망가지지 않은 소녀의 시간, 초침은 지금도 움직인다: 「세계의 주인」

세계의 주인윤가은 감독 | 119분 | 12세+ | 2025 십여 분이었을까. 조금은 과장돼 보이는, 그래서 어색하고도 낯익은 주변 사람들의 웃음과 주인공의 미소. 아버지는 없지만 단란해 보이는 가족과 학교를 날아다니는 여고생 주인. 영화 초반, 오랜 시간 평범한 모습에 할애하던 감독의 의도를 알아차렸다. 스포일러 주의 성범죄 폭력성 주의 담임 교사가 건넨 농익은 사과에 호흡이 곤란한 척 너스레를 떠는 장난까지는 우연인 줄 알았다. 성범죄자 퇴거를 주장하며 사실상 서명을 강요하던 동급생 장수호(배우 김정식) 앞에서 버럭 소리 지르는, 그러니까 “나도 성폭력 피해자야”라는 섬뜩한 장면에서 나는 ‘도무지 농담일 리 없다’고 판단했다.

[문정동 서재] 대형교회와 웰빙보수주의 外

2022년 04월 16일
▲대형교회와 웰빙보수주의 한국교회 30년을 대형교회라는 소재를 이용해 되짚는다. 선발 대형교회가 카리스마로 성장했다면 후발 대형교회는 주권신자를 통해 유례없는 성장 가도를 걷는데 한국교회에 만연한 대형교회화(化)는 크기에

교생과 키스하던 모습을 보면서 계획된 사랑이란 것을 깨달았다: 「내가 사랑하는 악당」

2022년 04월 03일
혜진이는 민지를 사랑했을까. 혜진이 행동을 따라가다 결말에 이르렀을 때, 민지가 혜진이와 교생을 경멸하듯 쳐다보는 표정처럼 바라보지 않을 수 없었다. “고등학생이랑? …… 이 선생님 미친 거 아니야?” 폴라로이드 필름에 담긴, 자고 있던 교생과 그 옆에서 웃고 있는 여자애. 애석하게도 혜진이는 ‘사진 속 여자애가 왜 내가 아닌 거야’ 질투하는 어투로 들렸다. 미성년자와 성인의 연애를 비정상으로 보는 시각은 교생을 끌어내리려는 명분일 뿐이고. 사실은 그 여자애가 내가 되었어야 한다는 질투심이 혜진이 마음에 도사리고 있었다. 민지는 혜진이의 행보를 읽었어야 했다. 다른 여자애와 사적인 관계를 맺고 있는 명백한 증거를 제외한 이유를 물었어야 했다. 애매한 사진으로 담임교사의 관심을 끌고 교생을 반 협박해 내 남자로 만드는 전략을 읽었어야 했다. 민지는 순진하게 혜진이가 하자는 대로 따라가다 배신당했다. 아무도 없는 교정, 혜진이와 교생의 키스를 엿보면서 진실이 드러난다. 혜진의 고백에 의해 조작극으로 드러나자 민지는 버려진 신세가 되었다. 분노와 배신이 가득한 눈빛. 모든 게 민지 탓이 되고 말았다. 버려진 상황 속에서 민지가 할 수 있는 일은 무엇이었을까. 사랑마저 정치적이어서는 곤란하다. 사랑은 최후의 보루이기 때문이다. 사랑마저 무너진 민지의 감정은 마지막 장면에 집약된다. 교생에 대한 진실을 파헤치기 위해 손을 맞잡았던 저녁. 혜진이 방에서 마주쳤던 그 눈빛은 진심이었을까. 아무도 없는 교무실에서 경비 아저씨를 피해 숨었던 그때의 호흡도 계획의 일환이었던 걸까. 민지에게 일말의 감정도 느끼지 않았던 걸까. 교생을 내 사람으로 만들기 위해서는 민지와 입맞춤도 할 수 있는, 그런 애였나. 아니, 옷 갈아입던 민지를 찍은 건 교생이 맞기나 한 걸까. 이 모든 게 단지 혜진이의 큰 그림이었을까.

바리새인신자 가나안신자 이제는… ‘주권신자’ 시대: 『대형교회와 웰빙보수주의』

2021년 10월 08일
대형교회와 웰빙보수주의 김진호 지음 | 오월의봄 | 268쪽 | 1만6000원 김진호 신학자 눈에는 이상하게 보였다. 한국교회 성장이 멈췄음에도 연이어 대형교회들이 등장했기 때문이다. 이 교회들은 새롭게 신자를 받아들여 성장하지 않았다. 교회에서 교회로 이동해
1 6 7 8 9 10 12
Today소랑 2026년 6월 22일 월요일
Go toTop