입력 : 2020. 05. 06 | 디지털판
감춰진 것이 환히 나타나다 예수는 이렇게 말했다: “숨겨 둔 것은 드러나고, 감추어 둔 것은 알려져서 환히 나타나기 마련이다.”(누가8,17) 빛과진리교회는 내부 입장문을 통해 “문제로 제기된 훈련과정의 내용은 전혀 사실이 아니다”고 밝혔다. 하지만 평화나무는 제보자들 증언을 통해 “채팅방에 (훈련에 관한) 샘플 사진이 올라왔고 남성의 경우 LTC 훈련 참가자들이 모인 구글 드라이브에 올라왔다”고 반박했다.
예장뉴스 보도부 이름으로 기사 하나가 올라왔더군요. “빛과 진리교회 보도는 과장돼”(2020. 5. 1). 직접 취재한 건지, 우라까이 한 건지 모르지만 복수의 참가자 증언을 빌려 과장됐다는 논변을 더하셨는데 거창하고 분명한 제목과 달리, 기사 내용은 속 빈 강정과 다르지 않아 많이 실망했습니다.
①자발적인 선택이었다고요?: 빛과진리교회도 그렇게 해명했습니다. “제자의 정체성을 간접 체험하는 자발적 프로그램이다”라고. 그런데 평화나무는 인분 먹는 훈련이 프로그램이었다고 보도한 적 없습니다. 그리고 자발적 훈련이라 해서 그게 정상적 훈련입니까? 성경 어디에도 바울의 고통을 체험하라는 구절은 없습니다. 따라서 바울이 매를 맞든(2고린6,5), 독뱀에 물리든(사도28,5) 고난을 경험하거나 느껴야 할 이유가 없다는 겁니다.
②악의적 기사라고요?: 인분을 먹이고 뇌출혈 환자 사건을 보도한 자료에 논리적 반박은 고사하고 “누군가가 작정하고 악의적으로 썼다”는 복수의 참가자 말을 인용하면 곤란하죠. 윤락녀 전도하고, 동성애자 전도하는 건 사실이면서 피해자들이 경험한 사건들이 모두 거짓말이라고 예장뉴스가 공표하는 겁니까? 주간지에서 일하는 기자의 문자를 인용해 자신의 논변을 더하더군요. 네이버와 제휴를 맺는 게 언제부터 언론 자격의 요건이 되었습니까? 실제 발생한 사건을 두고 “지속적으로 프로그램화한 것도 아니고 복수의 다른 참가자들이 다른 입장을 보여 사실 확인이 더 필요하다”니요. 정확하게 기다 아니다, 말할 수 없으면 취재를 하십시오.
③고린도후서 6장을 토대로 훈련한 것 사실이잖아요: 예장뉴스는 한술 떠서 가해자로 지목 당한 이의 목소리를 빌려 평화나무 보도가 오보라고 단정 짓는 모습에서 매우 화가 났습니다. 명색이 언론사란 것들이 취재도 안하고, 피해자들 인터뷰도 따놓지 않고서 기사들을 악의적 프레임으로 가둔 것도 모자라 ‘자체 조사’를 근거로 오보라며 다분히 공격적이고 파괴적 논조에 불과하다고 적는 것이야 말로 편파적 기사 아닙니까? 거기에서 왜 김용민 씨 정치 성향이 나오는 거죠? 그거 인신공격의 오류 아닙니까?
언론보도 과장됐다며
인신공격한 예장뉴스
“묻지 마 報道 폐해 커”
이런 걸 기사라고 냈나
④잘못하면 잘못했다, 나쁜 짓 했으면 형사처분 받는 겁니다: 이 부분 되게 웃긴데요. “일단 언론들이 제기한 문제에 인정할 것은 하고 사과도 하는 모습은 이전에 무조건 부인만 하고 모면하혀(제 오타 아닙니다)는 다른 교회나 목사들과는 달라 보인다.” 잘못하면 사과하고 처벌 받아야죠. 자기 잘못 인정하는 건 지극히 당연한 자세 아닙니까? 감히 기독교 신문이 칭찬하는 건 아닐 테고, 다른 목사들과 비교는 왜 합니까? 하기야 지금도 고개 뻣뻣이 들고 목회하는 성범죄 목사들 참 많죠. 그런 놈들과 비교하면 나을지 모르지만 사과문이라고 공개한 자료를 읽어보니 기가 차더군요. 내부 입장은 이렇습니다. “문제로 제기된 훈련과정의 내용은 전혀 사실이 아니며….”
⑤교회의 문제는 내부에서 처리하는 게 아닙니다: 바울은 이렇게 말했습니다. “사람은 누구나 위에 있는 권세에 복종해야 합니다. 모든 권세는 하나님께로부터 온 것이며, 이미 있는 권세들도 하나님께서 세워주신 것입니다. 그러므로 권세를 거역하는 사람은 하나님의 명을 거역하는 것이요, 거역하는 사람은 심판을 받게 될 것입니다.”(로마13,1-2) 나쁜 짓 하면, 법에 의해 심판 받아야 합니다. 개혁교회 쪽 신문사니 루터의 한 말씀 읊겠습니다. 받아 적으세요. “그리스도인은 모든 악과 불의를 감내하고 스스로 복수하거나 소송하지 말고 세속의 권세와 법을 스스로를 위해 사용하지 않아야 한다.”(루터선집, 2017, 453쪽)
⑥“묻지 마 보도로 인한 교회의 폐해가 크다”고 하셨죠?: 평화나무가 취재를 안 했습니까? 피해자들만 접촉했나요? 한국 언론이 ‘기레기’ 소리 듣는 이유가 무엇입니까. 예장뉴스처럼 피해자들이 기자회견까지 한 상황에서 “몇 군데 언론들의 보도는 좀 더 확인이 필요하다”며 취재도 안하기 때문이라곤 생각 안 해보셨죠? 한국교회에서 발생하는 범죄들을 지면에 사건들 이름만 나열해도 한 면 가득 메울 지경입니다. 그래서 하느님도 아모스에게 이렇게 말했나 봅니다: “제사장이 많아지면 많아질수록, 나에게 짓는 죄도 더 많아지니, 내가 그들의 영광을 수치로 바꾸겠다.”(호세4,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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