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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화/리뷰

[뮤비리뷰] 같은 것의 과잉, 같은 것의 중독, 같은 것의 파멸: ‘Stand Out Fit In’

입력 : 2018. 12. 09 | 수정 : 2020. 06. 06 | 디지털판


같은 것의 과잉은 같은 것의 중독을 낳고 같은 것의 파멸을 낳는다.


일본 4인조 록밴드 ‘ONE OK ROCK’이 뮤직비디오를 발표했다(2018. 11. 22). 원오크락 아홉 번째 정규앨범 ‘Eye of the Storm’ 두 번째 트랙이다(앨범 발표: 2019년 2월 13일).


원오크락 아홉 번째 정규 앨범, ‘Eye of the Storm’ ⓒONE OK ROCK



◇‘같은 것’으로부터 부름을 받다

중국인계 소년 이야기로 뮤직비디오는 중국계 소년이란 이유로 받는 조롱으로 시작한다. 우리에게 익숙한 청국장과 콩나물, 쌀밥. 주위를 두른 이들에게 불쾌함과 냄새나는 음식일 뿐이었다. 아버지, 어머니 일터는 곧 주인공 거처이기도 하다. 방 안 깊숙한 곳까지 스며드는 또래들의 비웃음은 먹튀로 이어졌고 잡으려다 만 아버지를 보며 주인공은 결심한다. “나 자신(중국인이자 태어난 본 모습)이기를 포기해야 한다.”


ⓒONE OK ROCK

ⓒONE OK ROCK



◇같은 것의 과잉: 같은 것에 합류했지만 여전한 불안

콩나물과 쌀밥은 샌드위치로 바뀌었고, 주위에 사람들이 몰렸다. 소수자로서 차별 당하기 싫다면 다수에 속하면 된다. 인종차별을 해소할 방법은 다른 인종을 같은 것에 편입시키면 된다. ‘나와 같은 인간’ ‘나와 같은 집단’ 같은 것에는 불편함을 느끼지 않는다. 그렇지만 인간 혐오는 해소되지 않았다. 도착한 가게에서도 불편함은 여전했다. 같은 것의 논리가 가진 오류다. 같은 것의 과잉이다.


싫지만 같은 것에 동화되어야 한다. 주인공은 속마음을 이렇게 표현했다. “同じ事の繰り返しで/飽き飽きしている日々/ただ自分らしくありたい/ありのままで(매일 같은 일상으로 짜증나는 매일, 난 그저 나 자신 그대로 살고 싶어. 있는 그대로 말야).”


ⓒONE OK ROCK

ⓒONE OK ROCK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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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같은 것의 중독: 부정을 받아들이지 않는 같은 것의 무리

청년이 된 주인공은 같은 것으로 무장한 친구들과 집 밖을 나섰다. 혹자는 술과 방탕으로 이를 해석할지 모른다. 같은 것의 논리에서 술과 방탕은 놀랍게도 같은 논리이자 같은 담론이다. 같은 것은 부정이 아니다. 긍정이다.


부정을 받아들이지 않는 ‘같은 것의 세계’에서 존재하는 건 오직 자기 자신이며 자아뿐이다. 같은 것의 중독이다. 남과 다르다를 생각할 수 없다. 이미 다르다는 것은 ‘같은 것’의 무리에서 떨어져나간다는 의미이며 그 자체로 불안이다.


ⓒONE OK ROCK

ⓒONE OK ROCK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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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같은 것의 파멸: 빠져나올 수 없는 같은 것의 세계

같은 것의 중독이 위험한 이유는 ‘세계적’인 현상으로 등장하기 때문이다. 재독철학자 한병철은 이를 ‘세계적인 것의 폭력’으로 표현했다. 중국 경극일까? 가면을 바꾸듯, 앞에 선 ‘중국적인 것’으로부터 주인공은 외모를 바꿀 아이디어를 얻는다. 가꾸다는 이름으로 세계적인 흐름에 합류한 것이다.


그리고 알 수 없는 춤을 춘다. 세계인도 하나 되어 알 수 없는 춤에 빠진다. 쓰러지고 넘어져도 ‘같은 것의 중독’에서 빠져나올 수 없었다. 한병철은 같은 것의 중독을 ‘동질적인 것의 과다에 따른 과열로 타버리는 것(피로사회, 22)’으로 비유했다. 코앞이 자기 집임에도 빠져나올 수 없는 이유다. 이미 같은 것의 무리에게 붙잡혔기 때문이다. 주인공이 ‘같은 것’을 ‘같은 것’으로 이해하지 못한 까닭은 그 중에 유색인종도 ‘같은 것’의 무리에 합류했기 때문이다. 끊임없이 알 수 없는 이상한 춤을 추어야 한다. 이미 주인공은 세계의 흐름을 탔기 때문이다. 따라서 뮤직비디오는 단순히 인종차별만을 다루지 않았다.


ⓒONE OK ROCK

ⓒONE OK ROCK

ⓒONE OK ROCK

ⓒONE OK ROCK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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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년의 알 수 없는 표정

이미 같은 것의 중독에서 벗어나기는 글렀다. 몸부림을 쳐도, 돌아갈 수 없도록 우리 사회는 ‘같은 것’을 강요하기 때문이다. 사람들은 외친다. “다 큰 사람은 울지 말아야하고/목표를 높게 잡고/비만이 되지 말고/좋은 아가씨는 싸우지 말고/알맞게 정렬하고/밝고 하얀 피부와 얼굴을 유지해!”를 한 마디로 압축해 표현한다. “Stand out, fit in(눈에 띄면서, 자연스럽게 어울려!)”


같은 것의 파멸이 가져온 소진증후군과 불안에도 주인공은 같은 것의 무리를 뿌리친다. 뿌리치고 보니, 주인공은 소년으로 돌아왔다. 그리고 고된 노동으로 일터를 나서려던 어머니를 우연히 본다. 어머니는 여전히 ‘같은 것’의 중독에서 먼 존재였다. 어머니의 미소는 다시 소년으로 돌아간 아이에게 말하는 듯하다. 고향? 있는 그대로의 나 자신? 아니면 어딜 다녀왔느냐는 물음?


어머니를 보며 알 수 없는 미소를 짓고만 그 소년은 무엇을 생각했을까.


ⓒONE OK ROCK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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