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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유의새노래 디지털판970

[작품 해설] 너에게 맞설 수 있는 치트키: “문소혜, 너와 연결된 이 신문을 지키기 위해 내가 할 수 있는 일이야” 정보를 다루지만 필요 없는 정보로 가득한 괴상한 신문 그 신문을 누군가는 만든다 그 신문을 누군가가 지킨다 그 신문이 사회를 지켜낸다  이야기는 매화고등학교 학보사 이른아침매화 사회부 기자 최문정의 회상으로 시작한다. 신문은 문정에게 자신을 드러낼 수 있는 유일한 창구다. 소셜 미디어나 온라인 커뮤니티, 메신저가 아니라 신문을 선택한 이유는 무엇일까. 정제된 단어와 깔끔한 문체, 함축하여 전달하는 정보력을 굳이 설명하지 않더라도. 과거라는 방식의 학보사에서 안정감을 느끼는 문정의 삶 저변에는 신문이 자리한다. 문정의 확고부동한 성향이 사실 관계를 집요하게 파헤쳐야 할 기자 체질에는 맞았다.(4단43줄) 때로는 신문의 존립을 지키기 위해서라면 고개도 숙일 줄 알았던 편집국장 문소혜와 달랐다. 조판 과정에서.. 2022. 3. 1. 21:00
[단편소설] 너에게 맞설 수 있는 치트키 매화고등학교 학보 이른아침매화는, 정갈한 글꼴에 기승전결 육하원칙 매듭진 분명한 문체 단숨에 읽혀서 좋다 선배에게 배우면서 찢어지게 웃었던 지난날, 기자 생활 어느덧 보이는 좋아하던 그 아이 어젯밤 키스는 예정에 없었다. 홧김도. 밀당도. 큰 그림도. 힘들어서도. 빼앗길 듯해서도. 붙잡으려던 욕심도. 좋아한단 말 한마디 선전포고 꺼낸 것도. 아니었다. 느낌의 흐름 따라 입 맞췄을 뿐이다. 아닌 건 어제의 나도 마찬가지였다. 변명의 여지는 충분하다. 이슬톡톡만 아니었으면 일어나지 않았을지도 모른다. 밤새 잠이 오지 않았다. 날밤으로 새야했다. 내내 간지러웠다. 이부자리 설쳤다. 이상하다. 내가 이상해졌다. 숨어서 좋아하던 두근거림 따위와는 달랐다. 모두가 잠든 밤 달만이 미소 짓는다. 그 캔 레모나 맛은 .. 2022. 3. 1. 21:00
[내 맘대로 교회 탐방] 여의도 순복음교회 주보, 현대적 시스템은 예배를 거들 뿐 주보 1면은 거대한 빨간 벽돌이 돋보인다. 간단히 ‘주보’라 쓰인 용지 상단에는 ‘원로목사 조용기’ ‘담임목사 이영훈’ ‘부목사 이장균’이 있으나 조 목사 사후에는 위임목사 이영훈, 부목사 순으로 바뀌었다. 제일 위에 ‘설립자 조용기 목사’ 문구가 들어간다. 여의도 순복음교회는 예배 전 찬양팀이 찬송가를 부른다. 성가대와 다른 개념인 찬양팀은 밴드형으로 구성한다. 영산싱어즈와 팀조슈아(TeamJoshua)가 대표적이다. 예배는 사회자의 시편 낭독인 ‘예배로 부르심’으로 시작해 찬송-신앙고백(사도신경)-장로의 기도-성경봉독-성가대-설교-기도와 결신-헌금기도-광고-주기도문 찬송-축도로 이뤄진다. 결신은 미국 복음주의 영향과 무관하지 않다. 예수를 주님이라 입으로 고백하고 부활을 마음으로 믿으면 구원을 받는다.. 2022. 3. 1. 21:00
[내 맘대로 교회 탐방] 여의도, 영산(靈山)의 진해지는 그림자: 여의도 순복음교회② 여의도 순복음교회는 돔 예배당만이 전부가 아니다. 매 일요일 국회대로 가득 메운 인파 속을 헤집고 예배당에 도착해 남는 시간 주보를 읽노라면 오늘 설교 할 조용기 목사 설교 제목이 가장 눈에 띈다. 사회자의 시편 낭독. 손을 휘 저으며 찬송가 부르는 지휘자. 10분 남짓한 장로님 기도. 성경봉독, 성가대의 찬송 순서가 지나 예배는 하이라이트에 다다른다. “옆에 계신 분들에게 ‘주님의 복을 받으십시오’ 인사해주십시오.” 이제 등단한 조용기 목사가 “제게도 축복해주세요”를 덧붙이면 교인들은 두 손 가리키고서 박수를 친다. 언젠가는 이 부탁을 빠트렸고 교인들이 조 목사를 향해 손짓과 함께 축복하자 웃으며 이렇게 말했다. “저도 잊어버렸는데 여러분이 기억해주셔서 고맙습니다.” 조용기 목사는 중학생이 들어도 이해.. 2022. 3. 1. 20:59
발바닥이 보일 만큼 거센 파도 앞에서 제법 몸 가누기 힘들었다. 하룻밤 사이 내린 폭설에 허리춤까지 쌓아둔 덕분이다. 파도 앞에 서기 위해 발 한걸음 조심스레 내딛지만 이내 발가락부터 젖고 만다. 푹 파이지는 않을까 바짓단에 묻는 건 아닐까 더 젖어버리진 않을까 순간 이어지는 왼발 오른발 박자에 맞추어 나도 몰래 종종걸음 뛰어간다. 파도 굉음 아랑곳 않은 채 총총걸음 빗기어 내 앞에 선 너. 가볍게 오르는 발바닥 보니 누구에게 맞서는 듯한 기분마저 들었다. 수많은 갈림길 끝에서 오늘에 도달한 너도 이 파도가 무겁게 들리지 않았을 거야. 엇나간 줄 알았던 발바닥은 다시금 돌아와 내 앞에 서 기록으로 남긴다. 두 손 맞잡고 “언제나 어디서든 같이 있자” 이 한 마디 족적으로 남겨두고서 묻는다. 드넓은 대지로 남은 이 파도는 어.. 2022. 3. 1. 20:59
[15일의 기록] 기능소개- 요리하기: 드시고 싶은 거 있으세요? 미니파크로 놀러오세요! 퍼피레드는 소량의 콩을 이용한 요리가 가능하다. 박스 안 순서를 클릭해 완성하는 방식이다. 완성한 요리를 미니파크에 배치하고 ‘판매하기’로 설정하면 먹을 수 있다. 내가 먹으면 원가에서 10% 더한 수익을 얻지만 누군가가 먹어주면 15% 가량 되받는다. 의도적인 버그일까. 삼단 케이크는 원가에서 두 배 이상을 획득할 수 있었다. 딴 짓하면 안 된다. 다음 순서로 넘어가려는 15초 이내 다음 순서 버튼을 눌러야 한다. 이 글을 읽는 동안 당신은 요리에 실패했다. 2022. 3. 1. 20:59
[15일의 기록] 주안의 편지②- “어둔 교회서 꾹꾹 눌러 적은 눈물의 고백, 지금도 기억합니다” 힘겹게 하루를 고백했던 그분에게2015년 10월 자정 넘긴 시간이었습니다. 당신께서 들어오셨을 땐, 퍼피레드 종료하려던 참이었습니다. 제 말 들어주실 수 있겠냐던 부탁 외면하기 어려웠습니다. 상담이란 말도 거창하게 들릴 뿐입니다. 지면에 공개하기 힘겨운 나날들이 선명하게 드리울 만큼 당신의 고백이 무거운 짐으로 보였습니다. 사람은 누구든지 고통을 짊어지고 살아갑니다. 주님께서도 “감당할 수 있는 시련”(1고린 10,13)을 허락하셨다지만 성경의 이 구절은 틀린 것 같습니다. 지금도 죽어가는 사람들을 바라보며 무엇을 해야 할지, 어떻게 고쳐야 할지. 갈피를 잡질 못하겠습니다. 할 수 있는 일도 보이지 않습니다. 당신과 내가 짊어지기엔 한국의 사정은 그리 녹록치 않습니다. 누군가는 견디라 말합니다 그러나 짐.. 2022. 3. 1. 20:59
[15일의 기록] ③결혼, 버뮤다 순복음교회에서 했어요! 봉춘님 앞에선 자존심이건 뭐건 없었다. 일단 알겠다고 했다. 우리 교회에선 단 한 번도 결혼식을 열지 않았다. 자존심 때문이다. 자존심이라고 말했다. 자존심 앞에서는 이성친구과 성형, (필)캐시도 아무 힘을 발휘하지 못했다. 복음을 전파하기 위해서는 하등 쓸모없는 것들이었다. 따라서 이성친구 기능을 반대했다. 하나님을 사랑하는데 필요없는 것들이라고 주장한 탓이다. 허나 교회에서 결혼식을 치룰 수 있겠냐던 여성 교인 한 분 앞에선 간단히 무너졌다. 활발하게 활동하던 분이었기 때문이다. 상대가 누구인지 궁금했다. 아. 내가 잘 아는 분이다. 마음이 착잡했다. 반대할 명분이 없었다. 자존심을 꺾었다. 두 분 모두 잃고 싶지 않았다. 마음 한 편엔 예배당을 꾸미고픈 욕망이 꿈틀거렸다. 상상력을 발동했다. 180.. 2022. 3. 1. 20:58
2022.03.01 화: 자유의새노래 제20호 문화섹션 나우[now] 지면신문 2022년 3월 1일 화요일 (총면수 : 44면, A32면, B12면) 33면 B1 [문화섹션] [커버스토리] 결혼, 버뮤다 순복음교회에서 했어요! 34-35면 B2-3 [문화섹션] [교회는 요지경] 발레하던 누나들의 편지 받은 사건 [주마등] 한 페이지가 될 수 있게 [#객관적상관물] 발바닥이 보일 만큼 [마감하면서] 1년 만의 발행 36-37면 B4-5 [문화섹션] [지금,여기] 여자애 앞에 서서 조용히 생각했다 [지금,여기] 와, 바다에게도 노래 불러 줄 수 있구나 [지금,여기] 전두환 따까리를 전구처럼 38면 B6 [문화섹션] [ㄹㅇ루다가] 모더나 백신 2차 접종, 근육이 아프고 열이 발생하고 몸살이 났다 [ㄹㅇ루다가] 백신 맞고서 이상반응 클수록 항체 형성이 더 잘 생기는 걸까?… “의학적 근거.. 2022. 3. 1. 20:58
2022.03.01 화: 자유의새노래 제20호 지면신문 비공개 기사입니다. 2022. 3. 1. 20:58