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자유의새노래 디지털판865

[작품 해설] 입으로 굴리고 굴려낸 이름으로 네 감촉, 의미, 마음을 상상한다 연결 기사 [단편소설] !삭제된 메시지입니다 이름으로 느낀 촉감과 의미 본연의 모습과 상황 통해서 생각지 못한 관심으로 연결 그리고 발견한 할아버지 댁 최문혁. 이름을 입으로 말하고 또 말하는 게 습관인 나율이의 잠꼬대에 선배 문소혜와 최문정이 놀려댄다.(1단10줄) 언니들의 농담이 들리지 않는 데에는 믿을 수 없는 광경이 생각났기 때문이다. 그 광경을 설명하기 위해서는 아무 상관없는 남자애, 최문혁을 만난 때부터 거슬러 올라가야 한다. 싸움에 휘말릴 뻔한 나율을 구한 남자애 이름은 최문혁. 남은 것은 문혁에 대한 기억, 그리고 명찰 뿐이었다. 나율의 습관은 옆자리 친구의 이름에서 자신을 구해준 문혁으로 바뀐다. 문혁의 이름을 부른다. 문혁의 이름을 자음 모음으로 해체해 되뇐다. 문혁의 정체를 알고 싶어.. 2022. 7. 26. 22:52
[단편소설] !삭제된 메시지입니다 “나율아, 문정이가 그렇게 좋아?” “쟤 최문혁 꿈 꾼 거야. 요즘 최문혁 사는 동네에 신문 돌린다고 존나 일찍 일어나잖아. 부럽다. 나도 키 큰 남자가 아기새처럼 감싸줬으면 좋겠다.” 자국 따라 뺨을 매만지느라 언니들의 농담을 흘겨 들었다. 좋아하는 이름을 입으로 굴리는 버릇. 그게 꿈에서까지 이어지다니. “잉, 귀요미 나율이가 이 연약한 다리로 너 따라 달동네 오르내리는데 고생하잖아.” “문소혜. 기사 승인이나 내.” 하루가 지났어도 가슴에 남은 자국이 또렷했다. 스크래치일까 충격일까. 좁은 틈 사이로 스며든 황금빛 노을에 비친 할아버지 사진이 그려졌다. 목 굳은 자세로 선 젊은 할아버지는 지금처럼 웃지 않았다. 훈장을 걸어둔 벽에는 여생 절반을 함께해 온 할머니 영정과 몇 가지 스크랩한 종이 신문이.. 2022. 7. 26. 22:52
전두환 시대의 부장 혼자서 한겨레와 조선일보 읽던 토요일 점심이었다. 다짜고짜 내 어깨를 치면서 부르는 손짓을 느꼈다. “다시는 도서관에 오지 마라”는 협박과 함께 문장 사이에는 욕설이 섞였다. 두 해 지나서야 발붙이지 못했던 도서관을 어렵게 오고갔고 추운 겨울 박근혜 탄핵을 맞이했다. 지금도 한겨레와 조선일보를 번갈아 읽던 20대 청년에게 입에 담기 어려운 말로 협박한 그 인간이 선명하다. 86세대라 불리는 전두환 세대와 첫 인연이다. 복학하면서 다양한 86세대 사람들을 만났다. 부동산 업자로 살아가다 은퇴한 장로님. 반도체 회사에서 근무하다 잘 풀리지 않은 집사님. 자기 말론 기타치고 방탕하게 살다가 기독교로 귀의한 전도사님. 후배들이 인사 안한다고 찡찡대던 투잡 전도사님. 짜장면에 탕수육까지 거하게 대접해준 권사님. .. 2022. 7. 24. 20:53
[시대성의 창] 지옥에도 맞설 수 있는 용기 인간이라면 “미안해” 이 한 마디 당연한데 말할 용기도 없으면서 지옥을 어떻게 이기나 사이비 종교 S집단이 미인계를 사용한 모양이다. 고개를 흔들며 “그런 인간, 거르는 게 답”이 나올 만큼 친구 얼굴은 찡그린 상태였다. 누가 순박한 내 친구에게 미인계를 사용했는지 몰라도 그 종교 참 몹쓸 집단이란 생각을 지우지 못했다. 순수한 감정을 자극해 불러일으킨 연민에 느끼는 감정을 부정하던 가스라이팅 수법이 저급했다. 진지한 대화 끝에 아는 사람을 소개시켜주고 특정 교리를 공부하도록 이끄는 과정이 S집단 자체를 가리켰다. 인간이라면 충분히 느낄 불편함에 대고 “그런 감정 느껴서 양심의 가책도 안 느끼냐” 물었고 불쌍함 최대한 끌어 올려 도움 받으려다 선 긋는 실력은 다시 봐도 하수(下數)였다. 코로나19 첫 집.. 2022. 7. 24. 20:48
[에셀라 시론] 힘없는 인간일지라도, 당신을 교회 문제로 엄마와 싸우다 한 마디 앞에서 아무 말도 못했다. “그렇게 힘들면 뭐 하러 교회에서 일을 하니? 안 다니면 되는 것을.” 맞는 말씀이라 할 말이 없었다. 스트레스 받으면서도 교회를 다니고, 힘들면서도 무급으로 봉사한 데에는 이유가 있었다. 교회라는 시스템에 몸이 맞았기 때문이고, 교회를 나와서는 살 수 없는 몸이 되었기 때문이다. 엄마는 이유를 알지 못했고, 나도 그런 사실을 13년이 지나서야 깨달았다. 이제는 일요일 아침 9시에 일어나도 예배당을 찾지 않는다. 그 흔한 대형교회 유튜브 스트리밍조차 청취하지 않는다. 기독교가 내 몸에 맞지 않기 때문이다. 이런 몸이 되기까지 지난한 시간을 보내야 했다. 교회를 나오고 군복무 마쳐서 돌아온 신학교는 여전히 형편없었다. 룸살롱 다녀오고도 아무 문.. 2022. 7. 24. 20:48
[현실논단] 어차피 이현지는 중요하지 않았다 비공개 기사입니다. 2022. 7. 24. 20:48
[고마운 이름들④] “원주의 어느 골목이었습니다. 감자탕집 아저씨는 길 잃은 절 아들처럼 저녁 차려 베푸셨죠.” 그 여름도 상당히 더웠다. 푹푹 찌는 살갗에서 감도는 짠맛과 흙냄새로 뒤덮으며 나는 냄새. 가만히 있어도 땀 한 방울 흐르는 등줄기를 느끼며 동네 골목을 향해서 일직선으로 걷는다. 원주의 어느 집골목 사거리만 건너면 곧바로 바둑판 골목이다. 지금의 내 걸음 10분이면 도착하는 거리다. 만 5살 꼬마가 걷는다면 얼마 만에 도착할까. 해도 뜨지 않는 새벽, 어린이집 봉고차 탈 생각에 저절로 눈이 뜨였다. 분명히 한 시간 전이라면 더 자고도 남을 시간일 텐데. 일찍부터 씻고 옷을 갈아입을 채비에 나섰다. 장롱을 열어 흰 옷을 꺼내고 엄마가 깨지 않게 조용히 갈아입는다. 대문을 열어 한적한 이차선 도로, 콘크리트 벽에 바짝 붙어서 지평선이 보일만치 직선 도보 걷는다.  집 앞까지 와주는 운전 선생님 힘들지 않게.. 2022. 7. 20. 07:00
[문쏘, 할 말 있어①] 눈물처럼 빗소리 흘리던 그 밤, 충분히 그 잘못 다 치뤘어 비공개 기사입니다. 2022. 7. 19. 17:00
[일과속기록] 교보문고 대전점 졸업 후, 3년 만에 찾은 대전점 의자와 카페 사라지고 말았지만 차곡차곡 쌓인 기억 지나치면서 오늘 살아갈 힘으로 북돋아준다 학부 시절 매일 가다시피 찾아갔다. 지금도 첫 순간을 기억한다. 이 좋은 델 이제야 오다니. 특유의 향기 속에서 탄식 섞인 감탄이 흘렀다. 몇 년 만일까. 코로나19가 한창이던 지난 11월 입구 앞에 서자 반가운 마음에 미소를 머금었다. 익숙한 글판. ‘이토록 넓은 세상에서 이토록 많은 사람들 중에 나는 당신을 만났다’ 이젠 ‘사람은 책을 만들고 책은 사람을 만든다’로 바뀐지 오래인 듯하다. 중앙에 위치한 카페를 지나쳐 제일 먼저 달려간 곳은 기독교 코너였다. 늘 그랬듯 ‘볼 게 없다. 볼 게 없어’ 내뱉을 뿐이다. 음악과 철학, 인문 코너에 이르자 학부 시절 조별과제가 생각났다... 2022. 7. 18. 21:00
[열여덟, 이런 고3이라 됴아①] 난 네가 그렇게 좋아하는 줄 몰랐어 비공개 기사입니다. 2022. 7. 18. 08:0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