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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피니언/文小憓

[文小憓] 정신운동활성증가(Psychomotor retardation)

입력 : 2021. 01. 08 | 디지털판

 

 

 

 

첨엔 느리게 움직이는 줄로만 알았어

굼뜨고 질척이고 게으른 나 말야

입맞춤하고부터일까 한 발짝 내딛듯

가벼워진 몸과 마음 발바닥이 따뜻해

멀어진 건 이 무렵이었을까?

정류장처럼 네 이름 지나치고 비로소

느리게 움직이는 널 보니 눈물이 나

미안.

 

정신운동활성증가(Psychomotor retardation)

 

 

 


경험하지 못하면 이해하지 못하는 게 타인의 마음이다. 지적과 비판, 한 숨은 굼뜨고 질척이던 게으른 화자를 향해 “느리다”고 말한다. 느린 모습을 지켜봐주고 사랑해주는 사람을 만날 때. 비로소 느림의 시간 속 초침은 조금씩 움직이며 발바닥을 데울 만큼 빠르게 움직이기 시작한다. 늪이라는 공간에서 벗어난 것처럼 몸이 가벼워진 경험으로 시간에 속도가 붙자 화자는 게으름에서 벗어났다. 그렇지만 보지 못한 것 하나가 있었는데. 정류장을 지나치고 멀어가는 타인. 화자와 입 맞추던 이가 이제 보니 느리게 흘러간다는 사실을 깨달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