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❶신세카이·도톤보리
북적이는 젊은 도시의 활력
여행의 묘미 크루즈와 온천
절대로 아깝지 않은 가격과
언제나 간직하고 싶은 추억
오사카의 밤은 백색 노이즈 같았다.
손바닥으로 가려지지 않을 인산인해를 바라보며 이 도시의 화려함에 취했다. 독창적인 간판은 거대했고, 영원히 꺼지지 않을 불꽃처럼 타닥타닥 튀었다. 사람들의 북적임은 도시의 활기를 가리켰다. 우리는 도톤보리(道頓堀)와 신세카이(新世界)를 돌아다녔다. 알록달록 간판 사이에서 술 한 잔 기울이는 사람들, 붉은 조명에 비치는 관광객들. 걷는 것만으로도 기운찼다. 일본 도시 특유의 내음이 정겨웠다.
하마터면 우리는 도톤보리 리버 크루즈를 타지 못할 뻔했다. 걸어서도 볼 수 있는 풍경을 굳이 2만원을 주고서라도 타야 하느냐는 의문이 앞섰기 때문이다. 하지만 배에 승선하고, 깨달았다. 부푼 마음을 느껴서야 착각이라는 걸 알게 된 것이다. 크루즈를 타지 않았더라면, 경험하지 않았다면 느낄 수 없는 설렘을 우리는 교훈처럼 깨달았다. 유니버설 스튜디오 재팬과 가까운 소라니와 온천(空庭温泉)도 그랬다. 따뜻한 몸에 발을 담그고서야, 풀리는 피로를 경험하며 오길 잘했다는 생각이 들었다. 교토와 오사카, 4박 5일의 여행 전반이 그랬다.







여자친구와 리버 크루즈에서 글리코상을 뒤로 하고 기념사진을 남겼다. 오사카의 명물. 이곳에서 사진을 찍지 않으면 오사카를 방문하지 않았다고까지 핀잔을 줄 만큼 유명한 곳. 일본다운, 오사카다운 풍경 앞에서 환희에 찼다. 솔직히 이 밤이 영원했으면 하지는 않았다. 스쳐가는 밤이자, 그저 가슴 속 간직하고 싶은 소중한 날들 중 하나였다.
교토와 오사카의 여느 관광지들이 규모와 서비스 면에서 한국을 압도한 것은 사실이다. 그러나 4박 5일, 시간이 지나면 지날수록 일본에 대한 동경심은 한국살이에 대한 열의로 싹트기 시작했다. 따라서 지금의 여행이 끝나면, 또 다른 여행을 만들 수 있으리라는 자신감이 생겼다. 오사카다움 속에서 전통과 역사를 다듬어나가는 삶의 방향을 발견한 것이다.
여행 유튜버가 부럽지 않았다. 우리에겐 다시 돌아갈 수 있는 일상이 있었기 때문이다. 여행마저 일상이 되어버리면 어쩌나 싶었다. 이 오사카만의 풍경을, 교토만의 경험을 일상이라는 단어로 묶여서는 안 된다고 생각했다. 여자친구와 함께한 일본에서의 특별한 이 시간이 더욱 달콤했다. 돌아오지 않을 시간 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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