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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우[now]97

[15일의 기록] 주안의 편지②- “어둔 교회서 꾹꾹 눌러 적은 눈물의 고백, 지금도 기억합니다” 힘겹게 하루를 고백했던 그분에게 2015년 10월 자정 넘긴 시간이었습니다. 당신께서 들어오셨을 땐, 퍼피레드 종료하려던 참이었습니다. 제 말 들어주실 수 있겠냐던 부탁 외면하기 어려웠습니다. 상담이란 말도 거창하게 들릴 뿐입니다. 지면에 공개하기 힘겨운 나날들이 선명하게 드리울 만큼 당신의 고백이 무거운 짐으로 보였습니다. 사람은 누구든지 고통을 짊어지고 살아갑니다. 주님께서도 “감당할 수 있는 시련”(1고린 10,13)을 허락하셨다지만 성경의 이 구절은 틀린 것 같습니다. 지금도 죽어가는 사람들을 바라보며 무엇을 해야 할지, 어떻게 고쳐야 할지. 갈피를 잡질 못하겠습니다. 할 수 있는 일도 보이지 않습니다. 당신과 내가 짊어지기엔 한국의 사정은 그리 녹록치 않습니다. 누군가는 견디라 말합니다 그러나 .. 2022. 3. 1. 20:59
[15일의 기록] ③결혼, 버뮤다 순복음교회에서 했어요! 봉춘님 앞에선 자존심이건 뭐건 없었다. 일단 알겠다고 했다. 우리 교회에선 단 한 번도 결혼식을 열지 않았다. 자존심 때문이다. 자존심이라고 말했다. 자존심 앞에서는 이성친구과 성형, (필)캐시도 아무 힘을 발휘하지 못했다. 복음을 전파하기 위해서는 하등 쓸모없는 것들이었다. 따라서 이성친구 기능을 반대했다. 하나님을 사랑하는데 필요없는 것들이라고 주장한 탓이다. 허나 교회에서 결혼식을 치룰 수 있겠냐던 여성 교인 한 분 앞에선 간단히 무너졌다. 활발하게 활동하던 분이었기 때문이다. 상대가 누구인지 궁금했다. 아. 내가 잘 아는 분이다. 마음이 착잡했다. 반대할 명분이 없었다. 자존심을 꺾었다. 두 분 모두 잃고 싶지 않았다. 마음 한 편엔 예배당을 꾸미고픈 욕망이 꿈틀거렸다. 상상력을 발동했다. 180.. 2022. 3. 1. 20:58
[ㄹㅇ루다가] 백신 맞고서 이상반응 클수록 항체 형성이 더 잘 생기는 걸까?… “의학적 근거 없다” 접종 후 신고 된 이상반응만 전체에서 96.4% ‘일반’ 정도 중대한 이상반응 3.6% 발생 백신을 모더나로 접종한 배우 소진(35)이 이상반응을 호소했다.(2021. 10.04) 심장이 뛰고 몸살 기운과 두통이 생겼다는 후기였다. 배우 설현(26)은 화이자 2차 접종을 마치고 갈비뼈까지 접종 부위 통증이 이어진 후기를 유튜브로 밝혔다. 이어 가수 홍자, 이종 격투기 선수 추성훈 등도 이상반응 사실을 밝혔다. 질병관리청은 ‘코로나19 예방접종 후 이상반응 주간 분석 결과’를 통해 이상반응 의심사례 신고현황을 발표한다. 40주차인 12월5일 0시 기준으로 백신 접종 10만 건 당 이상반응 의심 신고는 451.4건으로 1차 접종 534.8건, 2차 접종 394.6건으로 집계됐다. 신고 당시 환자 상태 기준으.. 2021. 12. 17. 21:00
[ㄹㅇ루다가] 모더나 백신 2차 접종, 근육이 아프고 열이 발생하고 몸살이 났다 첫 코로나 백신을 모더나로 맞았다.(2021.09.30) 시월이 다가오기 전 맞을 수 있었던 건 잔여백신 덕분이다. 원래는 10월 1일로 예약했다. 사전 예약 대신 잔여백신으로 당일 신청한 이유는 하루라도 더 빨리 맞고 싶었기 때문이다. 퇴근하고 병원으로 발걸음을 옮겼다. 도착한 병원에선 볼펜을 건네며 몇 가지 문항에 체크하라고 종이 한 장을 전했다. 백신 맞기 전에도 코로나19에 감염 됐는지, 해외는 다녀왔는지, 복용하던 약은 있는지 등 빼곡한 문항 하나하나 정독하며 예, 아니오로 답했다. 내 앞 환자들이 많은 탓에 30분가량 책 읽으며 대기했다. 내 차례다. 들어가서 팔을 걷었다. 리뷰에서 본 것처럼 선생님은 친절했다. 몇 가지 사항을 들었으나 나가는 순간 잊어버렸다. 아픈 증상이 며칠 이어지면 병원.. 2021. 12. 17. 21:00
[지금,여기] 와, 바다에게도 노래 불러 줄 수 있구나 다양한 결을 가진 민중미술과 민중가요 ‘노래를 찾는 사람들’이 대표적이다. ‘노동자 노래단’과 ‘삶의 노래 예울림’이라는 노래패가 합쳐져 지금의 꽃다지가 등장한다.꽃다지는 편견을 버리게 도왔다. 삶. 민중가요는 증오와 투쟁만을 담지 않았다. 2011년에 발매한 정규 4집 「노래의 꿈」(2011.12.09)이 그렇다. 꼭 외길 투쟁만으로 해석하지 않아도 ‘두 눈을 똑바로’가 내가 믿는 정의와 멀지 않음을 말한다. ‘내가 왜?’ ‘당부’처럼 슬픈 염원을 담기도 하지만 ‘친구에게’ ‘한결이’처럼 일상의 메시지로 친근하게 다가온다.   코로나를 맞아 꽃다지도 유튜브에서 활동한다. 콘서트 실황과 클립 영상이 올라왔다. 정윤경 보컬이 잠잠하게 바다의 시각으로 인간 향해 노래 부른다. 시화호를 생각하며 부른 곡이다... 2021. 5. 5. 19:58
[지금,여기] 전두환 따까리를 전구처럼:「시대유감展」② 독재 정부라서 한 목소리만 내지 않았다 시대가 바뀌자 통쾌한 민중미술 표현법 임옥상 작가의 「발 닦아주기」에 다다르자 빵 터졌다. 전두환 발 닦아주는 노태우 바깥 경계에 정치인들이 노랗고 붉은 색깔로 칠해져 전구처럼 전시 돼 있었다. 기발했다. 대통령 풍자가 가능해진 이후 나온 작품이라고 한다. 지금 시대야 문재인과 지지자를 “문재앙” “대깨문으로 부르는 시대지만. 서슬 퍼런 5공 시절 겪고서 대통령에 대한 언급이 가능해진 시대의 풍자라면 느낌이 어땠을까. 아쉽게도 사진으로 남기지 못했다. 촬영 불가였다. 민중미술이 닿은 시선 민중미술은 독재라 이름 짓는 권위주의 정부만 타도하지 않았다. 80년대 한국 사회는 급변했다. 경제성장과 함께 올림픽으로 세계화를 맞이했다. 전두환이 부추긴 측면도 강하다. 컬러 .. 2021. 5. 5. 19:57
[지금,여기] 여자애 앞에 서서 조용히 생각했다:「시대유감展」① ‘나는 낡았구나.’ 더는 낡지 않게 바꾸고 싶었지만 뭘, 어떻게 바꾸어야 할지를 몰랐다. 후배와 지하상가를 방문했다. 차 밀리던 저녁 늦게 도착해 새로 입은 파란 니트 입은 내 모습을 살폈다. 그간 나를 꾸밀 줄도 모르고 있다는 사실을 깨달았다. 말없이 옷가지를 골라주던 후배 얼굴을 떠올렸다. 옷만 바꿔 입는다고 될 문제가 아니었다. 생각의 전환이 필요했다. 그 밤 어수룩한 맵시를 깨달아 낡았다고 생각하기까지 시간이 필요했음을 알아차렸다. 여자애 앞에서 수줍게만 서 있던 내게 수식어는 뻔했다. 착하다는 말과 성실하다는 말이 더는 기분 좋은 말이 될 수 없는 상황에서 거무튀튀한 무채색의 조선일보와 성경책은 나를 상징하는 색깔이다. 노래도 조악한 10년 전 곡들뿐이니 화사한 파스텔 풍 이미지와는 거리가 멀었.. 2021. 5. 5. 19:57
[교회는 요지경] 발레하던 누나들의 편지 받은 사건 입력 : 2021. 02. 28  22:35 | B2-3 교회에서 열린 큰 사건마다 뛰어가 촬영하고 기록물로 남기던 시간 속 소년에게 기운 내라 응원한 누나들 담임목사가 중요하다며 신신당부한다. 결혼식. 외삼촌 이후로 처음이다. 고등학교 1학년, 혼자 방송실에서 바쁘게 일하던 차에 “우리 교회에서 결혼할 테니 잘 준비하라”는 메시지를 하달 받았다. 전체실황 녹화해서 신랑·신부에게 전달해야 하나 싶었다. 방송 자막을 띄울 뿐만 아니라 사진에 동영상 촬영까지 해야 할 참이다. 누구에겐 하나 밖에 없을 결혼식일 테니까. 카메라는 두 대였다. 지금이야 스마트폰 들고서 촬영하면 그만이지만 피처폰 사용하던 시절이라 80만 원 캠코더와 일본서 수입한 소니 카메라가 전부였다. 천장에 매달린 소니 카메라로 결혼 예배 전.. 2021. 2. 28. 22:35
[주마등] 한 페이지가 될 수 있게 입력 : 2021. 02. 15  19:00 | B1-2    엄마와 싸우고 나서도 냉기가 여전했다. 손바닥에 호호 불자 드라이아이스 연기처럼 퍼져갔다. 신호 바뀌었다고 생각할 찰나에 뛰어든 횡단보도 앞, 따가운 경적을 째려보자 기사 놈의 호통이 이어졌다. 싸가지? 싸가지 없는 건 너였다. 어른들의 모든 말들이 싫었다. “내 생각에는” “내 생각에는” 씨발. 어른들 관심은 오로지 몸뿐이다. 고차원적 언어에서 말초적 신경에 이르기까지. 다 너 잘 되라는 말 사이에 숨은 웃기지 않을 문란한 문법이 미풍양속 네 글자로 집약된다. 교복 배지 아래 아크릴 명찰 뜯어 버렸다. 이것도 만들어진 이름이다.‘해를품은달보호소’질풍노도 딱지도 모자라 모든 걸 품어준다던 구라 섞인 역겨움이 어딜 가도 같았다. 어른들 언어의 .. 2021. 2. 15. 19:00
[주마등] 코로나가 바꾼 우리들 풍경 입력 : 2020. 06. 10 | 수정 : 2020. 12. 26 | B2-3  2020년 1월 20일. 코로나바이러스 첫 확진자가 한국에서 발생하고 130일이 지났다. 신종플루 때도 학교는 다녔고, 마스크를 쓰지는 않았다. ○○○ ○○ ○○을 경험하기 전까진 이번 봄을 넘길 수 있을는지 넘겨짚었고 기어이 ○○○의 ○ ○ 한 번에 만국을 소성(笑聲)시키자 서늘함이 엄습했다. 구로구 콜센터와 이태원 클럽, 쿠팡 물류센터에 이르자 비로소 이번 여름 뙤약볕 쬐는 더위 속에서도 마스크를 착용해야 한다는 짜증이 피부에 와 닿은 것이다.전 국민이 ‘난생 처음’ 겪는 코로나에 새 파란 봄은 순삭 됐다. 아직도 뇌가 느끼는 느낌은 겨울 저 언저리에 서 있지만, 축 늘어진 몸만이 여름으로 달려가고 있었다. 모든 것이 .. 2020. 12. 26. 18:12