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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우[now]

나우[now] [작품 해설] “문소혜, 너와 연결된 이 신문을 지키기 위해 내가 할 수 있는 일이야” 정보를 다루지만 필요 없는 정보로 가득한 괴상한 신문 그 신문을 누군가는 만든다 그 신문을 누군가가 지킨다 그 신문이 사회를 지켜낸다 이야기는 매화고등학교 학보사 이른아침매화 사회부 기자 최문정의 회상으로 시작한다. 신문은 문정에게 자신을 드러낼 수 있는 유일한 창구다. 소셜 미디어나 온라인 커뮤니티, 메신저가 아니라 신문을 선택한 이유는 무엇일까. 정제된 단어와 깔끔한 문체, 함축하여 전달하는 정보력을 굳이 설명하지 않더라도. 과거라는 방식의 학보사에서 안정감을 느끼는 문정의 삶 저변에는 신문이 자리한다. 문정의 확고부동한 성향이 사실 관계를 집요하게 파헤쳐야 할 기자 체질에는 맞았다.(4단43줄) 때로는 신문의 존립을 지키기 위해서라면 고개도 숙일 줄 알았던 편집국장 문소혜와 달랐다. 조판 과정에서 .. 2022. 3. 1. 21:00 더보기
나우[now] [단편소설] 너에게 맞설 수 있는 치트키 매화고등학교 학보 이른아침매화는, 정갈한 글꼴에 기승전결 육하원칙 매듭진 분명한 문체 단숨에 읽혀서 좋다 선배에게 배우면서 찢어지게 웃었던 지난날, 기자 생활 어느덧 보이는 좋아하던 그 아이 어젯밤 키스는 예정에 없었다. 홧김도. 밀당도. 큰 그림도. 힘들어서도. 빼앗길 듯해서도. 붙잡으려던 욕심도. 좋아한단 말 한마디 선전포고 꺼낸 것도. 아니었다. 느낌의 흐름 따라 입 맞췄을 뿐이다. 아닌 건 어제의 나도 마찬가지였다. 변명의 여지는 충분하다. 이슬톡톡만 아니었으면 일어나지 않았을지도 모른다. 밤새 잠이 오지 않았다. 날밤으로 새야했다. 내내 간지러웠다. 이부자리 설쳤다. 이상하다. 내가 이상해졌다. 숨어서 좋아하던 두근거림 따위와는 달랐다. 모두가 잠든 밤 달만이 미소 짓는다. 그 캔 레모나 맛은 .. 2022. 3. 1. 21:00 더보기
나우[now] [내 맘대로 교회 탐방] 여의도 순복음교회 주보, 현대적 시스템은 예배를 거들 뿐 주보 1면은 거대한 빨간 벽돌이 돋보인다. 간단히 ‘주보’라 쓰인 용지 상단에는 ‘원로목사 조용기’ ‘담임목사 이영훈’ ‘부목사 이장균’이 있으나 조 목사 사후에는 위임목사 이영훈, 부목사 순으로 바뀌었다. 제일 위에 ‘설립자 조용기 목사’ 문구가 들어간다. 여의도 순복음교회는 예배 전 찬양팀이 찬송가를 부른다. 성가대와 다른 개념인 찬양팀은 밴드형으로 구성한다. 영산싱어즈와 팀조슈아(TeamJoshua)가 대표적이다. 예배는 사회자의 시편 낭독인 ‘예배로 부르심’으로 시작해 찬송-신앙고백(사도신경)-장로의 기도-성경봉독-성가대-설교-기도와 결신-헌금기도-광고-주기도문 찬송-축도로 이뤄진다. 결신은 미국 복음주의 영향과 무관하지 않다. 예수를 주님이라 입으로 고백하고 부활을 마음으로 믿으면 구원을 받는다.. 2022. 3. 1. 21:00 더보기
나우[now] [내 맘대로 교회 탐방] 여의도, 영산(靈山)의 진해지는 그림자: 여의도 순복음교회② 여의도 순복음교회는 돔 예배당만이 전부가 아니다. 매 일요일 국회대로 가득 메운 인파 속을 헤집고 예배당에 도착해 남는 시간 주보를 읽노라면 오늘 설교 할 조용기 목사 설교 제목이 가장 눈에 띈다. 사회자의 시편 낭독. 손을 휘 저으며 찬송가 부르는 지휘자. 10분 남짓한 장로님 기도. 성경봉독, 성가대의 찬송 순서가 지나 예배는 하이라이트에 다다른다. “옆에 계신 분들에게 ‘주님의 복을 받으십시오’ 인사해주십시오.” 이제 등단한 조용기 목사가 “제게도 축복해주세요”를 덧붙이면 교인들은 두 손 가리키고서 박수를 친다. 언젠가는 이 부탁을 빠트렸고 교인들이 조 목사를 향해 손짓과 함께 축복하자 웃으며 이렇게 말했다. “저도 잊어버렸는데 여러분이 기억해주셔서 고맙습니다.” 조용기 목사는 중학생이 들어도 이해.. 2022. 3. 1. 20:59 더보기
나우[now] [15일의 기록] 기능소개- 요리하기: 드시고 싶은 거 있으세요? 미니파크로 놀러오세요! 퍼피레드는 소량의 콩을 이용한 요리가 가능하다. 박스 안 순서를 클릭해 완성하는 방식이다. 완성한 요리를 미니파크에 배치하고 ‘판매하기’로 설정하면 먹을 수 있다. 내가 먹으면 원가에서 10% 더한 수익을 얻지만 누군가가 먹어주면 15% 가량 되받는다. 의도적인 버그일까. 삼단 케이크는 원가에서 두 배 이상을 획득할 수 있었다. 딴 짓하면 안 된다. 다음 순서로 넘어가려는 15초 이내 다음 순서 버튼을 눌러야 한다. 이 글을 읽는 동안 당신은 요리에 실패했다. 2022. 3. 1. 20:59 더보기
나우[now] [15일의 기록] 주안의 편지②- “어둔 교회서 꾹꾹 눌러 적은 눈물의 고백, 지금도 기억합니다” 힘겹게 하루를 고백했던 그분에게 2015년 10월 자정 넘긴 시간이었습니다. 당신께서 들어오셨을 땐, 퍼피레드 종료하려던 참이었습니다. 제 말 들어주실 수 있겠냐던 부탁 외면하기 어려웠습니다. 상담이란 말도 거창하게 들릴 뿐입니다. 지면에 공개하기 힘겨운 나날들이 선명하게 드리울 만큼 당신의 고백이 무거운 짐으로 보였습니다. 사람은 누구든지 고통을 짊어지고 살아갑니다. 주님께서도 “감당할 수 있는 시련”(1고린 10,13)을 허락하셨다지만 성경의 이 구절은 틀린 것 같습니다. 지금도 죽어가는 사람들을 바라보며 무엇을 해야 할지, 어떻게 고쳐야 할지. 갈피를 잡질 못하겠습니다. 할 수 있는 일도 보이지 않습니다. 당신과 내가 짊어지기엔 한국의 사정은 그리 녹록치 않습니다. 누군가는 견디라 말합니다 그러나 .. 2022. 3. 1. 20:59 더보기
나우[now] [15일의 기록] ③결혼, 버뮤다 순복음교회에서 했어요! 봉춘님 앞에선 자존심이건 뭐건 없었다. 일단 알겠다고 했다. 우리 교회에선 단 한 번도 결혼식을 열지 않았다. 자존심 때문이다. 자존심이라고 말했다. 자존심 앞에서는 이성친구과 성형, (필)캐시도 아무 힘을 발휘하지 못했다. 복음을 전파하기 위해서는 하등 쓸모없는 것들이었다. 따라서 이성친구 기능을 반대했다. 하나님을 사랑하는데 필요없는 것들이라고 주장한 탓이다. 허나 교회에서 결혼식을 치룰 수 있겠냐던 여성 교인 한 분 앞에선 간단히 무너졌다. 활발하게 활동하던 분이었기 때문이다. 상대가 누구인지 궁금했다. 아. 내가 잘 아는 분이다. 마음이 착잡했다. 반대할 명분이 없었다. 자존심을 꺾었다. 두 분 모두 잃고 싶지 않았다. 마음 한 편엔 예배당을 꾸미고픈 욕망이 꿈틀거렸다. 상상력을 발동했다. 180.. 2022. 3. 1. 20:58 더보기
나우[now] [ㄹㅇ루다가] 백신 맞고서 이상반응 클수록 항체 형성이 더 잘 생기는 걸까?… “의학적 근거 없다” 접종 후 신고 된 이상반응만 전체에서 96.4% ‘일반’ 정도 중대한 이상반응 3.6% 발생 백신을 모더나로 접종한 배우 소진(35)이 이상반응을 호소했다.(2021. 10.04) 심장이 뛰고 몸살 기운과 두통이 생겼다는 후기였다. 배우 설현(26)은 화이자 2차 접종을 마치고 갈비뼈까지 접종 부위 통증이 이어진 후기를 유튜브로 밝혔다. 이어 가수 홍자, 이종 격투기 선수 추성훈 등도 이상반응 사실을 밝혔다. 질병관리청은 ‘코로나19 예방접종 후 이상반응 주간 분석 결과’를 통해 이상반응 의심사례 신고현황을 발표한다. 40주차인 12월5일 0시 기준으로 백신 접종 10만 건 당 이상반응 의심 신고는 451.4건으로 1차 접종 534.8건, 2차 접종 394.6건으로 집계됐다. 신고 당시 환자 상태 기준으.. 2021. 12. 17. 21:00 더보기
나우[now] [ㄹㅇ루다가] 모더나 백신 2차 접종, 근육이 아프고 열이 발생하고 몸살이 났다 첫 코로나 백신을 모더나로 맞았다.(2021.09.30) 시월이 다가오기 전 맞을 수 있었던 건 잔여백신 덕분이다. 원래는 10월 1일로 예약했다. 사전 예약 대신 잔여백신으로 당일 신청한 이유는 하루라도 더 빨리 맞고 싶었기 때문이다. 퇴근하고 병원으로 발걸음을 옮겼다. 도착한 병원에선 볼펜을 건네며 몇 가지 문항에 체크하라고 종이 한 장을 전했다. 백신 맞기 전에도 코로나19에 감염 됐는지, 해외는 다녀왔는지, 복용하던 약은 있는지 등 빼곡한 문항 하나하나 정독하며 예, 아니오로 답했다. 내 앞 환자들이 많은 탓에 30분가량 책 읽으며 대기했다. 내 차례다. 들어가서 팔을 걷었다. 리뷰에서 본 것처럼 선생님은 친절했다. 몇 가지 사항을 들었으나 나가는 순간 잊어버렸다. 아픈 증상이 며칠 이어지면 병원.. 2021. 12. 17. 21:00 더보기
나우[now] [지금,여기] 와, 바다에게도 노래 불러 줄 수 있구나 다양한 결을 가진 민중미술과 민중가요 ‘노래를 찾는 사람들’이 대표적이다. ‘노동자 노래단’과 ‘삶의 노래 예울림’이라는 노래패가 합쳐져 지금의 꽃다지가 등장한다. 꽃다지는 편견을 버리게 도왔다. 삶. 민중가요는 증오와 투쟁만을 담지 않았다. 2011년에 발매한 정규 4집 「노래의 꿈」(2011.12.09)이 그렇다. 꼭 외길 투쟁만으로 해석하지 않아도 ‘두 눈을 똑바로’가 내가 믿는 정의와 멀지 않음을 말한다. ‘내가 왜?’ ‘당부’처럼 슬픈 염원을 담기도 하지만 ‘친구에게’ ‘한결이’처럼 일상의 메시지로 친근하게 다가온다. 코로나를 맞아 꽃다지도 유튜브에서 활동한다. 콘서트 실황과 클립 영상이 올라왔다. 정윤경 보컬이 잠잠하게 바다의 시각으로 인간 향해 노래 부른다. 시화호를 생각하며 부른 곡이다. .. 2021. 5. 5. 19:58 더보기
나우[now] [지금,여기] 전두환 따까리를 전구처럼:「시대유감展」② 독재 정부라서 한 목소리만 내지 않았다 시대가 바뀌자 통쾌한 민중미술 표현법 임옥상 작가의 「발 닦아주기」에 다다르자 빵 터졌다. 전두환 발 닦아주는 노태우 바깥 경계에 정치인들이 노랗고 붉은 색깔로 칠해져 전구처럼 전시 돼 있었다. 기발했다. 대통령 풍자가 가능해진 이후 나온 작품이라고 한다. 지금 시대야 문재인과 지지자를 “문재앙” “대깨문으로 부르는 시대지만. 서슬 퍼런 5공 시절 겪고서 대통령에 대한 언급이 가능해진 시대의 풍자라면 느낌이 어땠을까. 아쉽게도 사진으로 남기지 못했다. 촬영 불가였다. 민중미술이 닿은 시선 민중미술은 독재라 이름 짓는 권위주의 정부만 타도하지 않았다. 80년대 한국 사회는 급변했다. 경제성장과 함께 올림픽으로 세계화를 맞이했다. 전두환이 부추긴 측면도 강하다. 컬러 .. 2021. 5. 5. 19:57 더보기
나우[now] [지금,여기] 여자애 앞에 서서 조용히 생각했다:「시대유감展」① ‘나는 낡았구나.’ 더는 낡지 않게 바꾸고 싶었지만 뭘, 어떻게 바꾸어야 할지를 몰랐다. 후배와 지하상가를 방문했다. 차 밀리던 저녁 늦게 도착해 새로 입은 파란 니트 입은 내 모습을 살폈다. 그간 나를 꾸밀 줄도 모르고 있다는 사실을 깨달았다. 말없이 옷가지를 골라주던 후배 얼굴을 떠올렸다. 옷만 바꿔 입는다고 될 문제가 아니었다. 생각의 전환이 필요했다. 그 밤 어수룩한 맵시를 깨달아 낡았다고 생각하기까지 시간이 필요했음을 알아차렸다. 여자애 앞에서 수줍게만 서 있던 내게 수식어는 뻔했다. 착하다는 말과 성실하다는 말이 더는 기분 좋은 말이 될 수 없는 상황에서 거무튀튀한 무채색의 조선일보와 성경책은 나를 상징하는 색깔이다. 노래도 조악한 10년 전 곡들뿐이니 화사한 파스텔 풍 이미지와는 거리가 멀었.. 2021. 5. 5. 19:57 더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