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덕질일기

[비파와 소고] TV 드라마 대신 ‘에이틴’을 봅니다

입력 : 2020. 10. 22 | C3

 

 

완벽한 웹드라마였다. 어깨를 내리치는 여자사람친구 손바닥이 그랬다. 수업 시간 떠든다는 선생님의 말투, 수학책 빌려달라는 남자사람친구. 단지 그림 그리는 거 좋아한다는 한 마디에 무시하는 듯한 대답. 그리고 나은이의 미소는 여자 아이돌보다 배우를 생각하게 만들 만큼 자연스러웠다. 「에이틴」을 칭찬하는 이유를 충분히 알 수 있었다. 1화만 보고도.


◇TV 드라마보다 웹드라마에 열광하는 이유
웹드라마는 텔레비전 드라마에 비해서 분량이 짧다. 텔레비전 드라마가 한 회당 4-50분이라면 웹드라마는 10분 내외로 비교적 짧다. 스낵컬처(snack culture)인 이유다. 제작비도 회당 1~3천만원 정도로 방송사 정규 포맷보다 저렴해 아이돌과 신인 배우가 참여하기에도 부담이 덜하다. 자체 플랫폼을 운영하지 않아도 괜찮다. 유튜브로 공개하기 때문이다. 따라서 접근이 편리하다. 유튜브만 실행하면 곧바로 시청할 수 있다. 다운로드도 필요 없다.


‘더 블루씨’나 ‘매칭! 소년 양궁부’에 비해 ‘에이틴’에 열광하는 이유를 댓글에서 찾을 수 있었다. 시청자들은 현실적인 내용을 예로 들었다. 표면상 연인 간의 사랑을 다루고 있으나 캐릭터와 캐릭터 간의 섬세한 갈등이나 집단에서 발생하는 불편함, 여성에게 현실로 와 닿는 젠더 문제를 드라마가 다뤄주면서 공감대를 형성했다는 평가다. 기존 방송사 드라마와 달리 현실적인 그래픽과 각 화마다 일목요연하게 정리 해둔 제목은 ‘n화’로 불러왔던 기존 드라마에 비해 동영상 하나를 받아들이는 느낌이 달랐다.


웹드라마 장점
분량 짧지만, 강렬한 전달
제작비도 저렴해 스낵컬처
접근 편한 유튜브로 공개


웹드라마 단점
빠른 전개로 인해 전개시
내레이션으로 이끌어 가
몰입할 무렵에 회차 종료


서로가 서로를 대체하진 않는다
그럼에도 성장하는 웹드
소비자 원하는 방향성을
여러 콘텐츠로 선보여야


‘에이틴’은 입체적 캐릭터에도 집중했다. 인터뷰에서 플레이리스트 박시은 마케팅매니저는 따라하고 싶은 캐릭터 주인공 도하나의 등장을 설명하면서 “자기주도적이고 색깔이 뚜렷한 캐릭터들이 많이 나타났으면 한다”고 밝혔다(2020. 4. 13). 어색한 연기와 분량 채우기 방식의 불필요한 조연으로 지적 받던 기존의 웹드라마와도 차별화 한 드라마란 평가가 이어졌다.

 

새로운 이름 김하나/에이프릴 나은(21)이 연기한 에이틴 김하나 역에 시청자들의 칭찬 일색이 이어졌다. ⓒ플레이리스트


◇웹드라마 장점을 이용해 TV 드라마가 하지 못할 일 가능
웹드라마가 텔레비전 드라마를 대체할 수는 없다. 즉각적인 피드백뿐 아니라 카카오톡 화면처럼 적극적인 그래픽과 작중 “ㅗ” 같은 욕설도 과감히 넣을 수 있지만 한 회 분량이 짧은 만큼 내레이션으로 스토리 전개를 대체하는 경우도 빈번하며 30분 이상 몰입할 만한 작품을 제작하기 어렵다는 측면도 있다.


하지만 웹드라마는 꾸준히 성장했다. 2015년 웹드라마의 성공 조건을 다룬 고찬수 PD는 웹드라마 한계를 적은 제작비, 미흡한 연기자들 연기, 경험이 부족한 작가, 연출, 스태프들을 지적했다. ‘B급 드라마’로 불렸던 웹드라마는 거작(巨作)이 된 에이틴을 통해 웹드라마 만이 할 수 있는 가능성을 보였다. “(웹드라마 성공 조건은) 단순히 10대를 위한 콘텐츠가 아닌 작게 쪼개져 분절된 미래 콘텐츠 소비자들 취향을 제대로 파악해 그들이 원하는 새 감각의 콘텐츠를 보여주는 것이 기존 드라마와 차별성을 가진 요소가 될 것이다.”


웹드라마나 TV 드라마나 서로가 서로를 대체할 수는 없다. 각각 장점과 단점을 보완해 새 콘텐츠에 맞는 제작 기법 등을 활용한다면 막장, 아침 드라마 같은 불필요한 드라마를 어디서든 만나지 않게 될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