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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유의새노래 디지털판819

[현실논단] “변화를 기다리던 때는 이제 지나갔기에” 심심하면 문학광장 글틴에서 청소년 작가들이 쓴 수필을 읽곤 한다. 청소년 작가의 글에서도 완성도 좋은 글을 발견할 때면 즐거움이 배가된다. 글틴에는 재미난 글들이 많다. 오탈자 많거나 줄바꿈 하나 없이 아웃사이더 같은 글에서부터 ‘와 이건 진짜다’ 싶은 정도로 폼 들인 글에 이르기까지. 자의식을 강하게 느낀 나머지 소설 같은 수필을 써도 사랑스럽다. 웹사이트가 괜찮은 디자인으로 구성됐기 때문만은 아니다. 야들야들 밥 한 톨 같은 음절의 모음이 귀엽기도 하고 꽤 젊은 작가의 포스가 느껴지기도 했다.한때 매주 목요일 저녁이면 문정동 스타벅스에서 청소년 작가들의 글을 정독했다. 한 단어, 한 문장도 놓치지 않았다. 때로는 밑줄 긋기도 했고 내 생각을 덧붙이기도 했다. 그러나 잘 쓰고, 못 쓰고를 평가하지는 않.. 2024. 9. 7. 20:00
[에셀라 시론] 파수꾼의 마지막 등불 10년 만에 다시 만난 가영이 누나는 달라진 게 하나 없었다. 화장기 없는 얼굴, 날 만난 게 정말 반가워서 웃는 미소는 여전히 행복하게 만들었다. 과거로 돌아갈 수 있어서가 아니었다. ‘지금 여기’ 꿋꿋하게 서 있는 당찬 누나의 모습이 여전했기 때문이다. 달라진 외형 하나 있다면 양손 꽉 쥔 두 아이. 이제는 아이 엄마라는 게 믿기지 않을 나이다. 누나를 다시 만난 이유는 단순했다. 누나의 시선에서 바라본 과거의 내 모습이 궁금했다. 솔직히 말해 학창 시절 누나에게 빚진 마음은 둘째였다. 누나는 나와 10년 전 새능력교회를 함께 다닌 교우였다. 어렸을 시절 나의 민낯을 그대로 본 사람인 것이다. 기록가로서 눈망울이 빛나는 이유였다.누나를 위해 나는 최대한의 예우를 갖추었다. 점심을 대접하는 일과 키즈카.. 2024. 9. 7. 14:00
여자친구네에서 세 달 살기 퇴사는 갑작스러웠다. 여자친구네 집으로 달려갔다. 서울에서 광주까지 약 3시간이 걸렸다. 도착한 건 저녁 늦은 시간이었다. 여자친구는 혼자 집에서 기다리고 있었다. 떡볶이를 같이 먹으며 악몽 같았던 직장 이야기를 매듭지었다. 여자친구를 끌어안고 단잠을 잤다. 나를 받아줄 수 있는 사람이 있다는 사실에 안도했다.이제 시작이었다. 개운한 마음으로 새 아침을 열었다. 직장에 간 여자친구를 두고 집에서는 글을 썼다. 한동안 밀린 일기와 기사를 써 내려갔다. 하고 싶은 일을 리스트로 정리했다. 여자친구와 주말에 놀러 갈 장소들도 적어 두었다. 오후에는 스타벅스에 들렀다. 개인 작업을 진행했다. 여자친구의 퇴근 시간에 맞춰 회사로 발걸음을 옮겼다. 여자친구 손잡으며 퇴근하는 길이 가벼웠다.여자친구는 요리를 할 줄 .. 2024. 9. 6. 19:00
이달의 운세 2024년 9월 I 버스에서 바라본 멈춰 있는 퇴근길 우리 삶도 그럴까E 언제든 열어 둘래 밤새 취하며 즐겨 즐거운 화원으로N 돌아가는 발걸음 기다리는 해질녘 너와의 밤 꽃 술S 물장구에 흠뻑 초가을 풀숲 내 빗방울의 낭만F 도시 가로지르는 다사로운 멜로디 말없이 떠도는 객T 무거운 빈들 들끓는 민심 정초의 분노J 마음 다스리는데 얼마 필요하다고 참 고약한 심보P 흘리는 만큼 얻고 쏟는 만큼 받는데 무슨 그런 걱정을★ 허나 태풍의 눈은 죽지 않고 살아서 모든 것 휩쓰나니♥ 다시 돌아보니 반가운 친구였다 작은 문장의 힘1 미워도 밉지 않아 겨울 붕어빵 같은 괴상한 우리 사이2 경계 가로지르는 너, 파랑새야 훨훨 날아가거라3 “미안” “내가 더” 서로의 고개가 바닥에 닿겠네4 그간 말 없던 건 이별 정리 아닌 반성 중이었어.. 2024. 9. 1. 03:00
[지금,여기] 신나게 노느라 배고프지? 수일통닭으로 놀러와~^^ 말복에 찾아간 광주 양동시장푸짐한 상 넉넉한 인심에 흠뻑 광주에서 쉬는 동안 반년 간 네 번을 찾아갔다. 두 달에 한 번은 꼭 찾게 되는 양동시장에 있는 수일통닭.2만4000원이면 닭 한 마리 배부르게 먹을 수 있다. 하필 말복(末伏)에 찾아가선지 평소보다 더 많은 양이 나왔다. 이렇게 장사하다간 남는 게 있을지 싶을 지경이다. 늘 찾아가도 집에 갈 때면 배가 불러 남은 치킨은 포장해 달라고 부탁할 정도다. 양념이 듬뿍 묻은 치킨 한 조각에 제로콜라 한 잔이면 세상 부러울 게 없다.포장도 가능하지만 가서 먹는 것을 권한다. 포장 줄이 꽤 길기 때문이다. 말복이라 평소보다 줄지은 걸 보고 놀라지 않을 수 없었다. ‘이 더운 날 포장해 먹는다고?’ 줄 선 사람들 사이로 가게에 들어갈 때의 짜릿함이란. 집까지.. 2024. 8. 24. 07:02
[지금,여기] 입안 가득 ‘사르르’ 상하농원에서 아이스크림 만들기 “도-전 !” 커다란 볼에는 소금이 담겨 있었다. 얼음을 붓고 살짝 으깨어 작은 웅덩이를 만들었다. 웅덩이에다 휘핑크림과 우유가 담긴 작은 볼을 장착해 왼쪽으로 열 번, 오른쪽으로 열 번 빠르게 돌리기 시작했다. 우유가 담긴 볼에 작은 막이 형성 되었다. 플라스틱 주걱으로 떼내는 작업을 반복했다. 곧 아이스크림이 되었다.상하농원 체험교실 A반에서 ‘과일공방잼 아이스크림 만들기’를 체험했다. 15일 오후 1시 30분, 시간에 맞추어 입실하자 가족으로 보이는 이들이 이미 시원한 에어컨 바람을 맞으며 선생님의 수업을 기다리고 있었다. 체험시간은 총 40분이었다. 친절한 설명 덕분에 체험은 하나도 어렵지 않았다.  가격은 2인용 1좌석  3만5000원.블루베리, 초코시럽, 과자 등을 완성한 아이스크림에 뿌렸다. 여자친구와 한.. 2024. 8. 24. 07:01
[지금,여기] 상하농원에 가면 🐷아기 돼지도 있고 🐑양 친구도 있고 입구에서 바라본 농원의 풍경은 아늑했다. 무척 더운 여름이라 그런지 매미 우는소리만 가득했다. 광복절 연휴 상하농원에는 가족 방문객만 눈에 띄었다. 사람들로 붐빌 줄 알았지만 꽤 적막했다. 무척 신이 났다. 하루 반나절을 이곳에서 뒹굴 수 있다는 생각에 즐거웠다.당장 눈앞 텃밭정원에는 땅콩 잎이 파릇하게 웃고 있었다. 왼쪽으로는 상하키친과 햄공방이 서 있었다. 검은색 벽돌과 빨간색 벽돌이 촌스럽지 않았다. 나무들 사이에 숨은 공방 건물들은 땡볕에 서서 사진 찍게 만들 만큼 멋들어졌다. 우리가 도착한 시간은 점심이었다. 배가 고팠다. 상하키친으로 발걸음을 옮겼다. 광주 운암동에서 두 시간… 말없이 뚜벅뚜벅 ‘고불길 탐방’원래 계획은 오전 중에 여자친구와 이곳 상하농원에 도착하는 일이었다. 하필 시내버스에서.. 2024. 8. 24. 07:00
[사설] 스무 살 청춘의 죽음과 대통령의 수사 외압 " 채수근 일병이 2023년 7월 19일 경상북도 예천군 내성천에서 13명의 해병대원과 폭우 실종자를 수색하는 작전에 투입되어 급류에 휩쓸려 순직하는 사고가 발생했다. 당시 채 상병은 포병이었고 댐 방류 중인 상황에서도 구명조끼 하나 없이 수중 수색 작업을 벌였다고 한다.당시 해병대 수사단은 30일 90여명의 장병 진술과 현장조사를 토대로 사단장 등 관계자 8명을 업무상 과실치사 혐의가 기재된 수사 기록을 경찰청에 이첩하기 위해 이종섭 국방장관에게 결재받았다. 그러나 다음날 이 장관은 해병대 수사단의 언론 브리핑을 돌연 취소했고 사건 이첩 보류를 지시했다. 8월 2일 수사를 지휘하던 박정훈 수사단장이 ‘집단항명의 수괴’ 혐의로 입건되었고 보직해임 되면서 윤석열 대통령의 수사 외압 논란이 불거졌다.박 전 .. 2024. 8. 14. 16:41
이달의 운세 2024년 8월 I 마지막의 대반전 언제나 주연에겐 승리가 예정됐다E 첫 사랑 첫 키스 모든지 한술에 배부를 순 없지N 혼자 걷기보다 같이 걸어가면 후회 없는 저녁S 돌고 돌아 초심 “다 때가 있는 법” 온 진리의 법칙F 도둑 같은 벼락에 집 앞 병원이라고 구급함 필요 없나T 외롭지 않은 밤 퇴근길의 통화 너의 그 목소리J 논쟁적인 그 인물 역사적인 그 사건 ‘서슴없는 한바탕’P 담배 필 시간도 물 마실 시간도 그저 숨 막히는★ 차일피일 미루다 폭발해 버리니 답답한 수밖에♥ 해외가 아니어도 인연과 함께하는 지금 이 자리에서 1 원 스텝 투 스텝 다다를 목표까지 천천히 밟아가자2 카세트테이프 반복되는 하루 지루한 열기는3 그래서 주의했다 다가오지 말라고 심리적 파산 경보4 여행이나 콘서트 여기저기 어디든 오늘 밤 떠나라5.. 2024. 8. 1. 03:00
“중위 소득 60% 이하?” 놀아야 받는 월세지원 비공개 기사입니다. 2024. 7. 26. 18:56