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결 기사
[열여덟, 이런 고3이라 됴아④] 세상을 바꾸는 건, 뜨거운 정의심과 압도적인 문장들이 아냐
[문쏘, 할 말 있어④] 뭘 물어봐야 하는지도 모르는 회사, 영포티에게서 “도망쳐!”
소통에 실패한 글과 면접
계속 무너지고 쓰러져도
끝끝내 완성될 미래의 나
15년 전 소년은 정직한 문장과 꾸밈없는 건조한 문체가 불의에 맞서는 방법이라고 믿었다. ‘단비새’라는 이름의 잡지를 만들려고 애를 쓴 것도 정직함을 지키기 위한 하나의 몸부림이었다. 부도덕한 사회와 협잡한 대중문화라는 프레임은 잡지를 만들려는 열정에 기름을 부었다.
그러나 세상은 무심했다. 세상은 세태가 어떻게 돌아가는지, 어떻게 윤리를 잃어가는지에 대한 방향을 잃고 말았다. 열정을 다해 글을 썼어도 꼼꼼히 읽는 사람은 대학 입시를 위해 어쩔 수 없이 첨삭하던 담임 교사뿐이었다. 시간이 흐르며 시대는 바뀌었다. 논술을 가르치던 시대는 미디어 리터러시(media literacy)를 먼저 가르쳐야 하는 새로운 국면에 닿은 것이다.
까이는 건 중학생 신문에서뿐만이 아니다. 이름 없는 회사의 면접에서도 까이는 건 마찬가지였다. 한 쪽은 설익어서 까였고, 다른 한쪽은 물러터져 버려서 문제였다. 발신자는 안다. 두 곳 모두 혼은 나지만 존경심이 드는 곳, 지치지만 배울 수 있는 곳, 무력감이 아니라 성장통을 느낄 수 있는 곳이 아니라는 것을.
정의와 신념에 가득 찬 무리들, 그리고 무력감에 절어 세상만사를 삐딱하게 보는 아저씨를 경험하며 발신자는 15년 전 소년의 실패를 떠올린다. 발신자는 그럼에도 글쓰기를 포기하지 말라고 당부한다. 그 문장들이 이후의 시대를 살아가는 현재의 발신자를 살리게 될 거라는 분명한 사실을 가리키며 지치지 말라고도 당부한다.
글은 의사를 소통하는 최초의 방식이자 미래의 수신자에게 보내는 최후의 의사소통이다. 15년 전, 소년은 발신에 실패했을지 모르겠다. 하지만 끊임없이 지치지 않는 발송을 통해 끝내 수신자에게 닿았다. 정직한 문장과 꾸밈없는 건조한 문체, 투박하지만 해야 할 말은 하던 소년을 통해 발신자는 소통의 새로운 방식을 경험한다. 세상을 바꾸는 것은 신념에 가득 찬 글이나 프레이밍으로 정의를 부추기는 기사가 아닌, 그저 평범하게 퇴근하는 삶의 풍경 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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