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유의새노래 디지털판866 발바닥이 보일 만큼 거센 파도 앞에서 제법 몸 가누기 힘들었다. 하룻밤 사이 내린 폭설에 허리춤까지 쌓아둔 덕분이다. 파도 앞에 서기 위해 발 한걸음 조심스레 내딛지만 이내 발가락부터 젖고 만다. 푹 파이지는 않을까 바짓단에 묻는 건 아닐까 더 젖어버리진 않을까 순간 이어지는 왼발 오른발 박자에 맞추어 나도 몰래 종종걸음 뛰어간다. 파도 굉음 아랑곳 않은 채 총총걸음 빗기어 내 앞에 선 너. 가볍게 오르는 발바닥 보니 누구에게 맞서는 듯한 기분마저 들었다. 수많은 갈림길 끝에서 오늘에 도달한 너도 이 파도가 무겁게 들리지 않았을 거야. 엇나간 줄 알았던 발바닥은 다시금 돌아와 내 앞에 서 기록으로 남긴다. 두 손 맞잡고 “언제나 어디서든 같이 있자” 이 한 마디 족적으로 남겨두고서 묻는다. 드넓은 대지로 남은 이 파도는 어.. 2022. 3. 1. 20:59 [15일의 기록] 기능소개- 요리하기: 드시고 싶은 거 있으세요? 미니파크로 놀러오세요! 퍼피레드는 소량의 콩을 이용한 요리가 가능하다. 박스 안 순서를 클릭해 완성하는 방식이다. 완성한 요리를 미니파크에 배치하고 ‘판매하기’로 설정하면 먹을 수 있다. 내가 먹으면 원가에서 10% 더한 수익을 얻지만 누군가가 먹어주면 15% 가량 되받는다. 의도적인 버그일까. 삼단 케이크는 원가에서 두 배 이상을 획득할 수 있었다. 딴 짓하면 안 된다. 다음 순서로 넘어가려는 15초 이내 다음 순서 버튼을 눌러야 한다. 이 글을 읽는 동안 당신은 요리에 실패했다. 2022. 3. 1. 20:59 [15일의 기록] 주안의 편지②- “어둔 교회서 꾹꾹 눌러 적은 눈물의 고백, 지금도 기억합니다” 힘겹게 하루를 고백했던 그분에게 2015년 10월 자정 넘긴 시간이었습니다. 당신께서 들어오셨을 땐, 퍼피레드 종료하려던 참이었습니다. 제 말 들어주실 수 있겠냐던 부탁 외면하기 어려웠습니다. 상담이란 말도 거창하게 들릴 뿐입니다. 지면에 공개하기 힘겨운 나날들이 선명하게 드리울 만큼 당신의 고백이 무거운 짐으로 보였습니다. 사람은 누구든지 고통을 짊어지고 살아갑니다. 주님께서도 “감당할 수 있는 시련”(1고린 10,13)을 허락하셨다지만 성경의 이 구절은 틀린 것 같습니다. 지금도 죽어가는 사람들을 바라보며 무엇을 해야 할지, 어떻게 고쳐야 할지. 갈피를 잡질 못하겠습니다. 할 수 있는 일도 보이지 않습니다. 당신과 내가 짊어지기엔 한국의 사정은 그리 녹록치 않습니다. 누군가는 견디라 말합니다 그러나 .. 2022. 3. 1. 20:59 [15일의 기록] ③결혼, 버뮤다 순복음교회에서 했어요! 봉춘님 앞에선 자존심이건 뭐건 없었다. 일단 알겠다고 했다. 우리 교회에선 단 한 번도 결혼식을 열지 않았다. 자존심 때문이다. 자존심이라고 말했다. 자존심 앞에서는 이성친구과 성형, (필)캐시도 아무 힘을 발휘하지 못했다. 복음을 전파하기 위해서는 하등 쓸모없는 것들이었다. 따라서 이성친구 기능을 반대했다. 하나님을 사랑하는데 필요없는 것들이라고 주장한 탓이다. 허나 교회에서 결혼식을 치룰 수 있겠냐던 여성 교인 한 분 앞에선 간단히 무너졌다. 활발하게 활동하던 분이었기 때문이다. 상대가 누구인지 궁금했다. 아. 내가 잘 아는 분이다. 마음이 착잡했다. 반대할 명분이 없었다. 자존심을 꺾었다. 두 분 모두 잃고 싶지 않았다. 마음 한 편엔 예배당을 꾸미고픈 욕망이 꿈틀거렸다. 상상력을 발동했다. 180.. 2022. 3. 1. 20:58 2022.03.01 화: 자유의새노래 제20호 문화섹션 나우[now] 지면신문 2022년 3월 1일 화요일 (총면수 : 44면, A32면, B12면) 33면 B1 [문화섹션] [커버스토리] 결혼, 버뮤다 순복음교회에서 했어요! 34-35면 B2-3 [문화섹션] [교회는 요지경] 발레하던 누나들의 편지 받은 사건 [주마등] 한 페이지가 될 수 있게 [#객관적상관물] 발바닥이 보일 만큼 [마감하면서] 1년 만의 발행 36-37면 B4-5 [문화섹션] [지금,여기] 여자애 앞에 서서 조용히 생각했다 [지금,여기] 와, 바다에게도 노래 불러 줄 수 있구나 [지금,여기] 전두환 따까리를 전구처럼 38면 B6 [문화섹션] [ㄹㅇ루다가] 모더나 백신 2차 접종, 근육이 아프고 열이 발생하고 몸살이 났다 [ㄹㅇ루다가] 백신 맞고서 이상반응 클수록 항체 형성이 더 잘 생기는 걸까?… “의학적 근거.. 2022. 3. 1. 20:58 2022.03.01 화: 자유의새노래 제20호 지면신문 비공개 기사입니다. 2022. 3. 1. 20:58 [신앙칼럼] 진짜 사과 들고 와서 사과하면 다 되는 줄 아는 목사 진짜 사과 건네주면 된다고 믿는 목사의 순진한 믿음과 교단으로 복귀한 성범죄자 물리 법칙을 거스를 수는 없는 법이다. 1초 만에 서울에서 부산까지 이동하지 못하고, 죽었다가 깨어나도 과거라는 시간으로 돌아가지 못하듯이 물리 법칙도 거스를 수 없다. 큰 폐를 끼치고 돌이킬 수 없는 지점이 생각날 무렵, 사과 한 마디로도 끝나지 않는다는 일종의 물리법칙을 깨닫곤 한다. 아무리 보상해도 보상으로 위로할 수 없고 잘못하기 전으로 돌아갈 수 없기에 사과가 중요하다는 사실을 부정할 수 없다. 사과문에는 건조한 잘못을 저지른 사실 관계, 경위, 재발방지, 반성, 잘못하기 이전으로 최대한 복구하겠다는 약속과 함께 상심한 마음을 풀어주는 것까지도 포함되어야 한다. 그러나 사과에는 진정한 마음이 담겨야하기에 어떻게 사과해.. 2022. 1. 21. 21:04 [사회노트] 언제까지 이해해야 합니까 비공개 기사입니다. 2022. 1. 14. 19:31 “네게 돌아와서 가슴이 뛰어. 우리 몇 년만이지?” 비공개 기사입니다. 2022. 1. 14. 18:37 [ㅁㅅㅎ] 네 속삭임을 담는다 시린 손 빨갛게 얼룩진 냉기를 거두며 한 땀 한 장 져가는 노을을 화면에 담는다 가볍지 않은 발걸음처럼 네 차가운 바람도 가볍지 않았을 거야 여까지 오느라 고생한 우리 혜 이 시린 빨갛게 타들어갈 손가락 맞잡고 언제나 어디서든 같이 있자 네 속삭임을 담는다 구겨진 종이라 다시 쓰려 했다. 컬러 프린트를 지나치는 찰나의 순간에 벌어진 구겨짐 그대로 두었다. 인생도 다시 살아갈 기회가 주어진다면 얼마나 좋을까. 어쩔 수 없는 고난과 역경에 피하고 싶은 순간이 부지기수(不知其數)이겠지만 피할 수 없으므로 나라는 고유한 특성도 여전한 게 아닐까 생각했다. 풋풋한 사랑의 순간에 둘이서 오른 남한산성, 문정과 잠실을 목전(目前)에 두고 사랑을 고백한다. 고난의 순간에도 끊어지지 않을 그 사랑. 2022. 1. 1. 23:40 이전 1 ··· 25 26 27 28 29 30 31 ··· 87 다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