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간의 솔직함 여과 없이…
코미디 유튜버 뷰티풀너드
전세사기 당한 이시온이 옷가게 사장인 방수아에게 얹혀 살다가 사귀게 된다는 설정. 막장이 치닫는 유튜브 세계에선 흔한 시놉시스 같지만 보면 볼수록 묘한 매력에 빠져 버린다. 하이퍼리얼리즘(초사실주의) 연기 때문이다.
구독자 72만명, 누적 조회 5억회가 넘은 유튜브 채널 뷰티풀너드는 멤버 최제우, 전경민으로 구성한 2인조 유튜버다. 눈 여겨 본 재생목록은 ‘힙합 다큐: 언더그라운드’ ‘미식한 고독가’ ‘M생을 찾아서’ ‘MZ를 찾아서’ 정도다.
힙부심 래퍼들을 풍자하는 ‘언더그라운드’는 하루 만에 조회 88만회를 넘길 만큼 인기가 뜨겁다. 패륜 드립에 익숙한 래퍼 케이셉(최제우 분)과 포이즌(전경민 분)의 티키타카가 찌질한 연기의 극치를 보여주기 때문이다. 경건한 이미지의 교인들 앞에서 힙합의 뜨거운 맛을 보여줄 때 시청자는 ‘설마 세속적인 모습을 보여줄까?’하는 뒤틀린 궁금증 속에서 웃음 포인트를 발견한다.
20대 초반의 달달한 연애를 적나라하게 드러낸 ‘MZ를 찾아서’에는 이시온(최제우 분)과 방수아(강예빈 분)를 향한 열렬한 응원이 한 가득이다. 부끄럽고 회피하고 싶은 인간의 속마음을 그대로 보여준다. 인스타 계정 홍보 차 나온 듯한 인싸들의 연애 프로그램과 대조적이다.
너무 막장도 아니고, 그렇다고 너무 정제된 편집도 아닌 적절히 무너진 인간의 한 모습을 여과 없이 보여주기에 사람들의 사랑을 받는 게 아닐까 싶다. 마치 자신의 모습과 같아서 공감을 일으키는 게 아닐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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