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오피니언220

[에셀라 시론] 태초에 개발자가 doctype를 선언하시니라 입력 : 2020. 01. 22 | 수정 : 2020. 02. 05 | A6  드디어 신 죽음의 시대를 벗어나려는 걸까. 신의 명령에 주목한 시대를 신 죽음의 시대 이전이라 정의한다면. 신 명령이 어떠한 영향력도 발휘하지 못함을 인식한 시대를 신 죽음의 시대라 명명할 수 있다. 신 죽음의 시대는 주체성의 개념조차 존재할 수 없는 세계다. 세계라는 점에서 벗어날 수 있고 시대라는 점에서 언젠가는 마침표를 찍는다. 오랜 시간 슬픔과 절망 속에 신이 다시 살아나기를 희망했건만. 신의 부활은 요원하고 세상은 바쁘게도 신의 존재를 망각한 채 신 죽음을 가리킨다. 아직도 신이 살았는지 죽었는지 확인할 수 없는 시대에 살지만. 죽지 않았다고 잠정 결론을 내리고 신 죽음의 시대라는 3년의 터널을 벗어난다. 그래서 마련.. 2020. 1. 22. 20:38
[현실논단] 기억담론과 시간 정책 입력 : 2020. 01. 22 | 수정 : 2020. 02. 05 | A6  전체주의 시대가 끝이 났다. 드디어 종결된 전체주의 시대를 바라보며 새로운 시간 정책을 구사한다. ‘신(神) 죽음의 시대 이후의 담론(談論)’도 그렇다. 신 죽음의 시대에 구가하던 전체주의 담론의 끝을 선언하고  새로운 담론으로 새 시대를 맞이하자는 의미였다. 전체주의 시대 시간 정책은 해방을 기저에 둔 담론이었다. 해방을 위한 자유, 해방을 위한 신앙, 자유 투쟁도 이러한 연장선에 등장한다. 전체주의 시대의 자유란 해방 그 자체였고, 신자유주의 시간 정책과는 무관한 신 죽음의 시대 이전의 담론이었다. 전체주의 망령(亡靈)에서 벗어나려던 신 죽음의 시대는 어떤가. 비로소 해방을 위한 자유와 신앙, 자유 투쟁이란 현실을 깨닫고 .. 2020. 1. 22. 20:38
[자유시] 호언장담하던 당신들의 시대가 끝이 났다 外 입력 : 2020. 01. 01 | 수정 : 2020. 01. 02 | A1  ○豪言壯談하던 당신들의 時代가 끝이 났다. 영원히 집권할 줄 알았던 당신들 時代는 그리 길지 않은 殞命이었다. ○關係史의 놀라운 발견. 五旬節을 벗어나니 모든 日常이 정상으로 돌아오는구나. 지극히 당연한 삶이었거늘. ○憎惡와 忿怒 들끓던 2019年. 素望과 念願을 위해서라도 激怒의 질주를 끊고 省察하고 反省하는 時代 향하기를. 2020. 1. 2. 00:22
[사진으로 보는 내일] 파란 하늘 갈매기는 입력 : 2019. 12. 31 | A7 날아가는 새를 바라보며 자유를 꿈꾼 적이 많았다. 자유롭게 어디든지 향할 수 있음을 부러워했다. 동경하는 대상이 되면 동경하는 대상처럼 살아갈 수 있지 않을까, 일말의 희망을 안으며 살아간다. 동경하는 대상을 향해 나도 저렇게 살 수 있을까. 그래서 져가는 노을이 서글펐다. 오늘이 끝난다는 감정이 무겁게만 느껴졌다. 누구에게나 동일한 파란 하늘이지만, 어떤 이에게는 회색 빛 하늘이고, 중천에 뜬 해를 바라보며 하품이 질 푸른 하늘이자 누구에겐 저녁 노을이 지는 보랏빛 하늘일 것이다. 갈매기를 바라보니 파란 하늘 아래 져가는 노을이 보였다. 그리고 어디든 향할 수 있는 지금에 이르자, 더는 새를 떠올리지 않게 되었다. 새를 잊어버리며 살아가다 이제야 날아가는 새를 .. 2019. 12. 31. 21:36
[사설] 지금도 綠林靑月 바라보며 눈물을 흘린다 입력 : 2019. 12. 01 | A7유튜브 알고리즘이라 불리는 시간 여행을 떠나다 보면 미처 생각지 못한 세계에 발을 딛곤 한다. 9년 전 ‘감옥살이 기도원’ 이름으로 방영한 지상파 프로그램에 지금에까지 격노하는 이유엔 현재도 한국교회 안에 만연한 범죄를 뉴스로 마주하기 때문이다. 범죄를 저지른 가해자 오 모 씨는 고독하게 숨진 채 발견됐고 시체조차 거두지 못해 무연고 사망자 처리되고 말았다. 경찰이 들이닥친 기도원 풍경도 속 시원했지만. 더욱 마음을 울컥하게 만든 장면은 “나가고 싶으세요?” 질문에 조금도 망설임 없이 앞치마를 버리고 점퍼 하나 챙겨들고서 그곳 파주 소망기도원을 빠져나올 때다. 피해자 할아버지는 긴 복도를 지나는 동안 단 한번 뒤 돌지 않았다고 한다. 한국교회는 끊임없이 교인을 죄인.. 2019. 12. 1. 22:33
[에셀라 시론] 최진리를 기억하며, 입력 : 2019. 10. 14 | A34 걸그룹을 알기도 훨씬 전이었다. 지면 신문에 실린 모습을 바라보니 흐뭇했던 이유엔 ‘세상엔 이런 사람도 있구나’를 느꼈기 때문이다. 여성이라면 조신해야 할 것 아닌가, 아이돌이면 자중해야 할 것 아닌가, 공인이라면 적당히 할 것 아닌가. 말하는 사람들을 향해 과감히 자신을 내어 던진 모습에 저항하는 여자로 보였다. 응원해 마지않은 시점도 그 때였다. 독실한 기독교인이자 신학을 전공으로 두고 있음에도 후배들이 “왜 좋아하냐”고 물을 때 나는 말로 표현하지 못할 감정을 이 기사로 보였다. 기사에는 그의 감은 눈, 그의 옆구리, 그의 가벼운 옷차림이 담겨 있었다. ‘왜 논란의 아이콘이 됐나’ 질문은 보이지 않았고 여성이자 혼자로 남아 ‘세상을 등지고 맞선 자’만이 보.. 2019. 10. 15. 00:10
[돌아보는 사건] 내가 퀸덤을 안 보는 이유 입력 : 2019. 10. 05 | 수정 : 2019. 10. 06 | A33 그날도 저녁 늦은 밤, 내 방을 찾아와 학술 동아리 관계자가 작성한 글을 소개 받았다. 이런 글도 있다는 차원의 소갠 줄 알았는데 뭔가 여운이 길어 눈동자를 쳐다봤다. ‘좋아요’를 눌러달란 의미였다. 이 인간 앞에서 원치 않은 서명도 해준 적 있던 터라 두 번 속기 싫어 물었다. “근데요?” 안 누르겠다는 얘기다. 적어도 어떤 얘긴 줄은 읽어봐야 누르지 않겠나. 살짝 서운했는지 내 방을 나서던 풍경을 그 땐 이해하지 못했다. 무엇이든 ‘~하는 방법’으로 발견하는 특성이 여기저기 떠올랐다. 자영업 성공하는 비결, 유튜브 대박 나는 비법, 블로그로 돈 버는 일곱 가지 기술, 브런치 작가 합격하는 팁, 이젠 자신의 성공한 인생을 상.. 2019. 10. 6. 15:19
[사설] 우리는 모두 신 죽음의 時代에 살고 있다 입력 : 2019. 09. 27 | 수정 : 2019. 09. 28 | A35 제 104회 대한예수교장로회 통합(예장통합) 총회는 이해할 수 없는 결정을 내렸다(2019. 9. 26). 명성교회수습전권위원회가 발표한 명성교회 수습안은 교단 헌법과 재판국을 뛰어넘는 초법적 판단이었기 때문이다. 헌법 제 28조 6항은 은퇴하는 위임(담임) 목사의 배우자와 직계비속, 그 직계비속의 배우자는 위임목사로 청빙할 수 없다고 규정한다. 재판국은 명성교회가 교단 헌법을 어겼다는 이유로 김하나 목사 청빙 결의를 무효로 판단하기까지 했다(2019. 8. 5). 명성교회수습전권위원회는 수습안을 통해 명성교회 위임목사 청빙을 2021년으로 미룸으로써 김하나 목사를 위임목사로 청빙할 수 있는 길을 열어 놨다. 헌법에선 분명히 .. 2019. 9. 28. 05:58
[사설] 대한예수교장로회 통합은 왜 명성교회를 내치지 못하나 입력 : 2018. 10. 09 | 수정 : 2019. 01. 09 | 디지털판 후임자가 없던 명성교회 김삼환 목사는 “누가 이 큰 십자가를 지겠냐”며 걱정했다(2017. 10. 29). 걱정은 변칙 세습으로 말끔히 해결됐다. 2014년, 명성교회에서 독립한 김삼환 아들 김하나 목사는 교회에서 5㎞ 떨어진 경기도 하남에 새노래명성교회를 개척했다(2014. 3. 8). 잠잠하던 세습 논란은 김삼환 목사가 명성교회를 은퇴하며 잠잠해지는 듯 했다. 후임자를 물색하던 명성교회 청빙위원회는 새노래명성교회 김하나 목사를 끄집어 내 후보 자리에 다시 앉히며 논란을 점화했다(2017. 3. 7). “아들은 (후임)후보에서 빼줬으면 좋겠다”던 김삼환 목사의 발언(2015. 12. 29)이 무색해졌다. 당회는 한술 떠, .. 2019. 9. 23. 07:10
[일과속기록] 박제의 시대 입력 : 2019. 09. 12 | A29 조국 법무부 장관을 둘러싼 의혹을 보며 분명한 한 가지를 깨달았다. 말조차 기록으로 박제되는 시대 말이다. 조 장관이 사회적으로 비판을 받는 큰 이유 중 하나도 그가 말과 행동이 달랐다는 점이다.우리는 박제의 시대를 살아가고 있다. 어떻게 말하든 커뮤니티 댓글에서 카카오톡 채팅창, 심지어 발화한 말조차 녹음으로 디지털화된다. 논쟁하다 댓글을 수정하면 곤란해진다. 그새 캡처해 “왜 말을 바꾸냐”고 따지기 때문이다. 글 삭제도 불가능하다. 아카이브 사이트에 주소 채 박제 가능하기 때문이다. 아카이빙이 무서운 이유다.약학을 전공하겠다고 말한 그가 신학을 끝까지 밀고 간 행동도 마찬가지다. 그는 분명히 약학으로 전공을 바꾸겠다고 말했다. 그가 한 부분 발언은 일과속기록.. 2019. 9. 12. 07:3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