입력 : 2020. 10. 22 | C2
상상으로 만들어진 글 팬픽
다양한 글감이자 표현 방법
이 시간만큼은 감독이 되어 아끼는 나의 아이돌을 주인공으로 만든다. 마음에 드는 아이돌, 어울리는 배역에 맡겨두고 선으로 연결해 만든 그래픽에 펼쳐둔 조연들을 마저 긋는다. 촬영 장소는 어디가 좋을지 미리 찾아가 조명도 세팅해본다. 눈을 감는다. 떠오르는 대로 적는다.
직접 매니저가 된다는 즐거움과 때론 내가 주인공으로 등장하기도. 극본, 연출, 감독…. 모조리 내 이름 써 넣을 만족감 속에서 완성한 팬픽을 공개하고 좋아요와 댓글 사례를 받는다. 줄글도 아니다. F자 형으로 읽을 만한 무난히 짧은 글이기 때문이다. 원고 몇 장 분량도 없다. 적당히 짧도록 2,000자 이내면 충분하다. 그래서 소설과 팬픽은 엄연히 다르다. 이렇듯 팬픽은 상상 속 즐거운 소설이자 현대적 방식의 표현 방법이다. 그런 팬픽 속엔 여러 장르가 존재한다. 이 신문도 어쩌면 팬픽의 한 갈래이자 부분일지도.
술술 읽혀서 편하다. 부대에서 재미있게 읽었던 인터넷 소설의 본좌 귀여니의 글이 떠오른다. 소울이누나가 초딩 때 쓴 소설도 그렇다. ‘평범한 그녀 서가은, 잘난 이은빈과 사귀다’ 이거 꽤 명작이다. 짧게 짧게 쓰인 문장들은 이모티콘과 함께 읽기 쉬운 내러티브를 구성한다. 은빈이와 행복하게 웃으며 끝마치는 100편의 소설만 10만 자. 이 정도면 단행본 분량이다. 실은 책으로 엮어보려고 했다. 그랬다간 소울이누나한테 지면 삭제가 아니라 신문사 폐간 당할 것 같아서 안 하기로 했다. 오늘의 결정을 다행스레 생각한다.
팬픽을 공개할 플랫폼은 여럿. 네이버 카페도 있고 ‘조아라’ ‘문피아’ ‘브릿G’도 있다. 하지만 공개하지 마시길. 나중에 이불을 뻥 찰 수도 있다. 그래도 자신 있다면 당당하게 올려 보시라. 멤버들이 알았다면 손사래 쳤을 BL·GL물 가리지 않고 러브라인을 만든 작품도 있다. 직접 매니저가 되어 본 즐거운 상상도 있고, 멤버들과 결혼(?)한 작품도 즐비하다. 근데 유독 자극적 단어로 지애누나를 주인공 삼은 작품을 발견했다. 방송통신심의위원회에 신고해봤다. 그래도 남아 있었다. 이 녀석을 어떻게 해야 할까 고민 중이다. 기대하시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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