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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회

[한국 대형교회 플랫폼 조사] ④ 목사님, 설교 요약 좀 그만하세요



수영로교회(합동) 소년부 ‘묵모닝이 간다!’, 영락교회(통합) 중등부 이영호 목사의 ‘월요일에 만나요’, 꿈의교회(감리) 교회학교 이광채 목사의 영화 리뷰 ‘Fun하지만 뻔하지 않은 영화 이야기’를 제외하면 목사 주도의 영상 제작 프로그램을 찾기 힘들다. 대형교회는 청년부와 교회학교 유튜브를 교회학교 교사나 전도사가 제작하기 때문이다. 코로나 파동 이후 급격히 몰린 대형교회 유튜브 채널 개설은 교회 전도사인력과 무관하지 않다.

한국 스물여섯 대형교회는 모두 유튜브에 설교를 업로드하고 있었다. 유튜브가 대형교회의 필수적 플랫폼으로 자리 잡은 것이다. 사진은 선한목자교회(감리) 유튜브 유기성 목사 설교 목록.



◇목사님은 유튜브에서도 쪼개어 설교한다
대형교회 유튜브 채널 380개를 조사하며 눈살 찌푸리게 만든 콘텐츠가 있었다. 설교를 가장한 묵상 영상과 3분 메시지 클립 영상이 그랬다. 이 프로그램도 대면예배 연장선일 뿐이다. 이 같은 영상은 설교 전체를 요약한 내용이기보다 감성적인 클라이맥스에 가깝다. 따라서 유튜브에 업로드할 영상을 ▲내수용과 ▲수출용으로 구분할 정도다. 내수용은 묵상 영상과 3분 메시지처럼 교인들을 겨냥한 프로그램이라면 수출용은 예능처럼 자체 제작 프로그램으로 교회 바깥 시청자들을 겨냥한 프로그램인 셈이다.

클립 영상
대화나 인터뷰, 설교 같은 30분에서 1시간 분량의 영상물을 3분에서 5분 이내로 압축해 재편집하는 영상 종류. 편집자가 보여주고 싶은 핵심을 농축한 영상으로 요약한 경우가 많아 전체 영상보다 조회수 높은 경향을 보인다.


선한목자교회(감리) 유기성 목사 3분 메시지 채널은 30분 이상인 설교 영상에 비해 조회수가 낮다. 교회 공식 계정으로 올렸다면 낮은 조회수는 피하지 않았을까. 대형교회는 3분 메시지 같은 내수용 영상을 제작해도 조회수만 1천~3천정도 나온다. 따라서 담임목사나 담당 부서 목사 주도의 콘텐츠는 설교나 설교를 가장한 묵상 프로그램을 필요로 한다. 묵상을 가장한 설교 클립 영상은 가성비가 좋다. 새로 촬영할 필요도 없고 이미 촬영한 영상에서 클라이맥스라고 생각하는 영역만 짜깁기하면 충분하기 때문이다.

유기성 목사 설교가 여러 채널로 분산해 업로드하자 조회수가 양분되는 현상이 발생했다. 5분 메시지를 제작하는 주안장로교회 청소년국도 저조한 조회수를 피하지 못했다. 코로나 파동을 겪으며 목사들 설교도 청년들처럼 파편화되어 소외됐다.



◇상담 받고 떡볶이 만들고 개인 방송하는 목사들
담당부서 목사들은 묵상을 가장한 설교 영상만 제작하지 않았다. 오륜교회(합동) 8시중고등부 정지호 목사는 ‘천국의 맛’ 1화에서 손수 음식을 배우고 만들었고 교회학교 교사들에게 선보였다. 완성한 떡볶이를 맛보는 교회학교 교사들이 맛 비평을 했고 정 목사의 개인 생활이나 가치관, 연애관 같은 인터뷰가 이어졌다.

분당우리교회(합동) 대학청년교구교구는 ‘스물, 여행을 떠나다’ 프로그램 첫 화에서 담당 목사로 보이는 남성을 인터뷰했다. 과거 목사의 사진을 보여주며 살아온 배경을 듣는 내용으로 구성한 것이다. 광림교회(감리) 청년부(LFC)는 ‘디엠’ 프로그램에서 청년부 담당 김주송 목사가 사회자로 등장해 배우자를 고민하는 청년의 고민을 듣고 방안을 마련했다.

오륜교회(합동) 8시중고등부 정지호 목사가 나서서 손수 음식을 만들고 교회학교 교사들에게 선사하는 콘텐츠에 참여했다. 생각보다 목사 주도 영상 제작은 흔하지 않았다. 대개 담당 목사가 전도사에게 업무를 하달하는 방식이기 때문이다.
분당우리교회(합동)는 ‘스물, 여행을 떠나다’를 주제로 담당 목사 인터뷰에서 시작해 일반 청년의 목소리를 담았다.
광림교회(감리)는 교회 건물 내에서 ‘디엠’ 프로그램을 제작했다. 중간에 앉은 청년부 김주송 목사가 왼쪽과 오른쪽으로 나누어진 교역자의 다양한 목소리를 취합해 청년 교인의 고민에 답하는 방식으로 영상을 구성했다.
영락교회(통합) 중등부 이영호 목사는 개인 유튜버 콘셉트로 구매한 물품을 해체하거나 라면 먹방을 하는 등 친근한 이미지를 내보였다.



영락교회 중등부 이영호 목사는 ‘월요일에 만나요’라는 프로그램에서 축구화 언박싱(unboxing)을 하는 등 라면을 먹다가 갑자기 성경 구절을 읽고 짧은 설교를 이어가는 포맷으로 구성해 목사의 일상 속에서 신에 관한 이야기를 전달하는 프로그램으로 제작했다. 꿈의교회 교회학교 이광채 목사는 메타버스 캐릭터로 등장해 영화를 리뷰했다. 영화 내용을 설명하고 기독교적 가치를 발견하는 방식이다.

◇기존 인적 네트워크를 이용한 콘텐츠 발행
흥미를 유발한 프로그램 제작이 눈에 띄었다. 수영로교회 소년부 ‘묵모닝이 간다!’ 보이는 라디오 프로그램처럼 담당 목사가 직접 방송에 참여하는 경우도 존재했다. 아이돌을 풍자한 교회 예능 우리들교회 취학부 남자 교역자가 모여 ‘MSG’라는 가상의 남자 아이돌 그룹으로 데뷔해 데뷔영상부터 팬사인회, 매니저 면접, 패션쇼 등을 이어가기도 했다. 같은교회 청소년부는 ‘가짜 사역자’ 프로그램을 런칭해 신앙 세태를 꼬집는 예능을 제작했다.

수영로교회(합동) 소년부는 ‘묵모닝이 간다’를 통해 교역자들이 방학 동안 보이는 라디오를 방송했다.
우리들교회(합동) 취학부는 남자 교역자들이 모여 ‘MSG’라는 남자 아이돌 그룹으로 데뷔해 웃음을 주었다.
우리들교회 청소년부는 ‘가짜 사역자’를 런칭했다.



목사 주도 프로그램을 통틀어 본다면 대면예배 연장선이란 점에서 특별하지 않았다. 명확한 한계는 교회라는 특성에서 비롯한다. 목회라는 교역(敎役)은 기본적으로 사람을 다룬다. 사람-사람 사이에서 발생한 문제와 사람-신 관계 속에서 보이는 사안을 다루기에 기존 인적 네트워크와 교회 건물이라는 부동산을 적극 활용해 콘텐츠를 발행한 것이다. 대면예배 연장선일 수밖에 없다.

문제는 참여 주도 콘텐츠 부실이다. 대형교회는 기존에 확보한 인적 네트워크를 유튜브로 연결하는데 실패했다. 인천순복음교회(하나님의성회) 대학청년대교구는 ‘묵상윗미’를 런칭했다. 청년들이 직접 자신이 성경 묵상한 모습을 전체 실황 형식으로 녹화해 편집 후 방영한 프로그램이다. 분당우리교회 대학청년교구교구도 청년들이 각 장소에서 직접 찬송 부른 영상을 합쳐 하나로 제작한 ‘청년특송’을 선보였다. 같은 교회 서현중등부는 ‘큐티로그’로 교사들이 직접 브이로그 제작에 참여했다.

기존 인적네트워크를 십분 활용해 제작한 참여 분야 영상이 손에 꼽을 만큼 적었다. 토크쇼도 참여형 콘텐츠로 이해해야 하지 않느냐고 물을지 모른다. 전(全) 교인 참여가 아니라고 하더라도 자발적이며 최대 인원이 참여할 수 있는 콘텐츠 발행은 소수에 불과했다. 인스타그램 발(發) 챌린지 시리즈와 비교해 보아도 주권신자가 된 지금의 한국 대형교회 신자들은 김진호 신학자가 표현한 바대로 ‘고품격 문화 소비자’로 남아 전도사들이 힘겹게 만든 콘텐츠를 관망하고 있을 뿐이다.

참여형 프로그램은 빈약했다. 인천순복음교회(하나님의성회)는 ‘묵상윗미’ 프로그램을 통해 청청년들이 직접 묵상한 전체 영상을 업로드하는 방식으로 묵상과 큐티를 장려했다. 스물여섯 대형교회 중 전(全) 교인 참여 콘텐츠가 모자란 가운데 기존 인적 네트워크를 활용하지 못했다는 지적을 피하기 어려웠다.



◇인력으로 허덕이는 전도사들
콘텐츠 분석에서 가장 눈에 띈 건 전도사들 활약이다.

꿈의젊은이교회(감리·청년부) 이동찬, 민동선 전도사가 카메라 앞에서 분말스프를 집어 들었다. 냄비에 붓자 민 전도사가 입에 손을 대고 웃는다. 동영상 제목은 ‘민전의 맛있는 성경: 천국과 지옥의 맛 편’이다. 대면예배 연장선, 타깃 설정 실패, 복제 프로그램 와중에도 전도사들은 콘텐츠를 준비했다.

만나교회(감리) 만청(청년부)는 ‘문화살롱’ 콘텐츠를 마련했다. 평양 냉면을 먹었고, 성인을 위한 드라마로 알려진 부부의세계를 리뷰했다. 목회 방향을 설정해야 할 목사들이 3분 메시지 콘텐츠를 만드는 동안, 전도사들도 제 방향에 따라 각기 다른 콘텐츠를 발행했다. 목사들과 다르게 전도사들은 콘텐츠 발행에 열전(熱戰)이다. 익명을 요청한 대형교회 전도사는 본지 통화에서 한 마디로 압축했다. “현재 눈 앞의 콘텐츠가 최선입니다.”

꿈의교회에서 청년들이 분립해 운영하는 꿈의젊은이교회(감리) 이동찬 전도사와 민동선 전도사가 먹방을 선보였다. 만나교회(감리) 청년부(만청)는 ‘문화살롱’ 프로그램으로 사회 문화를 다루었다.



2020년 기준 대한예수교장로회 통합 총회 회원(목사)만 1,499명으로 집계됐다. 평균연령만 62.6세다. 교회는 늙었다. 한국사회 트렌드를 따라가기엔 역부족이다. 사로잡을 젊은 목소리와 중간자도 없다. 놀 줄 아는 전도사가 있어도 문제다. 영상 편집은 한 두 사람이 뚝딱 만들 수 있는 콘텐츠가 아니기 때문이다. 결국 인력도 돈이 있어야 실현 가능하다.

만나교회와 꿈의교회는 미디어교회를 세웠다(위 사진). 그러나 동영상과 기도문 작성 등 직접 참여하여 활동할 수 있는 영역이 제한적이다. 과거 퍼피레드 버뮤다 순복음교회(아래 사진)처럼 온라인 공간에서 가상의 캐릭터로 예배를 진행하고 교회를 건축하는 등의 활동을 보인 교회는 없었다.



◇미디어 교회는 새로운 대안일까
만나교회(감리)와 꿈의교회(감리)는 접근을 달리한다. ‘미디어교회’를 세웠다. 그러나 동영상 시청과 기도문과 일상을 공유하는 수준에 그친다. 10년 전 메타버스 게임으로 알려진 퍼피레드에 개척한 버뮤다 순복음교회의 적극적인 신앙활동과 비교하면 결이 다르다. 대형교회 신앙활동은 여전히 현실 세계에 머물러 있다면, 버뮤다 순복음교회 신앙은 인터넷이란 가상공간을 중점으로 이뤄지기 때문이다.

미디어나 가상세계 중심의 신앙활동 자체가 불가능할지 모른다. 사람과 사람이 맞댄 신앙활동은 사람과의 연대가 느껴지지 않는 가상세계와 차원이 다르기에 담임목사는 고심한다. 코로나 시대의 새 콘텐츠는 요원하다.

 

 

 

자유의새노래 기획: 한국 대형교회 플랫폼 조사- 유튜브

📢이 페이지는 2021년 4월 13일 마련한 '한국 대형교회 플랫폼 조사' 문서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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