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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회

[한국 대형교회 플랫폼 조사] ② 대형교회가 유튜브 선점에 실패한 이유



대형교회는 유튜브를 선점하려는 목적으로 개입하지 않았다. 대형교회 스물여섯 교회를 모두 더해도 전체 구독자는 173만 계정, 전체 조회수만 4억5천만 회에 불과했다. 유튜브 통계 사이트 소셜러스에서 비영리 카테고리를 보면 2021년 10월, 구독자 기준 분당우리교회가 4위에 올랐다. 선한목자교회가 9위, 제자광성교회가 19위를 차지했다. 조회수 기준으로 보면 이야기는 달라진다. 1위부터 10위까지 2위를 차지한 제자광성교회를 제외하면 김동호 목사 채널 말고는 순위권을 차지한 교회가 없었다. 13위 선한목자교회까지 20위권에 대형교회 채널은 두 채널에 불과했다.

대형교회라는 기존의 인적네트워크가 존재해도 유튜브 성공과는 무관했다. 영상 개수가 많음에도 구독자와 조회수가 낮다는 건 대형교회가 유튜브를 선점하지 못했다는 증거이기도 하다. 왜 선점에 실패했을까.

◇대형교회 유튜브 콘텐츠, 대면예배 연장선일 뿐
스물여섯 대형교회 유튜브 주 콘텐츠는 세 가지다. ▲예배실황 ▲설교·찬양 클립영상 ▲묵상·큐티. 주 콘텐츠는 젊은이와 나이든 교인을 아우르기 어려웠다. 대면예배 연장선에 불과했기 때문이다. 주 콘텐츠는 교회 건물에서 벗어나지 못했다. 교인 없는 빈 예배당 설교, 성경책 없어도 자막으로 대체하는 방송 시스템, 메신저로 대체한 교제, 활자 아닌 영상화(化) 묵상과 큐티는 대면예배 연장선이다.

본지는 대형교회 주 콘텐츠(예배실황·클립영상·묵상큐티) 외 교회 자체 생산 프로그램을 여섯 가지로 분류했다. ▲토크쇼 ▲예능 ▲교양 ▲교육 ▲참여 ▲공연으로 나눌 때 ‘보이는 라디오’라는 흔한 이름의 토크쇼와 흥미 위주의 예능, 신학 강좌와 새 신자 교육을 위한 교육 말고도 성경 필사 같은 교인 참여 콘텐츠와 댄스팀의 커버 댄스 영상을 감안해도 대면예배 연장선이라는 한계를 부수기 어려웠다.

목사들은 전도사를 떠밀며 망가지길 바라면서 ‘재미만 있으면 되는 것 아닌가’ ‘디자인도 그럴싸하면 되지 않을까’ 생각할지 모른다. 현실은 달랐다. 한국 대형교회 스물여섯 곳은 어떤 콘텐츠를 보여줬을까.


대형교회 유튜브 전략 실패
①흥미× 유튜브 성향 불일치
②타깃× 몰려든 교역자들
③독창× 프로그램 복제


◇실패➊: 궁금하지도, 물어보지도 않은 모르는 얼굴들
본지는 조사한 자료에서 청년과 교회학교 프로그램 위주로 분류했다. ▲토크쇼 21개 ▲예능 15개 ▲교양 8개 ▲교육 6개 ▲공연 5개 ▲참여 3개 프로그램 중에서 토크쇼가 단연 많았다. 흥미를 돋우는 예능 영상 개수도 뒤이었다. 교양과 댄스(워십), 교인 참여 프로그램도 존재했지만 프로그램을 통틀어 본다면 점잖은 특징을 가진다.

장르별로 분류한 한국 대형교회 콘텐츠 프로그램. 자료는 본지 노션에서 확인 가능하다. (하단 링크 참고)



청년과 교회학교 기준 가장 많은 개수를 차지하는 자체 제작 프로그램은 토크쇼로 나타났다. 토크쇼는 대형교회 특수성을 활용하기 가장 좋은 장르다. 스튜디오를 따로 대여하지 않아도 교회 사무실 내에서 촬영하기 쉽기 때문이다. 이미 확보한 구독자 측면에서도 나쁘지 않다. 1인 유튜버는 방송 준비부터 구독자 확보까지 바닥에서 시작해야 하지만, 교회는 이미 자본을 가졌으며 교인이라는 구독자를 이미 확보한 상태다. 주안장로교회(통합) 조은성 전도사는 ‘고등1부’ 채널에서 ‘조은성의 불시착’을 방송했다. 학생과 전화 통화하며 사연을 읽었고 추천 찬양을 받아 재생해주는 전형적인 토크쇼를 진행했다. 소망교회(통합) 입시 준비생을 위한 부서, 드림부의 ‘꿈 담는 밤’도 다르지 않다. 여름수련회 한정으로 보이는 라디오를 방영한 프로그램에서 교회학교 교사가 등장해 고민을 말하는 방식으로 구성했다.

주안장로교회(통합) 고등 1부 조은성 전도사가 자택으로 보이는 장소에서 유튜브 방송을 진행하고 있다.
소망교회(통합) 드림부는 여름수련회 한정 보이는 라디오 프로그램을 런칭했다. 유튜버 미망이는 본지와 공동 리뷰를 통해 “스마트폰을 보지 않는 폐쇄적 공간인 여름수련회에서는 먹힐지도 모른다”고 지적했다.


그럼에도 토크쇼는 무엇이 문제였을까. 코로나 이전엔 예배 후 식사하거나 부서 모임 전 대기하는 동안 교인들은 서로 대화를 나누었다. 대면예배 강점은 서로의 얼굴과 얼굴을 마주하며 형성하는 관계다. 예배 후 식사 혹은 부서별 모임 전 대기 시간인 ‘빈 공간’을 짧은 대화로 메운다. 빈 공간을 대화로 채우며 서로를 알음알음 이어가는 것이다. 대형교회가 유튜브 콘텐츠로 내세운 토크쇼는 ‘보이는 라디오’라는 친숙한 이름이겠지만 내용은 전혀 익숙하지 않다. 모르는 타 부서, 팀원과 리더를 게스트로 초대해 관심이 없는 경우라면 교인이라 해도 낯설다. 또한 집에서의 시청 시간은 예배 후 식사 전까지 대기하는 빈 공간이 아니라 따로 시간 내어 봐야하기 때문에 시청 가능성이 더욱 떨어진다.


◇실패➋: 엇박자 타깃 설정
대한예수교장로회 통합 교단 전체 교인 수는 2020년 기준 239만명이다. 교회학교만 따로 세어보면 30만명으로 전체에서 12%에 달한다. 대형교회 유튜브는 달랐다. 본지가 조사한 자료에서 연령별 채널 비율은 대형교회가 잘못한 설정한 타깃임이 드러난다. 전체 380개 채널 중 교회학교를 겨냥한 채널만 156개로 전체에서 41%를 차지해 한국교회 교역자 인력(人力)은 교회학교로 쏠렸다.

오륜교회(합동) 미취학부 임찬미 전도사는 공중파 방송국 어린이 프로그램 진행자 수준으로 방송을 진행했다.
선한목자교회(감리) 어린이국은 제페토(ZEPETO) 캐릭터를 활용해 교사들이 예배 전 주의사항을 알렸다. 교회학교는 카메라와 예배 진행자인 교역자가 아니라 다양한 플랫폼과 콘텐츠를 연결해 하나의 프로그램을 완성해가며 예배 현장을 지키고 있었다.



교회학교 콘텐츠는 다른 연령대 채널보다도 손이 많이 갔다. 많은 교회들이 일러스트를 활용해 영상을 제작하거나 생방송으로 송출했기 때문이다. 오륜교회(합동) 미취학부 임찬미 전도사는 스튜디오에서 예배를 진행했다. 사도신경을 읽을 때 오른쪽에 세워 둔 텔레비전에서 그래픽 요소가 포함된 기도문이 나왔다. 또박또박 말하는 임 전도사 발음은 공중파 방송국 어린이 프로그램 진행자 수준이다. 선한목자교회(감리) 어린이국은 메타버스(metaverse)로 알려진 게임 제페토(ZEPETO) 캐릭터를 활용해 교사들이 예배 전 주의사항을 일렀다. 토끼 옷을 입고 연극도 펼쳤다.

채널이 많을 수 있다. 교회학교 역시 제한적인 대면예배 대체를 위해 유튜브를 활용하는 것뿐이다. 2020년부터 우후죽순 늘어난 유튜브 채널은 대면예배 진행하기 어려운 한국교회 상황을 여실히 보여준다. 엇박자가 난 타깃과 교회학교로 쏠린 교역자 인력은 대면예배를 대체할 만한 프로그램을 제작하지 못했고 퀄리티가 보장된 영상이라 하더라도 대면예배의 연장선이란 한계를 가진다.

◇실패➌: 공중파 프로그램 복사+붙여넣기
만나교회(감리) 청년부는 ‘만청 스타렉스 데려다줄게’를 방영했다. 교회 차로 교인을 태워 진솔한 대화를 나누는 내용으로 2007년에 방영한 tvN ‘현장토크쇼 TAXI’와 비슷한 포맷이다. 우리들교회(합동) ‘무엇이든 물어목장’도 KBS 예능 ‘무엇이든 물어보살’을 복제한 프로그램이다. 이름만 차용한 경우도 존재했다. tvN 수목 드라마 ‘슬기로운 감빵생활’ 혹은 ‘슬기로운 의사생활’을 빌려서 ‘슬기로운 믿음생활’(선한목자교회·현재는 비공개) ‘슬기로운집콕생활’(사랑의교회·청년부) ‘슬기로운언어생활’(금란교회·금란유스)로 콘텐츠를 제작했다.

만나교회(감리) 청년부(만청)는 ‘만청 스타렉스 데려다줄게’를 방영했다. tvN 토크쇼와 비슷한 포맷으로 교회가 소유하는 자차를 활용해 콘텐츠를 제작했다. 우리들교회(합동)은 ‘무엇이든 물어목장’을 통해 토크쇼를 진행했으나 ‘점집’이라는 소재로 인해 ‘점집과 아무런 상관이 없으며 오직 목장의 중요성을 강조하기 위해 제작되었음을 알린다’는 문구를 섬네일로 삽입해야했다.



그중에 흥미로운 콘텐츠는 게임이다. 영락교회 중등부는 ‘쉬면뭐하니’ 생방송에서 ‘리그 오브 레전드’와 ‘카트라이더’로 중학생 담당 아이들과 게임했다. 비니를 쓰고 온 이성형 전도사와 검정 티셔츠를 입은 황하은 전도사가 친근해 보였다. 삼일교회 청년1부도 ‘온라인체육대회 우리 게임 하소서’를 통해 교인들과 비대면 만남을 가졌다.

영락교회(통합) 중등부 전도사는 비니를 머리에 쓰고 교회학교 학생들과 리그 오브 레전드(LOL)를 즐겼다. 친근한 모습에 자료를 조사하면서도 웃음이 났다.



대형교회 유튜브 채널은 두 가지로 분류하면 다음과 같다. ▲예배실황 목적의 아카이빙형 채널 ▲자체 콘텐츠 생산형 채널. 코로나 파동 이후 생성한 채널은 전 연령 380채널 중에서 241채널이다. 63% 채널이 갑작스러운 코로나를 맞으며 등장했고 41%에 달하는 156개 교회학교 채널이 교역자에 의해 운영된다. 영상 제작도 인력이 중요하다. 한 두 사람으로 금세 만들 수 없다. 대형교회의 무분별한 채널 개설과 콘텐츠 생산은 저임금 교역자에겐 곤욕이다.

코로나가 팬데믹으로 확산한지도 1년이 지났다. 유튜브에 뿌리 내린 성적이 저조한 수준이다. 대형교회조차 판을 다시 짜야한다. 낭비되는 인력을 정리하고 다른 모델을 고민해야 한다. 애꿎은 교역자에게 동영상 제작을 요구할 시간에 비대면이어도 전도할 수 있는 방향을 모색해야 하지 않을까. 애초에 영상 제작과 기독교만의 복음은 맞지 않는 방식이 아니었을까. 음악조차 소비되는 시대에 복음도 소비하지 말라는 법이 없다. 코로나 상황에도 사람들은 교회로 몰리지 않았다.

 

 

 

자유의새노래 기획: 한국 대형교회 플랫폼 조사- 유튜브

📢이 페이지는 2021년 4월 13일 마련한 '한국 대형교회 플랫폼 조사' 문서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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