입력 : 2020. 10. 22 | C1
10년 전 소울이가 쓴 소설 ‘평범한 그녀 서가은, 잘난 이은빈과 사귀다’를 책으로 엮는다면 아마 이제껏 본 적 없는 소울이의 빨개진 얼굴을 볼 수 있을 것이다.
◇하고 싶은, 부끄러운 것들
이렇듯, 쓰고 싶은 글은 항상 부끄러움을 수반한다. 정겹게 읽었던 한 작가의 ‘부끄러운 글쓰기’를 생각하면 글 자체는, 자신의 얼굴 그 자체임을 알 수 있다. 그런 지수가 자신의 얼굴을 담아놓은 대본을 하나 둘, 읽어 내려갔다. 「7일만 로맨스」에 적힌 서지수의 부끄러움들은 작중 알바생 ‘다은’이와 아이돌 ‘김별’로 집약된다.
◇아직도 우리는,
소울이와 지수는 아직도 어리다. 젊음을 만끽할 우리들 나이에 짜릿함은 사치가 아니다. 소설, 연기처럼. 자메뷰(Jamais vu)와 랑데부(Rendez-Vous)도. 아직도 20대를 구가(謳歌)하는 소울이와 지수를 꿈꾸며.
◇시간이 없어!
그렇게 가수로 댄서로 모여든 아이돌은 하나 둘, 자신들 꿈으로 한 발자국 밟아간다. 러블리즈로 살아갈 시간도 머지않았다. 언제까지 ‘러블리즈’ 지수로 ‘러블리즈’ 소울로 살아갈 건지. 연기도, 소설도, 라디오도 좋은데 말야. 다시는 돌아오지 않을 그 시절 우리가 사랑했던 소녀들에게. 불안한 지금의 순간들을 살아갈 조그만 희망을 지면에 담아서 보내련다. 소녀들에게.
◇과연, 홀로 설 수 있을까
홀로서기는 부끄러운 일이다. 혼자 남은 거센 풍파의 세상 속에서, 내가 얼마나 무능한 인간인지를 깨닫는 과정이기 때문이다. 러블리즈 이후(post lovelyz), 하고 싶은 일들을 하면서 지낼 수 있을는지. 모든 것은 불확실하고, 정해진 것 하나 없겠지만 소울이는 악보를 쓰고, 지수는 연기를, 지애는 방송한다. 차근차근 준비하는 아이돌 이후의 모습을 조명한다. 어색해도 한 걸음 남들과 다르게 살아가는 모두가 어색해 보일, 포스트 러블리즈를 주목하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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