입력 : 2018. 12. 09 | 수정 : 2018. 12. 09 | A27
괜한 두 시간을 버릴 필욘 없다. 요약해주겠다. 1.꿈을 꾼다. 2.하나님의 소명으로 받아들인다. 3.선교사가 된다.
중고차 딜러라는 소재를 이용해 세상은 더럽고, 추악하며, 자기 이익만을 위한 세상에서 살아가던 중 깨끗하고 정직하며 융통성은 1도 없는 주인공이 끝내 신에게 소명 받았다는 내용이다.
신에게 소명 받는 내러티브로 꾸몄기 때문에 문제가 된다는 얘기가 아니다. 누구에게나 신은 존재하며 존재하지 않는다 하더라도 소명에 버금가는 인생 스토리가 존재하기 마련이다. 우연적 요소겠지만 주인공이 겪은 신적 내러티브를 비난하고 싶지 않다.
갑자기 세상 일(?)을 하다가 선교사가 된 배경엔 세상에서 이미 이룬 성취감, 더 높은 가치를 깨달음, 세속 환멸. 그 뿐이다. 돈 없고 가난한 기독교인들이 꿈꾸기에는 턱 없이 부족한 설득이다. 이 마저도 ‘내가 믿는 바야’라고 말한다면 영화로 굳이 표현할 필요가 없다. 간증으로 하면 된다.
과연 기독교인들이 세속 환멸을 느낄 만큼 교회가 슈바르츠발트를 자임할까. 세상을 떠나 어머니 품으로 들어가듯. 교회가 과연 어머니 품일까? 진실을 그렸다곤 하지만 선교사로부터 ‘훈련’받는 주인공의 환한 미소는 어디까지가 진실일까.
세상은 더럽고, 교회는 깨끗하다는 결벽증이 아니고서야 이 영화를 훌륭하다고 할 근거는 없다. 기독교인 특유의 능청스러운 여유는, 불쾌감을 더하기까지 한다. ‘마치 나는 너보다 깨끗하고, 진리를 소유하기 때문에 거짓말을 안 해’ 거짓말을 좋아하는 사람이 얼마나 될까.
그래, 이 UCC에서 가장 남는 대사는 1시간 28분 40초에 나온다.
“하나님은 너를 중고차 딜러로 부르셨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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