 없는 이의 날갯짓은 외로워 보였다. 정장을 입은 다수의 사람들과 선명하게 대비되는 그 몸짓은 이룰 수 없는 ‘시궁창에서 별 바라보기’ 같았다.‘무지개’는 앞선 곡 ‘모든 소년 소녀들 1 : 버드맨’의 연작처럼 들린다. 두 개의 뮤비가 말없이 이어지며 메시지를 완성하는 것이다. 말끔한 교복을 입고 졸업 사진을 .. 2025. 7. 17. 20:17 [부음] 고동석 스카이데일리 편집국장 별세 ▲ 고동석(스카이데일리 편집국장·향년 57세)씨 별세, 2일 오후 2시, 김포우리병원 장례식장 2호실, 발인 5일 오전 7시30분, (031)-985-1742 2025. 7. 3. 11:58 이달의 운세 2025년 7월 I 타오르는 뙤약볕 낮의 숨결 속에서 차마 못다한 결심E 가까운 거리에서 이토록 아름답게 서로를 이해하고N 손끝 닿은 유리창 그 끝의 흔적들이 나를 닮아 있었고S 짙을수록 무거운 삶이란 깊은 호수 너라는 삶의 정수F 끝내 닿지 못해도 후회하지 않을 낯 당신은 나의 여름T 어떤 것 흐리거나 어떤 건 선명하고 모든 것 애매하네J 미리 짜둔 계획들 폭염 앞에 허사로 새로운 틀 짤 시기P 되는 대로 살아봐 무심함 속에서도 운은 기회 찾을 것★ 말없이 돌아서도 그건 뜨거운 우정 마음만은 분명히♥ 길어지는 기다림 이름 없는 사랑도 결심 만드는구나1 쉼 없이 달리다가 멈추어선 이 곳이 최종 목적지구나2 앞서 불태운 이는 늘 먼저 사라지고 남은 이는 한숨만3 덥다는 말 대신 고요함 속에서 그저 숨 고르기4 얼음 다 녹.. 2025. 7. 1. 03:00 [알립니다] '인류의 마음 박물관' 휴재 '인류의 마음 박물관'은 신은빈 작가의 개인 사정으로 쉽니다.코너는 내년 1월부터 계속 연재 됩니다. 기간 : 반효 2025년 7월 20일~11월 20일대상 : 7월, 9월, 11월 2025. 6. 27. 08:36 이달의 운세 2025년 6월 I 잊고 있던 이름 떠오르는 기억 마음을 적시네E 감정은 마음을 녹이고 논리는 매듭을 짓는다N 따사로운 햇볕 이미 기다리는 발길 닿는 대로S 거울도 거짓말을 얼굴보다 깊은 곳 그게 진짜 너라고F 어젯밤 꿨던 꿈 잊어버린 감정 그게 새 단서다T 동쪽 문은 차갑고 서쪽 길은 드세니 문엔 기대지 마라J 새벽에야 오는 차오르는 숨결 그것이 징조다P 조마조마하고 망설이던 선택 오늘은 뻗으라★ 조용한 줄로만 알았더니 속은 들끓어 있었고♥ 계획 없던 하루 어쩌면 인생의 전환점 일지도1 무너지려던 순간 날 붙잡아준 건 오로지 너였지2 아무 것도 안하는 아무 말도 안하는 부동 침묵의 비책3 할 말 다하고서 뒤돌아섰더니 허물어지는 너4 마음 문 반쯤 열라 생각지 못한 행운 도둑 같이 올지니5 아침은 걱정으로 점심은 한숨으.. 2025. 6. 1. 03:00 [인류의 마음 박물관④] “너에겐 상처밖에 줄 수 없는데… 내가 없으면 세상이 더 나아질까” 눈을 뜬다. 새벽 중 유일하게 보이는 건, 창문 너머 달의 뒷면. 다른 빛에 의지해 간신히 보이던 뒷모습은 어쩐지 하릴없이 처량해 보인다. 누가 달에게 돌을 던졌을까. 그의 등엔 온통 파란 멍들 뿐이다. 상처에 연고조차 발라본 적 없는 것처럼 우주의 침묵을 닮은 흉터들. 난 그 흉터에서 태어났다. 우주의 침묵을 먹고 피어난 아이. 누군가는 나를 눈물이라 부른다. 어떤 이는 내게 우울이란 병명을 붙이곤, 역겨운 눈빛으로 훑어보았다. 그래도 난 그 시선조차 고마웠다. 드디어 내게도 이름이 생긴 걸까. “끔찍해. 다시는 ‘우울’에 발붙이고 싶지 않아.” 나를 향한 온갖 말들은 보이지 않아도 귀를 관통해 들어왔다. 처음엔 사람들이 주는 관심이 마냥 좋았다. 축복받지 못한 탄생, 난 모두가 외면한 존재였기에 무시.. 2025. 5. 20. 19:00 [시대성의 창] 바알에게 무릎 꿇지 않은 단 한 사람 레코딩 엔지니어 황병준의 앨범 ‘송광사 새벽예불’에 시선이 멈추었다. 2011년 발표한 이 앨범은 전남 순천에 있는 송광사의 소리 풍경을 담았다. 수록된 시간만 1시간 14분 30초. 새벽 3시, 목탁을 두드리는 소리가 어둠의 포문을 여는 듯했다. 법고(法鼓)를 두드리는 스님의 굳세고 힘찬 타격과, 경전을 읊조리는 새벽 독경은 내가 듣던 출근길 주파수에 비하면 차원이 달랐다. 음원은 도량석부터 새벽종송, 법고, 범종 등으로 이뤄지며 반야심경과 금강경을 읊음으로써 막을 내린다. 황 씨는 녹음을 위해 송광사의 주지 스님과 학감 스님, 총무 스님 등 열 분을 만났다고 한다. 두 차례나 거절당한 직후였다. 예불 음반이 나왔는데 또 만드냐는 거절을 들었어도 그는 포기하지 않았다. 그가 녹음한 교회음악을 틀었더니 .. 2025. 5. 14. 23:24 이전 1 2 3 4 5 6 7 ··· 101 다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