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유의새노래 디지털판1002 [음악 차트] 부서져버릴 동백꽃 되어(2024.04.05) 비공개 기사입니다. 2024. 5. 8. 19:34 25시, 26시... 시간마저도 사들여 망가지는 사람들:『숲의 시간』 숲의 시간 김진나 지음 | 문학동네 | 192쪽 | 1만1000원 누군가의 아름다움을 흠모할 수는 있으나 그 아름다움을 훔칠 권리는 누구에게도 없다. 아름다움은 돈으로 살 수 없는 가치다. 욕망은 할 수 있으나 훔칠 수 없다. 아름다움은 아름다움을 가질 만한 사람이 누릴 수 있는 가치이기 때문이다. 그러나 자본주의 생태계는 돈이면 모든 아름다움을 살 수 있다고 속삭인다. 자유와 사랑, 우정과 시간까지 모조리…. 그래, 모든 걸 돈으로 사들일 수 있다면 얼마나 편리할까. 또 얼마나 편리하게 썩어 버릴까. 모든 존재에는 유통기한이 있는 것처럼 인간의 삶에도 정해진 시간이 있다. 정해진 시간을 무제한으로 만들려는 무모함이 돈의 존재와 인간의 욕구에서 출발한다. 이 책 ‘숲의 시간’에서 묘사된 도시 크룽을 보면.. 2024. 5. 8. 19:34 ‘꼭 복싱이어야만 했나’ 복수라는 지루한 여정:『싸우는 소년』 싸우는 소년 오문세 지음 | 문학동네 | 255쪽 | 1만1500원 솔직한 마음으론 읽는 내내 지루했다. 소재는 복싱인데 복싱과 상관없는 내용이 소설 전체를 감싼다. 군더더기가 많은 문장력은 이해한다. 그럼 소재를 잘 활용해야 했다. 복싱 말고 검도가 됐든 태권도가 됐든 운동 종목 아무거나 바꿔놔도 전개에는 아무 상관없을 지경이다. 주인공이 왜 복싱을 배우려 했는지에만 초점을 맞추고 질질 끌다보니 훈련 과정이 빈약했다. 그냥 싸움 잘하는 동네 형한테 찾아가서 한 달 수련하는 게 나을 정도다. 아니면 “난 복수하는 녀석한텐 복싱 안 가르친다”는 도도한 주찬영 관장 보란 듯이 스스로 단련하며 마음을 돌이키는 설정도 괜찮았을 텐데. 그런 거 없다. 중간 중간 튀어나오는 욕설도 촌스럽다는 느낌을 준다. 그런 맥.. 2024. 5. 8. 19:34 첫 생리, 소녀는 시술을 결심했다:『창밖의 아이들』 창밖의 아이들 이선주 지음 | 문학동네 | 196쪽 | 1만2000원 주인공 유란을 보면서 이제 곧 여고생이 될 열여섯 소녀가 아니라 서른 살도 훌쩍 넘은 작가 이선주가 보였다. 나쁘게 말해서 서른 넘은 여성이 교복을 입고 ‘인생은 이렇다’더라 미소 짓고 있었다. “내가 본 그것들을 정직하게 쓰고 싶었다”던 작가의 말은 거짓이 아니다. 그래서 소개글에 나온 것처럼 영구임대아파트 주민들을 대상으로 설문조사한 경험을 청소년 주인공 소설보다 지금 자신의 에세이나 소설로 써봤으면 어땠을까 아쉬움이 남았다. 처음 이 소설을 읽었을 땐 ‘와! 훌륭한 문장력, 대단한데?’하고 놀랐지만 두 번째 읽었을 땐 ‘처음 읽었을 때보단 별로네’ 생각했고 세 번째 땐 문장력은 훌륭한데 왜 감동이 식어 버렸는지를 깨달았다. 문장력.. 2024. 5. 8. 19:34 고고한 자태 군생활의 전부를 이곳 동해에서 보냈기에 감회가 새로웠다. 침식이 진행 중인 파도는 여전했다. 늘 보던 거라며 뭐 하러 여까지 바다 한 번 보느라 오느냐고 말하지만, 올 때마다 마음은 뭉클하다. 유려한 옥구슬 같은 파도를 보노라면 잔잔함이 밀려온다. 새벽에만 볼 수 있는 대공초소 앞바다가 어제처럼 가깝게 느껴졌다.해가 지는 파란 물결 속에 고고한 자태로 서 있는 갈매기를 보았다. 사진으로 담기 위해 부단히 애를 썼다. 오랜 시간 그 자리를 지키는 갈매기를 보자 굳건한 감정을 느꼈다. 늘 그 자리에서 무언가를 지켜내는 것 마냥 단단함을 본 것이다. 세상이 요동치고 미쳐 돌아가도 당신처럼 서 있고 싶었다. 2024. 5. 8. 19:34 [고마운 이름들⑤] 말없이 도둑놈 놔주며 “됐다, 그만 가 봐라” 버찌씨도 2센트도 아닌 ‘빈손’에 지난 번 초코칩쿠키는 대성공이었다. 허겁지겁 삼키느라 제대로 음미하지는 못했다. 이번에는 천천히 꼭꼭 씹어 먹으리라 다짐했다. 점원이 보지 못한 것 같다. 슬쩍 왼쪽 다리에다 겹쳐다가 홧김에 나와 버렸다. TV에 정신 팔리느라 못 보는 것 같다. 심장이 마구 뛰었다. 때는 초등학교 2학년. 오늘도 챙겨오라던 준비물을 빼놓고 갔다. 기억은 나지 않지만 존나 아픈 기억만 남은 걸 보면 손바닥 아작 날 만했다. 불과 20년 전 엄한 회초리와 귀싸대기가 일상이던 시절의 얘기다. 그땐 거짓말이 일상이었다. 이유는 모르겠다. 도둑질도 많이 했다. 친구네 집에서 훔쳐온 장난감만 몇 주먹이나 쥐어야 할 정도였다. 실컷 놀다가 배가 고파졌다. 상가 건물에는 1층에 마트와 맞은편 교회가 .. 2024. 5. 8. 19:33 [건조한 기억모음④] [2] 무신론 선배에 민주당 지지자, 술 처먹고 드르렁… 그런 긱사 또 없습니다 “야 재현아, 야식 먹으러 와라!” 맞은편 박 선배네 방에는 여러 선배들이 야식 먹을 채비를 마치고 있었다. 전체적인 분위기를 둘러보았다. 내가 껴들어도 되나 싶었다. 헬스에 미친 장 선배, 민주당 지지자 박 선배, 기도원에서 살다시피 하던 대풍이까지. 박 선배네 방은 박근혜 지지자에 보수적 신앙인이던 나를 품어주는 곳이었다. 2013년 대학교에 입학한 첫 학기 새내기에게 군기 대신 야식 챙겨주는 고마운 선배를 만났다. 이듬해 2학년 근대교회사 시간, 교수의 그 말 한 마디에 박 선배가 자리에서 박차고 일어났다. “세월호도 안타까운 사건이지만 정치적으로 이용하려는 건 자제해야 하죠.“ 정확히 어떤 부분에서 발끈했는지는 알지 못했다. 교수의 말에도 일리가 있다고 생각했기 때문이다. 정말 안타까운 일인 건 .. 2024. 5. 8. 19:33 [건조한 기억모음④] [1] 가나안이라 믿었던 신학교에서 모든 것이 무너지고 유아교육과 여자애들이 내 번호를 물어봤다는 선배의 말이 농담인 줄 알았다. 지금이라면 모든 번호 다 캐내었을 테지만 그땐 그럴 마음이 없었다. 신문과 성경을 든 블랙 톤 뿜뿜인 내게서 어떤 매력을 느꼈을진 모르겠다. 신비주의 끝판 왕과도 친해지고 싶다는 의미 아니었을까. 뒤늦게 깨닫는 일들이 있다. 소중한 줄 알지 못하는 순간들이 얼마나 많은지. 돌이키지 못할 시점 언제나 과거와 만날 때면 아쉬움만 뒤따른다.의외였다. 후회의 낯빛이 머문 자리는 여자애가 아니라 남자애였다. 같은 날 신학교에 입학한 영어과 동기에게 측은지심 든 것이다. 세상 사람들은 신학과를 같은 믿음, 같은 신앙 가진 이들이 비슷한 소명을 가지고 오는 데라고 생각한다. 나도 그런 줄 알았다. 학부 4년 동안 눈으로 본 믿음의 개수만 가지.. 2024. 5. 8. 19:31 [돌아보는 사건] 미주의 임시조치 브라우저가 오디오를 지원하지 않습니다. 1.“안녕하세요. 카카오입니다”라는 내용의 메일은 언제나 좋은 소식이 아닙니다. 권리침해 당사자가 명예훼손 게시물이나 댓글 삭제를 요청한 임시조치를 담았기 때문입니다. 정보통신망 이용촉진 및 정보보호 등에 관한 법률 제44조의2 정보의 삭제요청 등에 의거한 조치인데요. 게시 중단되면 즉각 본문을 확인할 수 없게 됩니다. “해당 글은 권리침해신고에 의해 임시조치된 글입니다”라는 문구만 뜨는 것이죠. 복원 신청해도 게시 중단을 요청했다는 이유로 무려 30일 동안 게시 글을 읽을 수 없습니다. 어떤 단체는 무차별 게시중단을 요청하는 경우도 종종 발생합니다. 여론을 입막음 할 수 있는 좋은 방법인 것입니다. 2.이 글이 명예훼손이 아님을 증명해야 하기 때문에 복원 신청.. 2024. 4. 15. 14:56 [사설] 범야 192석… 여소야대 尹과 국민의힘 참패가 의미하는 바 제22대 국회의원 총선거 이후 윤석열 정부는 임기 내내 여소야대인 첫 대통령이 됐다. 집권여당 국민의힘이 참패한 배경에는 수많은 이유가 거론되지만 불통 그 자체인 대통령이 한몫했다. 도어스테핑 중단과 기자회견 없는 신년사, 반복되는 전 정권 탓, 입틀막 경호, 심지어 야당 지도부와 소통도 없으며 김건희 특검법도 거부했다. 이제 이 정부는 국정 운영의 주도권을 상실할 식물 정부가 될 가능성이 커졌다. 그동안 이 정부가 보여준 국정 운영은 황당무계할 지경이다. 역대급 세수 펑크에 무차별 R&D 예산 깎기, 지난해 나라살림 적자는 87조원에 이르렀다. 예산안보다 29조원이나 늘었다. 그런데 대통령은 “대파 한단에 875원이면 합리적인 가격”이라고 말했다. 외치를 잘한 것도 아니다. 대통령은 취임하고 작년 12.. 2024. 4. 11. 19:48 이전 1 ··· 20 21 22 23 24 25 26 ··· 101 다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