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예상하지 못한 ‘불시험’… 일타강사 큰별쌤조차 “어려웠다”
한파 뚫고 카페로 돌아온 여자친구는 “술술 풀리던데요?”
“시험이 어려워서 여러분이 힘들었겠구나 생각이 듭니다.”
한국사 일타강사 최태성 큰별쌤조차 이번 시험의 난도를 높게 잡았다. 7일 전국 각지에서 문을 연 제77회 한국사능력검정시험은 예상하지 못한 정도로 불시험이었다.(2026.02.07) 송파구에 있는 한 학교에서 시험을 치룬 여자친구는 불시험 소식과는 달리 “스무스하게 풀렸다”고 평가했다. 이번 시험에서 여자친구는 한 달 가량 인터넷 강의와 기출문제를 풀면서 공부했다.
여자친구가 시험을 치루는 동안 근처 스타벅스에서 작업을 하고 있었고, 시험이 끝나자 최태성1TV를 시청하며 여자친구의 복귀를 기다렸다. 시험이 끝난 후 영상 댓글에는 “가요 어땠냐” “가요 어려웠다”는 이야기가 나오기 시작했다. 카페에 도착한 여자친구를 반갑게 맞이하고서는 함께 채점하는 시간을 가졌다. 빨간펜을 들고 첫 문제부터 동그라미를 그려가며 마지막까지 채점한 결과 78점. 두 번의 채점과 확인 끝에 시험을 매듭지었다.
제77회 한국사능력검정시험
지난 회차에서만 6만명 응시
발목 잡은 ‘근대의 전환기’
오답 총 9개 근대가 최다
키워드에 집중한 나머지
연표에서 느슨해진 암기
인과관계로 외워야 했는데…
본래 시기나 정책 패턴보다
단지 ‘전쟁 많던 시절’이나
‘개혁 많던 시기’ 정도로만
뭉뚱그려 외우다보니 빗겨

◇근대 전환 구간에 몰린 오답 ‘아쉬운 2급’
수험생들이 가리킨 ‘가요 문제’는 40번 대중가요에 대한 내용이었다. 일제 강점기 시절 대중문화에 대한 분별력을 가리는 문제였다. 정답은 2번 윤심덕의 ‘사의 찬미’였다. 노래 전체를 크게 ‘옛날 노래’와 ‘최근 노래’ 정도로만 감각한 나머지 여자친구는 식민지기와 해방 후 문화사를 시간대로 나누지 못해 ‘옛스럽다’고 느낀 곡을 찍은 것으로 보인다.
여자친구의 오답은 총 9개로 ▲10 ▲20 ▲22 ▲24 ▲30 ▲31 ▲33 ▲35 ▲40번이다. 시대별로 묶으면 ▲통일 신라 말기 1문항(10번) ▲조선 전기 1문항(22·24번) ▲조선 말기·개항·대한제국기 4문항(30·31·33·35번) ▲일제강점기 1문항(40번)으로 구분지을 수 있다. 9문항 중 7문항이 ‘조선 후기~개항기~대한제국~일제강점기’라는 근대 전환 구간에 몰려 있다.
특히 4문항이 몰려 있는 개항~대한제국기 오답은 사건과 제도를 연속선으로 엮지 못해서 벌어졌다. 30번은 을미개혁안을 외웠더라면 틀리지 않았을 문제다. 여자친구는 4번 공사 노비법 혁파를 선택했지만 이는 갑오 1차 개혁 때의 사건이다. 갑오개혁(1894년)과 을미개혁(1895년)을 같은 근대 개혁 패키지로만 보고 단계 구분을 하지 못한 것이다.
31번의 경우 1882년 임오군란의 결과 제물포조약 체결을 1894년 갑오개혁과 섞어버린 선택을 피하지 못했다. 33번은 한일의정서와 제1차 한일협약(1904년)과 을사늑약(1905)을 ‘일본이 국권을 빼앗던 시기’로 한 덩어리로 보고 가장 익숙한 이름인 메가타와 스티븐스에 끌린 것으로 보인다.
35번 근대교육 육영공원의 경우 여자친구는 1번, 아예 시대가 완전히 다른 고려시대의 7재를 선택하고 말았다. 최초의 근대식 관립 관리 양성 학교인 육영공원은 헐버트 같은 힌트를 소화하지 못한 채 잘못된 답을 선택한 것으로 보인다.
여자친구는 2점을 획득하지 못해 아쉽게도 2급을 따게 됐다.
◇‘가로축 연표’보다 ‘세로축 키워드 암기’에 치우친 공부의 흔적
1870년대 대원군기에서 1880년대 개항과 군란, 1890년대 개혁과 1900년대 대한제국, 조약 체결로 이어지는 근대 전환기에서 연표로 이어진 이야기가 아닌 개별 암기 덩어리들의 나열로 머릿속에 들어가 있었던 것으로 보인다. 따라서 시험장에서 개혁은 갑오개혁과 을미개혁의 비슷한 것을 고르는 등 느슨한 인상만 남고 사건 순서와 인과관계를 정확히 잇지 못해 틀린 선택지로 이동해 간 패턴이 보였다.
틀린 문항들을 시대별·내용별로 묶어보면 여자친구의 공부 방식이 드러난다. 세로축(개별 사실) 암기는 어느 정도 돼 있는 것을 확인할 수 있다. 을사늑약·제물포조약·갑오·을미개혁 등 키워드 자체는 눈에 익었지만 오답은 시대가 완전히 다른 것보다는 비슷한 시기나 비슷한 기능의 제도를 골랐다.
하지만 어느 사건 뒤에 어떤 조약이나 개혁이 나왔는지, 어떤 왕과 어떤 제도가 세트인지, 임진 이후 정묘, 병자, 효종 북벌 같은 사건 순서와 인과관계가 선으로 이어져 있지 않다는 것이 모든 근대 전환기 오답에서 공통적으로 드러났다.
또한 ‘시대 분위기’에 대한 감각이 약했다. ▲신라 하대와 고려 무신정권기 ▲임진왜란과 병자호란 ▲개항기, 대한제국기, 일제 강점기, 해방 후를 각각의 고유한 분위기와 정책 패턴으로 기억하기보다 ‘전쟁이 많던 시절 ’개혁이 많은 시절‘ ’일제가 나쁜 짓하던 시절‘ 정도로만 뭉뚱그려 기억하고 있었다.
여자친구는 “생각보다 점수가 높게 나왔다”며 좋아했다. 기존 기출문제를 풀면 최고득점이 70점이었기 때문이다. 최하점수가 40점대 중반이 나오면서 “과연 3급이라도 딸 수 있을지 의문”이라고 말할 정도였다. 하지만 여자친구는 실전에 강했다. 영하 10.8℃까지 떨어지는 강추위를 뚫고 찾아간 시험장에서 당당히 2급을 따고 나온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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