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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우[now]

[ㄹㅇ루다가] 첫 날만 ‘330명’… 버뮤다순복음교회 기억해 준 고마운 이들

흔한 기도.jpg

 

 

 

종교 초월한 기도하는 공간
교회에서 살아갈 용기 얻어

 

“퍼피레드 PC 버전을 위해 기도합시다” “주님, 300억을 헛 되지 않게 쓰게 해 주시옵소서” “퍼피레드 운영진 정신 차리게 구원해주시옵소서”

농담 반 진담 반. 기도 한 스푼에 웃음이 터졌다. 교회는 ‘파티파티’를 열 때마다 최대 접속자 수를 채울 만큼 사람으로 채워졌다. 실없는 장난부터 진지한 기도에 이르기까지 다채로운 사람들이 교회를 찾았다.

 

 

파티파티(게임 기능·party&party)
미니파크의 연결성을 보완하기 위해 활용한 초대 기능이다.



“강대상에는 올라가지 말아주시기를 부탁드립니다” 강대상은 예배를 집도하기 위한 책상이다. 퍼피레드 교회에는 예나 지금이나 강대상 부근에 올라와 괴상한 행동을 하는 경우가 종종 발생한다. 그럼에도 조용히 기도하는 신앙인을 위해 제지한다.

본지는 계정을 만들었다. 단편소설 ‘너에게 맞설 수 있는 치트키’에서 문소혜를 이름으로 한 캐릭터로 교회의 일주일을 살폈다.

 

 

본지 독자서비스센터 계정 문소혜.



◇가장 많은 질문 “실제 목사예요?”
교회에 머물면서 가장 많이 본 질문은 교회 운영진이 실제 목사인지 여부였다. “목사는 아니에요. 학사 전공이 신학일 뿐이고 지금은 교회를 다니지 않습니다.” 교회 운영이 콘셉트인지 묻는 질문도 많았다. “버뮤다순복음교회는 해체했지만 교회 터만 남겨둔 상태에서 결혼식이나 학술대회 같은 대중 활동에 초점을 맞추려 합니다.”

성경에 대한 질문이 이어졌다. 사이비 종교 같은 사회현안이 중심이었다. “교회는 젊은이들 노동 착취로 운영된 측면이 큽니다. 교회에서 일하지 마세요. 교회는 여러분의 삶을 책임지지 않습니다.” 정통과 사이비를 관통하는 대답. 신에 대한 애증과 믿음도 교회라는 공동체에 잘못 몰입한 대가로 발현된다.

“어릴 때 여기 들어와서 힐링 많이 했었던… 다시 이렇게 만들어주셔서 감사하네요.” 교회를 방문한 ‘자연인튼튼이’씨가 과거를 회상했다. “처음에는 콘셉트인 줄 알았는데 진짜 교회 온 거 같이 기분 좋아져요 ㅋㅋㅠㅠ” 옆에서 ‘수키’씨가 거들었다. 

 

 

교회에 모여든 방문객/퍼피레드 기능인 ‘파티’를 열면 다양한 사람들이 교회를 방문한다.



◇교회에 바라는 건 다름 아닌 ‘예배’
교회에 잠잠히 앉았을 뿐이다. 사람들이 오가며 “예배 있어요?”라고 물었다. 목사냐고 묻는 질문 다음으로 많았다. “이곳 버뮤다순복음교회는 2016년 8월 해체한 이후 교회 터만 운영하고 있습니다. 따라서 예배는 드리지 않으며 앞으로 결혼식 같은 대중 활동 위주로 활약할 예정입니다.”

설명을 듣고 나면 얼마 지나지 않아 교회 미니파크를 나가는 이들이 다수다. 왜냐하면 교회에서 할 수 있는 일은 의자에 앉아서 기도하거나 대화를 나누는 일뿐이기 때문이다. 예배나 강의 같은 활동이 아닌 이상 교회를 둘러보고 나가는 관람객들이 많았다. 이들은 신앙 활동까지 진행하려는 모습 때문에 교회를 방문한 듯했다.

그럼에도 교회에 남은 이들이 교회 의자에 앉아 두런두런 이야기를 나누었다. 가수 이야기에서 종교, 정치, 사회현안이 연이었다. 이야기는 하나로 엮였다. “우리 생활과 직결되는 문제다보니 관심을 가지지 않을 수 없겠더라고요.” 퍼피레드라는 사회 안 교회에서 나눈 활발한 대화에 웃기도 하고 씁쓸하기도 하며 때론 분노하기도 했다. 그러면서도 열심히 살아보자, 힘내자는 응원으로 매듭지었다. 대화는 밤 자정 가까운 시간까지 이어졌다.

버뮤다순복음교회에 방문한 이들이 기도한다. 주위를 둘러보니 기도하는 이들이 눈에 밟혔다. 이사야 57,6에는 이스라엘 성전을 가리켜 “만민이 모여 기도하는 집”으로 묘사한다. 예수도 복음서에서 성전을 가리켜 “만민이 기도하는 집”(마가11,17)이라고 말했다. 교회는 누군가가 독점하는 공간도 아니며 누군가의 목소리가 큰 공간도 아니었다. 다양한 이들이 스치는 가운데 삶의 희망과 용기를 얻는 우물 같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