입력 : 2019. 12. 31 | A7
날아가는 새를 바라보며 자유를 꿈꾼 적이 많았다. 자유롭게 어디든지 향할 수 있음을 부러워했다. 동경하는 대상이 되면 동경하는 대상처럼 살아갈 수 있지 않을까, 일말의 희망을 안으며 살아간다. 동경하는 대상을 향해 나도 저렇게 살 수 있을까. 그래서 져가는 노을이 서글펐다. 오늘이 끝난다는 감정이 무겁게만 느껴졌다. 누구에게나 동일한 파란 하늘이지만, 어떤 이에게는 회색 빛 하늘이고, 중천에 뜬 해를 바라보며 하품이 질 푸른 하늘이자 누구에겐 저녁 노을이 지는 보랏빛 하늘일 것이다. 갈매기를 바라보니 파란 하늘 아래 져가는 노을이 보였다. 그리고 어디든 향할 수 있는 지금에 이르자, 더는 새를 떠올리지 않게 되었다. 새를 잊어버리며 살아가다 이제야 날아가는 새를 다시 보니, 알 것 같다. 새가 된다 해도 자유를 느끼지 못할 거라고. 오늘은 져가는 노을을 끝까지 바라보았다. 날아가던 갈매기가 부럽지 않았다. 나는 집으로 돌아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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