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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우[now]

[지금,여기] 아라시야마, 압도하는 ‘교토의 풍경’ 「2박3일, 교토여행①」

자유의새노래 2025. 11. 1. 12:40

 

버스에서 내리자 눈앞 펼쳐진 광경에 문자 그대로 압도당했다. 질서정연한 지붕과 모두가 비슷한 톤, 어느 하나 톡 튀지 않는 풍경에 오히려 개성을 느꼈다. 그리고 마음에서 우러나오는 감탄을 내뱉고 말았다.

“여기가 교토구나!”

도쿄와 다른 매력, 교토의 심장에 들어간 기분이 들었다. 말 그대로 다른 도시의 매력을 앞두고 첫눈에 반한 것이다. 이제 막 도착한 아라시야마(嵐山)에는 수많은 관광객들이 보트를 타거나 가스라 강가(桂川)에서 사진을 찍고 있었다. 정겨운 우드 톤. 어느 하나 어색하지 않은 간판. 비교할 수 없는 교토의 고유한 시퀀스에 입을 다물지 못했다.

우리 연인은 대나무 숲을 거닐었다. 해가 져가는 와중에도 올곧게 뻗은 대나무 사이에서 하늘을 올려다보았다. 금방금방 눈가에 비치는 고요한 사당(祠堂)에서는 몇몇의 일본인이 짧은 합장을 이어가고 있었다. 고개 숙여 기도하는 모습을 지켜보았다. 그러다 우리는 철길을 건너 평범한 골목길을 걸었다. 관광지를 약간 벗어난 길에서도 푸근한 마을 풍경을 경험할 수 있었다.

 

 

 

❷교토역
숙소 앞에 내리자
정중한 택시 기사
발랄한 하교 풍경
“여기가 교토구나!”

❸아라시야마
올곧은 대나무 숲
푸근한 마을 풍경
첫 저녁 장어덮밥
소박 담백한 인심 



오늘의 저녁은 장어덮밥이다. 아라시야마역에서 조금만 걸으면 도착할 수 있는 곳 ‘우나기노 나루세 아라시야마점(鰻の成瀬 嵐山店)’ 소소한 가게에 몸을 뉘었다. 정중히 묻는 메뉴에 우리는 미소를 머금고 저녁을 주문했다. 비린내가 없는 담백함, 간장의 짭짤하면서도 달달한 인심에 먹는 내내 감탄하지 않을 수 없었다.

나는 장어의 맛 그 자체에 집중하고 싶었다. 마지막 숟가락은 음료 대신 물을 마셨다. 부족함 없는 맛, 서비스는 행동이 아닌 맛이라는 것을 다시금 깨달았다. 그러나 이곳은 행동까지도 정중함을 갖춘 곳이었다. 맛과 정중함이 더해 소중한 마음을 대접 받았다. 한 직원은 실습 중인 것으로 보였다. 어색했지만 전혀 부족함이 없었다. 이 모든 게 한데 어울러 손님이었음에도 고마운 마음이 남았다. 나는 고개 숙여 인사드렸다.

 



돌아오는 길은 숙소에서 멀지 않았다. 45분가량. 문득 교토역에서 숙소로 향하던 택시가 떠올랐다. 내 발걸음은 교토역에서 멈춰 섰다. 손바닥으로 가려도 가려지지 않는 규모에 압도당한 것이다. 여자친구는 택시를 타자고 말했다. 걸어가는 방향이 능숙했다. 일본에서 타는 첫 택시에 가슴이 설레었다. 기사는 짐을 발견하자 문을 열고 동시에 트렁크로 달려와 짐을 실었다. 환한 미소를 머금고 있었다. 교토역에서 출발한 택시는 나카교구(中京区)의 숙소 앞에 멈춰 섰다.

한국에서는 상상할 수 없는 기사의 정중함에 나도 예를 갖추었다. ‘이들에게는 이게 일상이겠지’ 생각했다. 숙소에 시선이 향하던 순간 하교하는 초등생들의 발랄함에 웃음이 났다. 나도 이들의 일상에 들어온 것 같았다. 숙소로 돌아가는 버스 안에서 낮에 경험한 교토의 일상이 떠올랐다. 자전거를 타고 하교하는 여고생의 뒷모습, 가방을 메고서 달려가는 활달한 남학생, 돌아가는 버스 지쳐 보이는 만국공통의 직장인. 이 모든 일상 속에서 여자친구와 유람하고 있다. 즐거운 매력의 교토, 한눈에 반하지 않을 수 없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