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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화/도서

디자인, 예뻐야 한다는 편견은 버려라:『비주얼 스토리텔링』

비주얼 스토리텔링
윤주현 지음 | 홍디자인 | 352쪽 | 2만5000원

 

한글로 만들어진 음운을 소리로 내었을 때 높낮이로 나타낼 수 있다는 점이 흥미로운 작품. 특히 초성·중성·종성을 더했을 때 값까지 소리 높낮이로 표시한 디자인 요소가 재미있다. 박미지·오세헌, 2010년 作.

 

7년 전 책이다. 서울대학교 미술대학 정보디자인 수업 10년 기록을 담아선지 풍부하다. 정보를 어떻게 담을지를 고민했다. 예쁘기만 하면 된다는 디자인 편견을 부순다. 나 자신의 족적을 다루는 일부터 도시, 환경, 공동체, 데이터, 문제 해결 등 비주얼그래픽 완성본을 선보인다.

 

정보와 디자인은 떼려야 뗄 수 없는 관계다. 정보를 배치하기 위해서는 원래의 자료를 파악하고 이해해야 한다. 디자인이 예쁜 쓰레기가 되지 않기 위해 세심히 다루어야 한다. 정보는 까다롭다. 입말이 다르고 다른 것처럼 배치에 따라 가리키는 방향이 다르다. 다채로운 그래픽 완성본을 보면서 이렇게도 만들었구나’ ‘저렇게도 만들 수 있구나생각이 든다. 표로 구성한 원래 자료를 직관적으로 만들기 위해 앞서 만들어진 자료를 참고하기에 좋은 책이다.

 

정보를 직관적으로 배치하는 일이란 쉽지 않다. 구상을 해야 하고 고민의 지난한 과정을 거쳐야 한다. 완성한 디자인을 다루기에 제작 과정을 볼 수 없어 아쉬웠다. 정보를 어떻게 이해해야 할지는 독자 몫이었다. 모자란 디자인도 눈에 띄었다. ‘나라면 어떻게 만들었을까스스로 묻고 답했다. 광활한 정보 바다속에서 한 줌 보석을 얻기 위해 묻고 또 묻는다. 제작 방법을 알려주는 게 아니라 만들어진 작품을 보여주기에 묻는다. 작업 과정이 설명된 작품도 있으나 아예 완성본만 나와 무슨 의도인지 모르는 경우도 있다.

 

퍼스널 스토리텔링’ ‘정보 요소’ ‘정보 디자인’ ‘지속가능한 정보 디자인제목으로 큰 흐름을 파악하기엔 정의가 협소하다. 한번 훑는 마음으로 보면 편하다. 그럼에도 이 책은 7년 전 작품을 보면서 정보 다루는 공통 기술과 시선, 방법을 고민하게 만든다.

 

왼쪽 그래픽에서 증가율을 '2002년 대비 처리건수' 아래에다가 빨갛거나 파랗게 증가 표시를 내면 어땠을까. 6개 건수와 증가율을 동시에 다루다보니 눈에 띄지 않는 무의미한 숫자가 되었다. '사고유형별 처리건수'를 작은 글꼴이 아닌 도형 크기 비율에 맞춘 그래픽이었으면 직관적이었을 것이다. 오른편 그래픽에서 '정신적 재난 구조 상황' 속 '새로운 사람을 사귀고 싶다' '나의 존재를 알리고 싶다' '기념일을 깜빡했다'가 왜 정신적 재난인지 모르겠다. 농담처럼 보인다. 오른편 그래픽에서 '정신적 재난 구조 상황' 속 '새로운 사람을 사귀고 싶다' '나의 존재를 알리고 싶다' '기념일을 깜빡했다'가 왜 정신적 재난인지. 농담처럼 보임. 또한 원 그래프 안에 95% 58%는 무슨 의미인지도 모르겠다. 전체에서 95%가 선택했다는 의미인지, 증감률인지 모르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