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 번의 검색이 전부였다. ‘꽃봉오리를 꺾지 말라’. 현직 교수, 그것도 내일 제출해야 할 과제하다 말고 눈물 흘리며 써 내려갔을 글줄을 눈앞에 두니 아뜩했다. 망할 놈의 교회는 날 가르치던 교수의 학위를 조작이라 고발했다. 직접 웹사이트에 검색해보라며 디테일한 논문 검색 방법까지 담아놓은 글 안에는 총회장으로 보이는 아버지 같은 인간까지 찾아가 눈물 흘리며 호소했던 그 밤 서러움이 생생했다. 하다하다 조작된 학위조작설로 교수 임용 철회를 요구하던 10년 전, 모교라 부르기도 부끄러운 그곳 풍경 이야기다. 돈이면 다 되는 세계라 그렇다. 학부 3학년이 되어서도 새로운 세상은 도래하지 않았다. 우울증은 깊어져 갔다. 무엇을 해야 할지, 어떻게 먹고 살지, 해놓은 공부는 있었는지 앞길이 보이지 않았다. 노래도 서점도 햄버거도, 아무 의미 잃어가다 도피할 무언가라도 있었으면 했다. 정확히 2주차부터 무기력했다. 교수의 목소리는 들려오지 않았다. 백지 B5 스마트폰 올려둔 채 졸기도 했다. 대놓고 커뮤니티 했고 여자 아이돌 사진을 정리하다 팬픽을 써내려갔다. 즐거웠다. 매일 교보문고를 찾아갔다. 한 번도 생각지 않았던 여자 아이돌 시점에서 생각해 보았다. 아이돌의 작업실부터 화성학까지 모두 잊어버리고 말았지만 공부라는 건 재미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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