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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피니언/사설

[사설] 만민교 후신 이희진·이희선, 아무나 목사하는 시대

만민중앙교회 안에서 사택파와 쌍둥이파로 나뉘자 분란을 조정하는 내용이 담긴 범죄자 이재록의 친필. ⓒ만민중앙교회와 이재록 목사의 진실

 
PD수첩이 방영한 ‘쌍둥이 목사의 비밀 사업’에는 기가 막힌 장면이 나온다.(2023.05.30)
 
사이비 만민중앙교회 당회장 이재록 등신상에 절을 하는가하면 돌아가신 할머니 장례식에 참여한 신도에게 “주일이 네 날이냐” “독립투사들은 아빠가 죽어도 울지 말고 열심히 나라 지키라고 하고 죽으러 가”라고 폭언을 일삼는 장면이 방영된 것이다. 이들 정체는 만민교 후신으로 거론되는 이희진·이희선이다.
 
그루밍과 교리를 활용해 신도에게 성폭력을 가한 교주 이재록은 2019년 상습준강간 등 혐의로 기소되어 징역 16년 형을 선고 받았다. 이재록 범죄 행각이 드러나자 교회는 두 개의 계파로 갈라졌다. 이 교주 딸 이수진 당회장 직무대행 계열인 사택파와 쌍둥이파로 알려진 이희진·이희선 계파로 나뉘어 충돌을 빚었다. 두 계파 모두 이재록 범죄 행각을 전면 부인하지만 이희진·이희선의 만국교회는 선을 넘고 있다.
 
이희진·이희선 쌍둥이파는 이재록 범죄를 부인하는 것도 모자라 직접 신의 메시지를 대리해 전달한다는 황당한 주장을 전개한다. 이들 용어로 대언자인 것이다. 기존 만민중앙교회에서 주장한 병 고침이나 기적 행위 등을 강조하며 신도들을 현혹한다. 수단은 범죄자 이재록의 이름이다. 신앙과 믿음을 단계로 나누어 경쟁을 부추길 뿐만 아니라 새 예루살렘에 들어가기 위해 열성적인 신앙 활동을 강조한다.
 
이들 신앙의 문제는 자신만이 새 예루살렘에 간다는 왜곡된 믿음이다. 현실로 드러난 이재록 범죄를 모두 부정하고 자신만의 세계에서 살아가기에 반사회적 형태를 보이는 것이다. 이재록이 구속되어도 기소조차 되지 않은 이유는 무엇일까. JMS 정조은과 대조된다. 범죄를 방조하고 합리화하는 이들이 버젓이 목사로 활약하고 있다. 이러고도 대한민국의 정의를 말할 수 있나.
 
그러나 말로 형용하기 어려운 문제는 성(性) 문제다. 방송에서 한 피해자는 발언을 나열하며 이희진이 “네가 예뻐서 그런다” “네가 새 예루살렘에 가서 하나님의 여인이 되려고 한다”며 성범죄를 부추기는 발언을 해 논란이 일고 있다. 헌금 유용도 눈여겨봐야 한다. 만국교회는 주일헌금과 십일조·각종 헌금 종류를 기념일까지 제정해 강조한다. 신도들이 헌금을 가볍게 생각하지 못하도록 구조를 촘촘하게 만든 것이다.
 
이 나라는 유독 사이비 종교에 아무 책임을 묻지 않는다. 그저 온 사회가 적의와 분노의 시선을 내비칠 뿐이다. 어딜 가나 돈의 논리가 만연하기 때문이다. 만일 국회가 나섰더라면 어땠을까. 넷플릭스 다큐멘터리 ‘나는 신이다’ 방영 이후 과도한 헌금의 빚을 지지 못하도록 법망을 구축했다면 피해자 한 사람이라도 줄일 수 있지 않았을까. 자진해서 헌금과 자신의 몸을 바친다 한들 누구 하나 지적할 이가 없다면 오로지 피해의 몫은 나약한 이들에게 돌아가기 때문이다.
 
성서는 엄중히 경고한다. “주님의 손이 짧아서 구원하지 못하시는 것도 아니고, 주님의 귀가 어두워서 듣지 못하시는 것도 아니다. 오직, 너희 죄악이 너희와 너희의 하나님 사이를 갈라놓았고, 너희의 죄 때문에 주님께서 너희에게서 얼굴을 돌리셔서, 너희의 말을 듣지 않으실 뿐이다.”(이사59,1-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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