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자유의새노래 디지털판1002

자유의새노래 제24호 연합53판 지면신문 비공개 기사입니다. 2025. 9. 13. 16:30
[지금,여기] 오전 7시, 아침을 여는 ‘코메다커피’ 「3박4일, 도쿄여행⑥」 ⑦ 아카사카아침엔 학생 낮과 밤에는 관광객으로 한국 식당도 즐비한 동네 도쿄에서의 마지막 아침, 동이 텄다. 셋째 날까지 알차게 여행한 덕분에 단잠에 빠질 수 있었다. 오전 6시, 우리는 일찍 기상해 세탁에 나섰다. 세탁할 동안 우리는 코메다커피로 향했다. 아침 7시에 문을 여는 숙소에서 가까운 카페는 코메다커피밖에 없었다. 여지없이 점원은 친절했다. 행동 하나하나에 섬세함이 깃들었다. 우리는 자리에 앉아 브런치를 먹었다. 달달한 팥앙금을 바삭한 빵에 발라 한입 베어 물었다. 나는 중간 중간 커피에 우유를 섞어 마셨다. 뭔가 쓰면서도 달달한 끝맛이 믹스 커피와는 달랐다. 커피를 즐기면서 코메다커피만의 엔틱한 분위기가 뒤늦게 시야에 들어왔다. 구획을 나눈 단단한 나무 파티션, 빨간색 소파의 푹신함. 코메타.. 2025. 9. 13. 16:30
[지금,여기] 섬세한 헌책방, 모네의 작품들… 일본, 마지막 저녁 「3박4일, 도쿄여행⑤」 오늘의 브런치를 우에노역에 있는 와이어드 카페(Wired Cafe Atre Ueno Store)에서 즐겼다. 우에노역으로 향하는 계단을 앞둔 창가 자리가 무척 인상적인 곳이다. 이른 아침부터 간다강을 거닐며 산책하다 근처 브런치가 가능한 카페를 발견하지 못해, 끝내 우에노역으로 이동한 것이다. 아침 9시임에도 꽤나 손님들이 커피를 마시고 있었다. 우리는 내일 타고 갈 스카이라이너를 예매했다. 근처에 있는 일본국립서양미술관에서 클로드 모네의 작품을 보러 갔다. 평소에도 여자친구는 모네의 작품을 보고 싶어 했다. 우리는 미술관 마당에서부터 유명한 작품을 마주했다. 오귀스트 로댕의 ‘생각하는 사람’을 본 것이다. 그 옆에 세워져 있는 ‘지옥의 문’도 인상적이었다. ⑤ 우에노 예술 작품과 철다리 술집 인상.. 2025. 9. 13. 16:28
[지금,여기] 세키구치 대성당, 손수 계단 닦던 주임 사제의 낮은 자세 「3박4일, 도쿄여행④」 ④ 세키구치그저 자리에 앉아 읊조린 짧은 기도 침묵, 하느님의 전 환대, 신자의 인사 미소, 사제의 겸허 사진을 촬영하면 안 된다고 한다. 명백한 팻말에 좌절하는 듯했다. 그러나 마음 속, 깊은 곳에서 우러나오는 경배가 내게 힘이 되었다. 자리에 앉아 하느님에게 짧은 기도를 남겼다. 무교인 여자친구도 성당의 압도적인 풍경에 입을 다물지 못했다. 이곳 도쿄 주교좌 세키구치 대성당(東京カテドラル聖マリア大聖堂)에서 우리 커플은 경건한 파고 앞에 압도당했다. 아스라이 서로를 지탱하는 사람인(人) 지붕, 예수의 십자가를 비추는 빛, 아무말 없는 고독과 침전. 언제나 가톨릭교회는 하느님의 안아주심이 느껴지는 것 같았다. 한 신자분이 건물 안에 들어오는 것을 보았다. 외부인인 내게도 친절한 미소를 건네는 데에서 따뜻.. 2025. 9. 13. 16:26
[지금,여기] 어스름한 저녁, 사람 사는 냄새… 고즈넉한 신사의 뒷골목 풍경 「3박4일, 도쿄여행③」 우리의 여정을 잠시 중단해야 했다. 무척 따가운 햇볕에 조금이라도 움직이기 어려웠기 때문이다. 신주쿠에서 아카사카미쓰케역(赤坂見附駅)까지 이동했다. 여자친구와 함께 다시 숙소로 돌아간 것이다. 몸은 천근만근이었다. 나는 잠시 소파에 누워 잠을 청했다. 10분이었을까. 내가 코를 골고 있다는 걸 느낀 순간 잠에서 깨어났다. 그 짧은 시간의 수면이 내게 개운함을 안겼다. 여자친구는 릴스를 보면서 쉬고 있었다. 낮잠을 자고 일어난 시간이 4시 반쯤이었다. 이대로 저녁까지 아무 것도 안하며 쉬기만 하기엔 무척 아쉬웠다. 여자친구가 아사쿠사에 가보자고 제안했다. ③ 아사쿠사오코노미야키와 말차라테·붕어빵 든든한 저녁 밥상 뽑아본 한해 운세 “대길, 최고의 길운” 우리는 긴자라인(G) 다메이케산노역(溜池山王駅)에서.. 2025. 9. 13. 16:24
[지금,여기] 풋풋한 연인의 사랑, 달달한 덮밥의 진미 ‘도쿄의 일상’ 「3박4일, 도쿄여행②」 둘째 날 아침이 밝았다. 우리의 하루는 오전 7시부터 시작됐다. 어제 새벽 4시 반에 기상해 종일 걷고, 서두르거나 깨어 있었으니 피곤이 몰려오지 않을 수 없었다. 나는 밤 11시에 잠들었다. 침대에 눕자마자 노곤해지는 게 여자친구의 뱃살을 만질 겨를이 없었다. 여자친구는 내가 엄청나게 코를 골았다고 한다. 느릿느릿 빨래를 하고, 편의점에서 산 과일음료를 마셨다. 냉장고에 넣었음에도 미지근한 온도였지만 맛은 최상이었다. 나와 여자친구는 그러려니 했다. 첫 일정은 시부야로 정했다. 사실 나와 여자친구는 여행 계획을 대강 잡아 두었다. 하루는 어디를 가고, 또 하루는 어디로 가는 식으로 말이다. 중간중간 괜찮은 데가 있으면 둘러보면서 즐기기로 한 것이다. 오후에는 오모테산도(表参道)에 있는 식당에서 점심을 .. 2025. 9. 13. 16:22
[지금,여기] 머지않아 비가 쏟아졌다… 긴자의 한 텐동집에서 「3박4일, 도쿄여행①」 긴자, 도시 내음이 진했다. 이토야 문구점을 나온 순간이었다. 특유의 냄새에 사로잡혔다. 여자친구 손을 잡고, 긴자 1초메(銀座一丁目)를 거닐었다. 바삐 걷는 사람들, 여유로운 우리의 발걸음, 그 사이 저물어가는 노을을 온몸으로 지각했다. 어디서 저녁을 먹으면 좋을지 우리는 고민했다. 지겨울 정도로 본 편의점 로손(Lawson)을 지나쳐 꽤 그럴듯한 식당을 발견했다. ‘텐동텐야 긴자점(天丼てんや 銀座店)’ ① 긴자이토야 문구점까지 종일 걷고 또 걷고 주린 배 쓰다듬다 발견한 한 텐동집 맛으로 대접하는 존귀한 서비스에 “고치소사마데시타” 상당히 목이 말랐다. “이랏샤이마세!(いらっしゃいませ!)” 나이든 점원이 큰 소리로 인사를 건넸다. 곧 시원한 물을 내오며 정중히 인사를 드리는 것이었다. ‘일본 .. 2025. 9. 13. 16:20
이달의 운세 2025년 9월 I 창문 너머 가을빛 조용히 내 안에서 꿈틀거리는 희망E 다시 북적이는 모임 속에서 새 힘 얻는다 N 온몸이 보내는 정직한 신호에 귀 기울이시라S 눈앞의 결실이 작지만 확실한 희망을 준다고F 서늘한 바람에도 따스한 온기만을 애틋한 마음만을 T 계절의 전환은 분명한 선택의 방향 가리킨다 J 우연히 마주친 너절한 순간이 인생의 힌트로 P 재물 건강 연애 모아둔 것들이 서서히 드러난다 ★ 떨어질 잎새에 이러쿵저러쿵 의미부여 마라 ♥ 천천히 물드는 낙엽의 색처럼 사랑도 깊어져 1 새로운 출발은 언제나 정직한 발걸음에서 2 두 번 정도의 망설임이라면 실행에 옮겨라 3 시간은 흘러도 남는 건 오로지 당신의 기억뿐 4 차곡히 쌓인 노력 시간과 희망 꿈 이제는 빛 볼 때 5 완벽하게 세운 계획보다 즉흥이 더 격정적인 .. 2025. 9. 1. 03:00
“신학의 여정, 기꺼이 돕겠습니다”… 미망이가 드리는 길잡이:『구약, 타나크, 신약 ─ 마침내 성경』 구약, 타나크, 신약 ─ 마침내 성경염진호 지음 | 문장공방 | 164쪽 | 1만1000원 사람들은 성경을 그저 하늘에서 뚝 떨어진 경전쯤으로 생각한다. 그러니까 신이 모세에게 불러주는 대로 적었다든지, 급하게 기록물을 모아다가 ‘신의 말씀’으로 편집했다고 보든지 말이다. 분명한 것은 성경이 한순간에, 한곳에서 만들어진 기록물이 아니라는 점이다.따라서 성서는 단순히 역사적 타임라인이나 교리식 공부로는 이해하기 어렵다고 지은이는 주장한다. “주입식 암기 중심의 교리 공부만으로는 구원의 다층적인 의미를 제대로 파악하기 어렵다. 내가 강조하고 싶은 것은 이것이다. 성서에는 다양한 이야기가 담겨 있으며 그것은 하나의 교리로 이해되지 않는다.”(11쪽4단) 성서는 도서관처럼 다양한 장르와 층위의 해석이 공존하는 .. 2025. 8. 28. 21:43
[사설] 열한 번의 여름, 미디어그룹을 만든 겨울의 언어 자유의새노래 미디어그룹의 출범에는 중요한 의미가 있다. 오롯이 한 사람의 기억을 담던 그릇이 이제 많은 이들의 기록을 품는 그릇으로 변한다는 것이다. 지금 이 자리에 서기까지 열한 번의 여름을 지나쳐야 했다. 그 사이 겨울의 언어로 아로새긴 추위와 고독, 결의가 지금도 선명하다. 이 신문의 방향을 가른 것은 외부의 세력도, 미지(未知)의 존재도 아니었다. ‘바뀌어야 산다’는 절박한 마음이 오늘을 만든 것이다.10여 년의 세월, 새능력교회의 비정상적 신앙은 세상을 둘로 가르고 인간성을 거세했다. 그 거세된 인간성 속에서 내면의 아이를 죽음에 이르게 만든 것이다. 그 아이를 오래도록 ‘소녀’라고 불렀다. 소녀는 인간을 사랑하고 삶의 작은 목소리에도 귀 기울일 줄 아는 하나된 자아를 추구하는 존재였다. 동일한.. 2025. 8. 11. 19:0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