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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유의새노래 디지털판1036

편두통약 매달 줄이다 ‘제동’ 비공개 기사입니다. 2025. 11. 23. 19:35
[편의점은 요지경②] 밤 11시, 새벽까지 이어지는 철학 공부 ‘완벽한 주경야독’ 출근과 함께 뉴스·신문, 독서… 온전한 내 시간 ‘동터오는 하늘 바라보며 성실한 삶 다짐했었지’ 밤 11시. 오늘 근무의 문을 연다. 첫째, 전 근무자에게 인사를 한다. 둘째, 편의점 조끼를 입은 후 계산대에 간다. 셋째, 전 근무자에게 하루 있었던 일들을 인계받는다. 마지막, 시시콜콜 노가리를 까다가 전 근무자의 퇴근에 맞춰 인사드린다. 그렇게 시작되는 온전한 나의 시간. 자정까지는 고객 수가 꽤 있는 편이다. 5분에 한 명, 아니 1분에 한 명을 마주하는 경우도 있다. 따라서 블루투스 스피커를 통해 뉴스를 청취한다. 종편에서 지상파까지, 듣고 싶은 기사들을 훑다 보면 방문하는 고객은 뜸해진다. 자정을 넘기면 혼자만의 시간이 열린다. 나는 자리에 앉아 신문을 읽는다. 문자 그대로 본격적으로 읽는다. 오.. 2025. 11. 20. 20:12
신문업은 줄이고 영상업은 키우고… 올해도 ‘투 트랙 전략’ 비공개 기사입니다. 2025. 11. 20. 15:00
신문이 ‘큐레이터’라고? 건방 떨지 마라:『세상을 편집하라』 세상을 편집하라이영훈 외 4명 지음 | 한국편집기자협회 | 179쪽 | 1만8000원 냉정히 말해 신문의 문법은 죽었다. 더는 신문의 문법으로 말하지 않는 시대에 도달했다. 슬로우뉴스나 미디어오늘 정도가 지면신문 파워를 말한다. 아직도 무시할 수 없는 힘이라는 건 부정하기 어렵다. 어디까지나 종합편성채널과 지면신문 중심의 전달력이란 점에서 1990년대 권능과 비교하면 한없이 초라할 뿐이다. 신문 열독률 지표를 내세우는 것도 지겹다. 결과적으로 신문은 매체로서의 힘을 잃었다. “반면, 인터넷뉴스의 레이아웃은 대부분이 정해진 화면 크기에 간추린 제목과 텍스트만을 나열하고 있다. 뉴스의 경중완급이 확실치 않다. 포털에서 가장 많이 보는 기사는 그날의 중요한 뉴스라기보다는 제목에 낚인 경우이거나 연예인, 스포츠.. 2025. 11. 20. 07:00
망가지지 않은 소녀의 시간, 초침은 지금도 움직인다: 「세계의 주인」 세계의 주인윤가은 감독 | 119분 | 12세+ | 2025 십여 분이었을까. 조금은 과장돼 보이는, 그래서 어색하고도 낯익은 주변 사람들의 웃음과 주인공의 미소. 아버지는 없지만 단란해 보이는 가족과 학교를 날아다니는 여고생 주인. 영화 초반, 오랜 시간 평범한 모습에 할애하던 감독의 의도를 알아차렸다. 스포일러 주의 성범죄 폭력성 주의 담임 교사가 건넨 농익은 사과에 호흡이 곤란한 척 너스레를 떠는 장난까지는 우연인 줄 알았다. 성범죄자 퇴거를 주장하며 사실상 서명을 강요하던 동급생 장수호(배우 김정식) 앞에서 버럭 소리 지르는, 그러니까 “나도 성폭력 피해자야”라는 섬뜩한 장면에서 나는 ‘도무지 농담일 리 없다’고 판단했다.결정적인 장면은 두 컷이었다. 엄마에게 “또 남자친구와 헤어졌다.. 2025. 11. 12. 15:11
[지금,여기] 두 손 모아 경건함으로 “소원을 빕니다” 「2박3일, 교토여행③」 ❹청수사·니넨자카·산넨자카·은각사 자연을 재편집하는 섬세한 손길과 애절함 관광지의 정수였다. 청수사 그러니까 기요미즈데라(清水寺)에 이르자 새빨간 사찰 건물 앞에서 옷매무새를 가다듬었다. 청수사는 매년 12월 12일 일본 ‘올해의 한자’를 발표하는 곳이다.인왕문 앞에서 기념사진을 찍었다. 수많은 관광객들이 신비로운 눈빛으로 인왕문을 구경하거나 사진을 남기기도 했다. 노송나무 껍질로 만든 본당 지붕은 나조차 익히 알고 있는 교토의 유명한 건물이다. 높은 지대를 감추고 있는 파릇파릇한 가을의 나뭇잎이 우드톤 본당의 지붕과 대조적이었다. 자연 속 사찰로 더욱 살아나는 분위기였다. 사찰로 향하는 길목에는 니넨자카와 산넨자카가 늘어섰다. 일관된 목조건물과 절제된 간판이 교토다운 분위기를 물씬 풍겼다. 무척 많.. 2025. 11. 1. 12:45
[지금,여기] 단정한 제복, 섬세한 인사… 이치조지에서 느낀 일본의 감각 「2박3일, 교토여행②」 카페의 문은 굳게 닫혀 있었다. 허탈했다. 하필 우리가 방문한 때가 ‘추분(秋分)의 날’이었다. 우리에게 추분은 평범한 날이지만, 일본에서는 공휴일인 모양이다. 오늘 낮에 방문했던 ‘도쿠라 교토 산조점(手づくりハンバーグの店 とくら 京都三条店)’에서 세트 메뉴 주문이 어쩐지 불가했다. 도쿠라 교토 산조점은 함박 스테이크를 파는 곳이다. 내가 먹은 명란 마요 함박 스테이크를 젓가락으로 자르자 쏟아져 나오는 육즙에 놀랐다. 40분을 바깥에서 기다린 보람이 있었다. 굳게 닫힌 카페 문 알고 보니 ‘추분’ 허탈해진 발걸음 ❺무시야시나이 카드 결제 물으니 한국어로 “아, 네!” 달콤 디저트 카페 ❻센나리 새침한 접객 태도 허나 풍성한 식탁 평범 일본 가정식즉석 데코레이션 디저트 카페 ‘무시야시나이’, 푸짐한 일.. 2025. 11. 1. 12:42
[지금,여기] 아라시야마, 압도하는 ‘교토의 풍경’ 「2박3일, 교토여행①」 버스에서 내리자 눈앞 펼쳐진 광경에 문자 그대로 압도당했다. 질서정연한 지붕과 모두가 비슷한 톤, 어느 하나 톡 튀지 않는 풍경에 오히려 개성을 느꼈다. 그리고 마음에서 우러나오는 감탄을 내뱉고 말았다. “여기가 교토구나!” 도쿄와 다른 매력, 교토의 심장에 들어간 기분이 들었다. 말 그대로 다른 도시의 매력을 앞두고 첫눈에 반한 것이다. 이제 막 도착한 아라시야마(嵐山)에는 수많은 관광객들이 보트를 타거나 가스라 강가(桂川)에서 사진을 찍고 있었다. 정겨운 우드 톤. 어느 하나 어색하지 않은 간판. 비교할 수 없는 교토의 고유한 시퀀스에 입을 다물지 못했다. 우리 연인은 대나무 숲을 거닐었다. 해가 져가는 와중에도 올곧게 뻗은 대나무 사이에서 하늘을 올려다보았다. 금방금방 눈가에 비치는 고요한 사당(祠.. 2025. 11. 1. 12:40
[지금,여기] 뜨듯한 온천과 시원한 맥주 “캬, 이 맛이지” 끝없는 ‘오사카의 밤’ 「2박3일, 오사카여행③」 우드톤 단색의 고즈넉한 도시가 교토였다면, 오사카는 그저 화려하고 젊은 분위기의 도시였다. 우리는 나가호리바시를 기반으로 오사카의 도톤보리와 난바, 우메다, 나가자키초를 돌아다녔다. 그중 기억에 남는 것은 큐카츠 토미타(牛かつ 冨田)다. 각자 구워 먹을 수 있는 큐카츠 전문점이다. 다행히 우리는 기다림 없이 바로 입장해서 저녁을 즐길 수 있었다. 와, 문자로 표현할 수 없는 맛. 달달하고 고소하며 담백한 맛. 입 안에서 녹는 육즙이 끝내줬다. 현금만 받는 가게라 카드로 결제하지 못했다. 곧이어 낮에 예매해 둔 리버 크루즈를 타고 우리는 도톤보리 강을 누볐다. 베테랑 안내원의 설명을 들으며 웃기도 하고, 감탄하기도 했다. 주변 관광객들이 선사하는 손인사에, 우리도 손을 흔들었다. 가까운 타지에서 느끼는 이.. 2025. 11. 1. 12:35
[지금,여기] 나가호리바시 이에케이 라멘 「2박3일, 오사카여행②」 오사카 숙소 근처에서 라멘 집을 발견했다. ‘이에케이 라멘 이타다키야 나가호리바시(家系ラーメン 頂㐂家 長堀橋店)’. 면의 굵기와 맛 강도를 선택할 수 있고 다진마늘과 양념으로 기호에 맞게 먹으면 된다. 여자친구는 이에케이 라멘과 미소 라멘을 먹었다. 이에케이 라멘의 흰 돼지국물은 국물이 묵직해서 맛있지만 다소 느끼해서 물렸는데 미소 라멘은 얼큰해서 느끼함이 없었다고 한다. 보통 여행에서 식당은 한 번만 갈 텐데 이 집은 두 번을 갔을 정도로 맛집이다. 2025. 11. 1. 12:32