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유의새노래 디지털판866 [사설] 조국 사태라는 어른들의 정치를 바라보며, 소외된 세대는 슬픈 분노의 감정을 느낀다 입력 : 2020. 12. 24 06:35 | A31사랑의교회에서 바라본 서초동 집회의 광경은 슬픔과 분노가 뒤섞인 감정으로 집약되어 있었다. 노무현을 넘어서 내 사람을 지켜야 한다는 일념이 조국에까지 이어진 것이다. 두 가지 세력으로 갈리고 만 서초동과 광화문 네거리엔 각자가 지켜야 할 존재들이 상징폭력으로 등장해 굿즈와 함께 소비되었다. 염원과는 다르게 법원은 23일 1심에서 열다섯 혐의 중 11개를 유죄로 인정했고 조국 전 법무부 장관 부인 정경심 동양대 교수에게 징역 4년과 벌금 5억원, 추징금 1억3894만원의 실형을 선고해 법정구속 했다.서울대 의학전문대학원 입시에 제출하기 위해 조 전 장관과 함께 허위 내용의 확인서를 발급 받은 사실이 밝혀졌다. 허위 서류는 대학들의 전형 업무를 방해했다... 2020. 12. 24. 06:35 [신앙칼럼] 철딱서니 없는 말 입력 : 2020. 12. 23 07:30 | A27 되게 예쁜 선생님과 근무한 일이 있었다. 정말 예뻐서 일하는 게 일하는 것 같지 않을 정도였다. 자고로 노동은 피하고 싶고, 하고 싶지 않아야 정상이라던데. 한 번도 해보지 않았을 수백 권의 책을 들고 나르고 한국십진분류표대로 정리해야 했던 여름엔, 한 번도 경험하지 못했던 금욕이 일주일이나 가능했다. 완전 성령의 힘이었다.선생님은 독실한 기독교 신자였다. 신자가 된지 그리 오래되지 않았다고 한다. 그런 선생님이 점심을 먹고서 커피 한 잔과 함께 신앙 이야기를 자연스레 꺼냈다. 전공이 신학이니까 처음 하나님을 인격적으로 만났다는, 아예 단어가 된 한 문장을 물음표로 꺼내자 다소 부담스러웠다. 이미 교회에서 여름 수련회를 열정적으로 준비하고 있었고,.. 2020. 12. 23. 07:30 [교회 安 이야기] 교회만이 할 수 있는 일 입력 : 2020. 12. 23 07:30 | A26 한 교회 전도사가 한 숨을 쉬었다. 무슨 일이냐고 물었다. 빚에 허덕이던 교회 청년을 돕고 싶은데 도울 방법이 없다고 말했다. 교회가 만일 헌금을 저축해 두고 힘든 일 있는 사람들을 위해 사용했다면 어땠을까 물었다. 코로나 파동 한참 전의 일이다.전역하고 신학교로 돌아가 기독교인으로 살아가던 마지막 시간, 마지막 질문은 하나였다. ‘과연 한국 교회에는 대안이 있는가.’ 현대신학이 힘겨운 삶을 이어가는 현대인에게 해답을 줄 수 있느냐고 물었던 질문에 구약학 교수가 “고민하지 말라”고 일축한 순간, 실망하지 않을 수 없었다. 모든 문제엔 답이 있다는 생각 때문이 아니다. “적당히 생각을 매듭지라”는 요지 때문이다.교회는 모든 문제에 답을 주겠다고 말한.. 2020. 12. 23. 07:30 [사설] “우리는 박해받는 선민들” 입력 : 2020. 12. 22 | A31 중앙재난안전대책본부 특별방역강화조치에 따르면 오는 24일부터 내년 1월 3일 밤 12시까지 전국 단위 5인 이상 모든 사적 모임은 하지 않도록 권고한 상황이다. 요양병원과 요양시설, 종교시설처럼 고위험시설에서 집단감염이 끊이지 않으며 지난 일주일 동안 일 평균 900명 이상 확진자가 발생해 이 같은 결정을 내린 것이다.따라서 정부는 요양·정신병원·종교시설 같은 고위험시설에 대한 방역 관리를 강화하며 종사자에 대해서는 수도권이 1주, 비수도권은 2주마다 PCR진단검사를 의무적으로 실시하고 신속항원감사를 활용해 일주일에 1~2회 정도 검사를 확대하도록 추진하기로 했다. 외국인 노동자 밀집 거주지역과 콜센터처럼 고위험사업장 역시 집중 현장점검 등을 실시해 방역 관리를.. 2020. 12. 22. 18:20 [사설] 조국과 추미애, 죽은 공무원까지 꺼내든 스티브 유의 文法 입력 : 2020. 12. 20 07:27 | A31 입대를 앞 둔 2002년 1월 미국으로 건너간 스티브 유(한국이름 유승준)의 미국 시민권 취득은 순전히 개인의 자유와 선택에 의한 결정이었다. 따라서 국적법 제15조에 따라 외국국적을 취득한 날로부터 대한민국 국적이 상실됐고 한국으로 입국한 스티브 유는 출입국관리법 제11조에 근거하여 인천국제공항에서 입국 거부당했다(2002. 2. 2).이미 공익근무요원으로 판정 받은 스티브 유(2001. 9. 1)가 한 말은 변명과 회피였다. “국민을 우롱하거나 의도적인 거짓말을 하지 않았다”면서 “댄스가수의 생명이 짧은 걸 잘 알기에 번복은 했지만 최선의 선택이었다”고 밝히자 바른청년 유승준을 바라보던 여론은 싸늘했다. 재판부는 파기환송심에서 승소한 스티브 유에.. 2020. 12. 20. 07:27 [에셀라 시론] 내러티브의 종말 입력 : 2020. 12. 19 07:03 | A30 닫힌 사회에서 벗어나는 하나의 방법으로 주목했던 내러티브의 역설적인 오류를 발견하자 먼저 든 생각은 인간의 추악함이었다. 나의 세계가 존재하듯, 너의 세계도 존재한다는 그럴싸한 명제가 우리 사는 이 세계에 먹히지 않는 이유가 무엇일까. 쉽게 말해 착한 마음만을 가지고 살면 왜 이 세상 아름답지 않겠냐는 농담 같은 질문과 다르지 않는다. 그런 쉬운 방법이 가장 어려운 법이고 불가능에 가까워 아예 불가능하다고 말하듯. 모든 사람이 이 세상을 드라마의 이야기처럼 받아들지도 않을뿐더러, 모든 사람이 감성주의자는 아니므로 더욱이 내러티브의 역설적 오류를 발견한 것도 이 때문이다.자신의 세계 속 주인공으로 살아가는 현대인에게 캐릭터는 투사의 도구로 전락한다. .. 2020. 12. 19. 07:03 [차트에는 없는 노래] 노을 입력 : 2020. 12. 18 20:30 | A24 회포(懷抱)는 과거의 상태를 말한다. 정확히 10년 전. 걸었던 공간을 거닐며 너와의 추억을 기억으로 만들어 간 과거의 공간 속으로 돌아간 회환(回還). 공간 속 미소 짓던 너의 얼굴을 멀찍이 바라보는 나의 얼굴에선 눈물이 흐른다.짜릿했던 그 밤들, 즐거워 다시는 잊고 싶지 않았던 웃음꽃들 꽃잎처럼 떨어지고. 우리의 느낌까지 지켜보던 새들조차 날아가 버리는 지극히 당연한 겨울의 문턱 앞에 너의 얼굴, 나의 미소를 지켜본다. 과거의 상태. 멈추어진 상태.그러나 권진원은 에로스만을 노래하지 않는 듯하다. 세대와 청춘, 칠십년 기다린 민족의 회환으로도 해석한 걸 보면. 세탁소 앞 들려오던 피아노 가락 앞에 슬픔만을 노래하지 않는 것처럼. 2020. 12. 18. 20:30 냉소와 비관이 어리석은 너보다 나을 거라는 착각 입력 : 2020. 12. 17 | 디지털판 악은 친근한 얼굴을 내밀며 다가온다. 뿌리치지 못하게 만드는 모종의 미소는 쉬운 언어로 정의하지 못하게 만든다. 그런 악은 알지 못하는 시간에 갑자기 찾아온다. 정해진 시간도, 정해 놓을 새도 없이 다가와 판별하기 어려운 지경에 이를 때까지 곁에서 견뎌낸다. 살아남은 악이 악으로 보이지 않는 단계에 이르면 악은 악이 아니게 된다. 친구의 형상을 빼닮은 괴물 악은 종국에 파멸을 낳도록 사주한다. 사주하기까지 긴 시간이 걸리기도 하고, 짧은 시간 안에 이루어지기도 하듯이 시간은 중요하지 않음을 말해준다. 중요한 한 가지. 정해지지 않은 시간 속 모종의 미소로 다가오는 동안에 발견한 이 악을 뿌리칠 수 있는지의 용기다. 용기를 가지고 있는다면 악은 더 이상 친구의.. 2020. 12. 17. 20:38 [현실논단] 전 한국인 공동체를 움직였던 한국교회 입력 : 2020. 12. 16 08:17 | A30 일천구백칠년의 일이다. 평양 장대현교회에서 개최한 평안남도 겨울 남자 사경회에 참석한 신자들은 저녁 집회에서 성경 공부 후 통성으로 기도하자 청중들을 어떻게 통제할지 상의할 정도로 울음이 이어졌다. 새벽 2시까지 이어졌다고 하니 회개의 위력은 진중했다. 주목한 건 그 다음날이다. 거리에서 서로 죄를 고백했고 배상했다. 도둑맞은 물건이 돌아왔다. 빚이 청산됐다. 선교사 제임스 게일은 “외국인들뿐만 아니라 전 한국인 공동체를 움직”였다고 한다.장대현교회에 모인 신자들은 방언으로 기도했을까? 아니다. 방언으로 기도하지 않았다는 말이 아니라, 방언으로 기도했던 여부는 중요하지 않다는 말이다. 심금과 정서를 적신 통곡은 행동으로 옮겨갔고, 옮아가듯 반성과 .. 2020. 12. 16. 08:17 [일과속기록] 정지사본궁목 입력 : 2020. 12. 10 | A31 우리 뇌는 이미지로 기억하면 더 오래 기억한다고 한다. 시험이 다가오면 앞 글자만 따서 외운다고들 하는데 중학교 3학년 도덕 시간도 그랬다. 하나도 외워지질 않으니 운율로 따서 외우기로 했다. “정지사본궁목” “정지사본궁목” “정지사본궁목” 짝꿍이 무슨 의미냐고 물었다. “정서적, 지향적, 사회성, 본래성, 궁극성, 목적성.” 하루 동안 한 문제에 적을 단어 “정지사본궁목” “정지사본궁목” “정지사본궁목”을 주문처럼 외웠다.듣기 싫다며 귀 막았던 친구들도 나의 “정지사본궁목” 세례에 질색했고 손사래 쳤지만 종국엔 고맙다는 말로 돌아왔다. 내 정신없는 ‘정지사본궁목’ 덕분에 다 적었다나. 어처구니없어 친구들과 피식거렸고 도덕의 무엇이라 기억했던 정지사본궁목은 외.. 2020. 12. 10. 05:18 이전 1 ··· 40 41 42 43 44 45 46 ··· 87 다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