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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우[now]

건축아카이브 상설展으로 향한 첫 걸음

입력 : 2018. 09. 01 | 수정 : 2018. 09. 02 | B12 

 

서울, 희망여행 <1>

 

월화수목금. 노동으로 둘러 싼 몸이 토요일 새벽 6시 30분, 알람에 반응했다.

 

놀라웠다. 어제까지도 몸을 굴려댔지만 여행 날이 되자 일어나다니. 피곤하긴 했지만 워낙 개운해, 피곤함을 이겨버렸다.

 

샤워하고, 짐을 챙겼다. 얼마 되지 않은 간단한 짐을 메고 KTX에 몸을 실은 시간이 오전 8시. 조요한 차창 밖을 내다보며 1시간 만에 도착한 서울역에 9시가 되어서야 발을 디뎠다.

 

도착/항상 밤을 새웠다. 예외 없이 오늘도 밤새우는 건 아닐까 했지만 골아 떨어졌다. 어제라는 시간 속에 정열(?)적으로 노동한 대가였다. 종착역에서 흐르던 KTX 안내 방송이 귓가에 울렸다. 고맙고 반가운 방송이었다.

 

구벨기에영사관이었던 서울시립남서울미술관은 2004년 미술관으로 개관했다. 남현동으로 이축하며 현재 건물로 유지 중이다.

아, 시계를 보니까. 예정 시간보다 훨씬 일찍 와버렸다. 서울역에서 사당역까지 빠른 시간 안에 올 줄 몰랐다. 밖에서 40분을 기다렸다. 미술관 개관 시간은 오전 10시다. 기억하라 10시!

미술관에서 거미/초등학생 관람객도 밖에서 줄을 선 채 기다렸다. 아이들의 발랄한 모습이 마냥 귀찮지 않았다. 푹 자고 일어났으니까.

정시/미술관은 15분 전, 직원들이 출근하고 나서 열렸다. 정확히 10시에 개관하니, 너무 일찍 오거나 늦게 오지 말 것.

박여주 作 ‘트와이라잇 존’. 황혼이다. 황혼은 강렬하지도, 어두울 정도로 희미하지도 않다. 밝음과 어두움 중간에 인공 색을 더해 빛의 존재를 부각시켰다.

창을 통해 바깥을 내다보다.

정만영 作 ‘반사된 소리’/처음에 보고, ‘이게 뭐지?’ 생각했다. 주위를 둘려봐도 설명도 없고. 도대체 무엇을 말하려는 건지 이해하지 못했다. 검색해보니까, 음파에 따라 흔들리는 모습을 보여주기 위함이라던데.

정만영 作 ‘순환하는 소리2’/아, 숭고한 뜻이 있는 걸까. 화이트 노이즈가 들렸다. 아무래도 빗소리를 표현한 걸까. 이 철제를 왜 겹쳐 하나의 작품으로 만든 건지 이해하지 못했다.

정화용·김형중 作 ‘에코트론 V2.0’/고개를 갸웃거렸다. 샹들리에인가. 아래엔 LED 판이 데칼코마니처럼 움직였다. 그땐 몰랐다. 색깔에 따라 날씨 상황을 말해준다는 것을. 초록색이면 좋은 날씨, 빨간색이면…….

정화용·김형중 作 ‘에코트론 V2.0’/아, 하! 날씨가 안 좋은 모양이구나.

???/이게 뭘까. 지금 생각해도 유추하기 어려운 작품이다. 어느 작가분이 표현한 건지도 모르겠다. 반드시 도슨트와 함께할 것! 죄송합니다. 작가님!

!!!/카스테라?

바이런 킴 作 ‘일요일의 회화’/상당히 가까이서 찍은 사진이다. 자세히 그림을 살펴보면 글이 있는데, 일기가 아닐까 생각한다. 무슨 코스를 거쳤다, 등장인물과 무언가를 했다는 내용 같았다.

이 작품도 의도한 바를 이해하지 못했다. 글을 좀 쉽게 풀어내면 안 될까, 그 생각도 해봤다.

성유삼 作 ‘버섯구름’/스펀지로 제작했다. 핵폭발할 때 발생하는 구름만을 표현한 건 아니다. 버섯구름에서 떨어지는 죽음의 비를 욕망에 사로잡힌 인간이 만든 재앙으로 표현했다. 죽음의 비는 일상처럼 다가오는 날씨 현실과 비교하게 한다.

김윤수 作 ‘바람의 표면’/민주노ㅊ… 읍읍. 풍화로 깎인 절벽과 일렁이는 바람 물결을 표현한 작품이다. 바람의 흐름을 풍파로 해석해 존재의 발자취로 읽었다.

구벨기에영사관 이축 과정을 담은 사진.

구벨기에영사관에 설치된 필라스터(벽식기둥) 장식의 일부다. 신고전주의양식 장식은 이축 시 재사용하기 힘들다고 한다. 이축은 원 모습으로 복제해 복원했다고.

타일이다. 영사관 테라스 바닥을 장식한 것으로 추정한다. 아래 바닥인 실내, 아홉 개 기둥에 올린 실외를 표현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