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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유의새노래 디지털판866

[에셀라 시론] 51% 가영이 누나에게 탈출을 권했어도 달라지지 않았을 것이다. 1층 작은 예배실은 토요일 저녁이면 컴컴했다. 한편에 들어찬 사무실 미닫이 문 열고서 바라본 누나의 뒷모습은 지금도 생각하면 가슴이 아려온다. 웃음이 많았고 미소가 은은했다. 한 숨을 쉬어가며 마치지 못한 그 일을 끝내 내 앞에 가져온 저녁이 떠오른 건. 그 일을 한 집사와 학생, 셋이서 만들어갈 무렵이다. 교회를 나오지 않으며 저절로 승계가 이루어진 것이다. 기억을 더듬었다. 자격증 시험을 위해서 주일 예배를 빠져도 되겠냐던 물음에 하나님 일이 더 중요하지 않겠냐던 대답과, 그 자리 떠난 누나의 온기도 사라지기 전 목사의 지껄이던 “쟤는 돈을 너무 좋아해” 한 마디는 지금도 황당한 마음을 지우지 못하게 만들었다.그 한심한 교회는 지금에서야 리빌드.. 2021. 9. 1. 23:24
[현실논단] 태평로1가 61-28번지 조선일보에서 어느 날 토요일이었다. 조선일보 1면을 정독하다 하단의 기사를 보고 놀랐다. 1면 상단에나 어울릴 크기의 커다란 세 줄 제목에 띄었기 때문이다. 우병우 전 민정수석을 겨냥한 기사 이후 4년 만에 정정보도문을 대문만한 크기로 게재했다. 박근혜와 조선일보 싸움은 송희영 주필을 몰아내고, 최순실이 터져서야 막을 내렸다. 둘 중 하나가 이긴 것이 아니다. JTBC 보도로 부랴부랴 토해낸 TV조선 기사에 국민들 시선이 잠시간 이동했을 뿐이다. 그리고 지금까지 이렇다 할 특종을 보지 못했다. 저널리즘의 승리라고 말할지 모른다. 나비효과로 보이는 이유가 무엇일까.지금까지 이렇다 할 특종을 보지 못했다고 말했다. 조국의 호(號)가 단독이 되었을 무렵 사람들은 조선일보에 주목하지 않았다. 쏟아지는 단독 기사에 조국 사태.. 2021. 9. 1. 23:24
종교 사기꾼은 돈을 움켜쥐고 이렇게 말했다: 「구해줘2」 종교 트라우마 가진 사람이면 보지 않는 게 좋겠다.  스포일러 주의     구해줘2는 사기꾼 전과자 최경석이 교회 장로로 변장해 댐 공사로 수몰할 예정인 마을 주민들의 이주정착지원금을 가로채는 내용이다. 구해줘1과 다른 방식으로 종교사기를 구사하고 좀 더 다채로운 한국만의 사회 문제를 배치해 흥미를 더한다. 배우들의 섬세한 연기는 트라우마를 불러일으킬 수준이고 차라리 연애로 희석시켰으면 좋았을 만큼 작중 현실의 벽이 자리했다. 장소 월추리 마을은 곧 댐으로 수몰될 지역이다. 마땅한 보상금을 받아야 하지만 법에 문외한인 주민들은 속수무책 쫓겨날 위기에 처했다. 영웅처럼 등장한 한국대 법대 교수 최현수가 나타나 지원금 문제를 깔끔하게 해결한다. 최 교수에게 호의적 감정이 싹튼 마을 주민은 교회를 세우는데 이.. 2021. 8. 24. 23:46
“될…지…어…다” 구선원의 세계에서 날 구해줘: 「구해줘1」 대놓고 종교사기를 친다는 점에서 구해줘2보다 현실에서 동떨어진 느낌을 준다. 3년 간 무지군에 종교 단체 구선원을 세워 포교 활동을 버리고 잠적하려는 사이비 종교인을 다룬다.◇사이비의 목적은 단 하나, 너의 몸  스포일러 주의    구선원도 주인공 상미네 가족의 어려운 상황을 알아차려 접근한다. 사람의 약한 부분을 건드려 자기 편으로 만들려는 술수. 따라서 어려워하는 이웃을 케어해야 할 사회적 책무를 실감한다. 집도 구해주고 일할 데도 마련해 주면서 가족의 사적인 공간을 하나 둘 점령해 간 교주 백정기의 목표는 단 하나다. 상미의 몸.고등학생 이후로 다시 마주친 상미 친구 촌놈 4인방 한상환·석동철·우정훈·최만희는 구선원에 붙잡힌 상미를 구하기 위해 전력투구한다. 동철은 직접 구선원에 가입했고, 상환과 .. 2021. 8. 24. 23:46
[지애문학] 그날 밤 연락하지 않은 건 자존심 따위를 지키려는 게 아니야 옛날 일들이 떠올랐다. 갑자기 떠오른 일들에 기분이 울적해졌다. 그리고 생각했다. 휴우증은 여전히 그 사람을 사랑하기 때문에 떠오르는 걸까. 아닌 것 같다. 그때 그 상황으로 돌아간다면. 분명히 뺨을 때리고 말았을 거다. 불쾌감, 적의, 분노, 배신, 파괴, 한순간의 말들로 사랑했던 그 사람과의 모든 기억이 얼룩지고 말았다. 아직까지 사라지지 않은 ‘새로운 친구’ 목록에서 적의로 가득한 그 얼굴이 역겨웠다. 오늘은 그냥 두지 않았다. 마음먹은 대로 움직였다. 프로필까지 차단. 이젠 기억에서 완전히 지워졌으면 좋겠다. “누구랑 톡하는데 심각해?” “아냐, 오빠.” 볼 새라 폰을 끄고 배에 누워 만지작거리며 발을 흔들었다. 뚫어지게 바라보는 눈빛이 닿았다가, 미끌거리다 다시 닿으며 마주치고 떠나기를 반복했다.. 2021. 8. 15. 23:00
[지애문학] 그러라고 있는 사람들 “하하하!”정확히 세 번 하!하!하! 예, 아니오도 아니었다. “그랬으면 좋겠네요”란다. 누가 취재한 걸까. 그 소식통 줘 패야 돼. 또 나만 바보 됐어. 힝.“마지막 날 상고장 제출하면서 조마조마했어요. 또 마음 바뀌는 건 아닐까…. 간혹 인선 자료 떠돌아도 틀릴 때 많아요. 결국 오늘 1면에 제 이름만 안 실린 것처럼요. 데스크는 그러라고 있는 사람들이니까요.”안도했다. 그럼 그렇지 이렇게 착한 사람이 누가 누굴 이용해 먹어? 지금 당장은 김지수 공판 준비하느라 정신없을 뿐이고 대통령 당선하기 전부터 몇 번 만나본 사이일 뿐이라고. 국민의 악마를 변호하는 사람을 자기 대변인으로 뽑을 리 있겠냐던 말에서 황당해진 건 나였다. 당연히 그렇지. 신문사 들어가고 나서부터 세상이 어떻게 돌아가는지를 모르고 살.. 2021. 8. 8. 22:00
[에셀라 시론] 보이지 않는 나라를 꿈꾼다 박원순과 나경원이 맞붙던 시절의 이야기다. 종북(從北) 단체와 친밀하게 지낸다는 박원순 후보의 일설을 믿고 순진한 마음으로 누나에게 메시지를 보냈다. 누나의 답변은 간단했다. 정치는 단순한 이념으로 보는 게 아니라고. 이념으로 사람을 보아서는 안 된다고 말했다. 답변에도 아랑곳하지 않았다. 새로운 눈이 뜨이자 무언가를 깨달은 것 같았다. 왜곡된 정치의 시각으로도 보이지 않는 세계가 있다는 사실을 깨달았다. 신앙의 끝으로 달려가던 와중에 붙잡은 정치 이념이 보수적 깨시민으로 만든 후였다. 대학을 입학했다. 생각보다 ‘보이지 않는 나라’는 많았다. 기독교가 말하는 하느님 나라가 대표적이다. 하느님 나라는 눈에 보이지 않는다. 그럼에도 많은 기독교인들이 그 하느님 나라를 꿈꾼다. 보수적 성향의 시민도 보이지 .. 2021. 8. 7. 23:43
[지애문학] 동태 눈깔에게 이별 통보 받은 밤 굳은 입술의 동태 눈깔. 교회 일에 치여 완벽하게 자기 자신을 잃은 사람만이 되어지는 눈빛. 세상의 불의와 타협하지 말고 당당하게 그리스도인으로 살아야 한다던 가르침과 다르게 살아온 이중 잣대. 그리고 철저히 정직하게 살아낼 수 없어 월급으로만 사는 무능력한 직장인에게서나 볼 수 있는 현실의 벽 앞에 선 자만의 눈망울. 며칠 전만 해도 입술과 입술을 맞대어 사랑한다고 속삭이던 분위기와는 달랐다. 그 입술에 만큼은 생기가 남아 있을 줄 알았는데. “그래서. 하고 싶은 말이 뭔데.” “헤어지자.” 안색 하나 변하는 것 없었다. 그럴 줄 알아서 눈물이 날 것 같았다. 조금씩 가슴에 금이 가기 시작했다. “서울대 남자랑 만나니까 좋아?” 내 소식통. 두 달 전부터 서울대 출신 성악과 한 여자와 전임자가 만난다는.. 2021. 8. 7. 23:35
강변북로 아래에서 2021. 7. 23. 02:13
이촌로 29길 건널목 2021. 7. 23. 02:13