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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피니언/사진으로 보는 내일

오피니언/사진으로 보는 내일 [사진으로 보는 내일] 너를 기다리는 동안 비가 추적추적 내리는 오후였다. 비구름이 광주 시내를 뒤덮었다. 바람결 냉기가 감돌아도 발걸음은 보고 싶은 너를 향해 움직이고 있었다. 아마, 한 시간 정도는 기다려야 했을 것이다. 정확히 언제쯤 이 자리로 올는지는 알지 못했다. 다시 돌아온다는 희망에 담백한 아메리카노 한 잔으로 기다리고 또 기다릴 수 있었다. 만일 인생의 연한이 손바닥 한 줌 움켜쥐듯 간파할 수 있다면 어땠을까. 지금의 기다림이 느슨해지지는 않았을까. 알 수 없는, 돌이킬 수 없어서 아쉽기만 한 어제의 너를 되뇌며 지금 이 시간 충실하게 살아야 하기에. 언제나 그리움은 두렵기도, 설레기도하며 다가오는 너를 생각하게 만든다. 응답 없는 너의 메시지를 바라만 보다가 음악에 취해 너를 그리워하다가도 못 미더운 표정으로 어서 만날 그 시간이.. 2024. 1. 26. 18:13 더보기
오피니언/사진으로 보는 내일 [사진으로 보는 내일] 토요일 저녁 5시 본가에서 돌아와 얼마 지나자 떠밀려온 향수에 젖었다. 그리움과 슬픔. 내일이면 다가올지 모를 죽음에 대한 파도가 발목을 스쳤다. 어제 토요일 저녁은 내일에만 초점을 맞추던 하루가 멈춘 시간이다. 고요히 흐르는 강물에 주목했다. 땀방울도 마르게 할 차가운 터널의 숨결을 느꼈다. 아이를 품 안에 이것저것 가리키던 손가락을 카메라에 담았다. 케잌 들고서 뜨거운 공기를 헤치고 현관문에 도착하자 언제나 초코와 함께 반겨주던 엄마는 여전했다. 일상이라는 이름. 특별한 것 없음에도 하루를 멈추게 만드는 힘을 발견했다. 몸과 시간은 현재에 도달했지만 토요일 저녁 5시는 미래에 이미 도착해 그리움과 슬픔의 존재를 가르쳐준다. 언젠가 사람은 죽는다. 아무 것도 하지 않아 후회할 거라면. 나를 사랑하고 엄마를 아끼고 생각나.. 2022. 6. 26. 17:36 더보기
오피니언/사진으로 보는 내일 [사진으로 보는 내일] 빈 공간에서 발견한 찬사(讚辭) 아무도 걷지 않는 길을 걸을 때면 두려운 마음이 앞선다. 잘못된 길로 걸어온 건 아닌지 묻지 않을 수 없다. 되묻는다. 걷지 말아야 할 길을 우연히 걸었을 뿐이다. 아무도 걷고 싶지 않은 길이기도 한 냉랭과 침묵으로 드리운 이 길 앞에 서 묻는다. 잘 살고 있는지를. ‘나는 누구인가’라고 묻지 않는다. 모든 가벼움 속에서 사라지는 시간 속에 가볍다는 의미의 ‘나는 잘 사는가’를 대신해 묻는다. 고고하고 권위적 옷을 입은 질문 대신, 현재의 의미를 담은 이 질문을 가지고 걷는다. 하루 만에 찾을 수 있는 답이 아니다. 따라서 아무도 걷지 않는 길임을 뒤늦게 깨닫는다. 돌아갈 수 없다. 돌아가지 못한 후회를 깨닫는 순간, 길은 말한다. 과거와 현재, 미래라는 연결 된 통로 속에 다시금 미래가 과거로 연결이 .. 2021. 7. 12. 21:56 더보기
오피니언/사진으로 보는 내일 [사진으로 보는 내일] 경계선에 서자 이제야 보이는 뒷모습 입력 : 2021. 01. 24 21:50 | A31 지루한 도시의 풍경에서 벗어나자 지나쳐왔던 파란 트럭에는 머루를 팔고 있었다. 그 머루 얼마나 맛있을까 생각해도 막상 얻어먹은 그 맛을 지금도 잊을 수 없었다. 경계에 아슬아슬 서 있을 때가 달콤한 법이다. 평생 동안 맛보지 않았을 그 트럭의 머루처럼 익숙하지 않은 경계선이 낯설 뿐, 조금만 손 뻗으면 닿을 그 곳에 서 있었다. 다 알던 공직자의 부끄러운 일들을 신랄하게 까면서도 짐짓 겸손함을 표했던 이유도 아슬아슬한 경계 때문, 인간의 나약함에 공감하자 울컥하고 말았다. 겸손해야 할 또 하나의 이유는, 영원히 뒷모습으로 남을지도 모르는 당신의 뒷모습. 가까워지는 삶과 영원한 작별의 경계에 선 살 같은 시간들은 넘어설 수 없다는 슬픔과 한계에 경계 짓.. 2021. 1. 24. 21:50 더보기
오피니언/사진으로 보는 내일 [사진으로 보는 내일] 장막으로 가려진 교훈 입력 : 2020. 10. 22 | A35 모든 것을 앗아간 감염병은 인간이 내일을 한치 앞도 내다볼 수 없는 존재임을 깨닫게 만들었다. 우리는 내일을 꿈꾸지만 미래를 기약할 수 없게 되었다. 직업도 미래를 예측해서 설계해야 하고 살아남기 위해서는 여러 가지 프로그램을 구동할 줄 알아야 하는 숨 막히는 시대로 달려간다. 아직도 살에 와 닿지는 않는다. 그래도 10년의 기억을 복기(復棋)하면 굳이 스트레스 받으며 몰입할 만한 일인지 마음의 여유를 찾으며 살아가도 안 될 이유는 없었는데 생각만 스쳐간다. 미래는 예측할 수 없지만 과거를 현재로 복기하며 한 수씩 둘 수는 있다. 그럼에도 누군가의 앞날에 한 수 두며 훈수를 두는 내 인생의 앞날이야 한 치 앞도 못 보기는 마찬가지다. 그런 내가 오늘도 무더운 여.. 2020. 10. 22. 23:53 더보기
오피니언/사진으로 보는 내일 [사진으로 보는 내일] 다시 기억은 연결된다 입력 : 2020. 02. 20 | A35 반가운 이름의 그 길을 걸었다. 굽이굽이 한반도 등줄로 이어진 이 길은 과거에 걸었던 길만이 아니다. 새로 걸은 오늘의 그 길을 돌아보며 건물이 감춘 오래됨 그 자체를 엿보았다. ‘쓰레기 불법 투기 금지’ 팻말은 새것 같지만 출입문을 잃어버린 폐가는 추워선지 거미조차 구경하기 어려웠다. 사람들의 발길조차 끊겨버린 묵호항역 주위에선 찬바람만 불어왔다. 누군가는 살아왔을 폐가 속에 냉기에서 쓸쓸함이 살아났다. 온기 잃은 집 앞에서 조용히 사진을 찍는다. 과거를 상상한다. 누군가가 정겹게 살아왔을 온기의 그 집을. 마음대로 상상해보니 낯설지 않은 이 길이 외롭지 않았다. 누구를 만날지 어디에 발 디딜지 모를 이 길을 걷다보면 과거의 풍경을 마주한다. 부산으로 시작해 .. 2020. 2. 20. 22:53 더보기
오피니언/사진으로 보는 내일 [사진으로 보는 내일] 파란 하늘 갈매기는 입력 : 2019. 12. 31 | A7 날아가는 새를 바라보며 자유를 꿈꾼 적이 많았다. 자유롭게 어디든지 향할 수 있음을 부러워했다. 동경하는 대상이 되면 동경하는 대상처럼 살아갈 수 있지 않을까, 일말의 희망을 안으며 살아간다. 동경하는 대상을 향해 나도 저렇게 살 수 있을까. 그래서 져가는 노을이 서글펐다. 오늘이 끝난다는 감정이 무겁게만 느껴졌다. 누구에게나 동일한 파란 하늘이지만, 어떤 이에게는 회색 빛 하늘이고, 중천에 뜬 해를 바라보며 하품이 질 푸른 하늘이자 누구에겐 저녁 노을이 지는 보랏빛 하늘일 것이다. 갈매기를 바라보니 파란 하늘 아래 져가는 노을이 보였다. 그리고 어디든 향할 수 있는 지금에 이르자, 더는 새를 떠올리지 않게 되었다. 새를 잊어버리며 살아가다 이제야 날아가는 새를 .. 2019. 12. 31. 21:36 더보기
오피니언/사진으로 보는 내일 [사진으로 보는 내일] 권력은 어디에 있나요 입력 : 2019. 08. 05 | 수정 : 2019. 08. 06 | A29 교회가 세습을 해도, 성폭행을 해도, 노동 착취를 일삼아도 어쩔 수 없는 대물림이자 연인 관계였고, 자발적 활동이라 변명하면 그만이라 생각하는 시대에 살고 있다. 이 기가 막힌 변명의 시대에 살고 있음에도 문제제기와 공론의 장으로 끌고 나오기 힘든 까닭에는 각자도생(各自圖生) 속 대한민국을 헤매기 때문이다. 예수는 권력자와 손잡지 않았다. 예수 자체가 권력을 지닌 하느님의 아들이기 때문이다. 스스로 권력을 지닌 스스로 광채로 빛난 존재로 권력을 필요로 하지 않았다. 샘물이자 근원인 로고스(Logos) 그리스도는 속에서 영생에 이르게 하는 샘물이 되어(요한 4:14) 나약한 인간에게 흐를 수 있는 존재건만. 신앙하는 이들부터 스.. 2019. 8. 6. 00:03 더보기
오피니언/사진으로 보는 내일 [사진으로 보는 내일] 내일에 건넨 손 입력 : 2018. 11. 06 | 지면 : 2018. 12. 18 | A31 2018. 11. 6. 00:11 더보기
오피니언/사진으로 보는 내일 [사진으로 보는 내일] 시간이란 내러티브 입력 : 2018. 06. 01 | A29 2018. 6. 11. 23:32 더보기
오피니언/사진으로 보는 내일 [사진으로 보는 내일] 아이들의 작품 입력 : 2017. 07. 10 | 지면 : 2017. 09. 26 | A31 2018. 2. 3. 22:51 더보기
오피니언/사진으로 보는 내일 [사진으로 보는 내일] 바우길, 해파랑길 입력 : 2016. 09. 20 | 지면 : 2016. 09. 20 | A29 2018. 1. 16. 21:46 더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