입력 : 2020. 11. 10 | 디지털판
10년 전 나의 방이 창고에서 잠드는 바람에 이곳저곳 보수가 필요한 상황이다. 틀어진 틀, 기울어버린 2층, 재채기가 나와도 이상하지 않을 먼지들.
도구로 제작하며 자주 쓸어주던 빗자루 같은 브러쉬를 이용해 가구에 붙은 먼지를 털었다.
하나 둘 꺼내며 쌓인 먼지를 보고 감탄하는 동안
줄 지어 서 있는 가구들. 가구들은 매번 직접 배치 가능하도록 접착제로 붙이지 않았다. 가구들을 직접 배치할 때의 즐거움도 중요하기 때문이다.
몇 년간 쌓인 먼지들.
고든 램지가 보면 까무러칠 먼지들!
십자가 뒤에도 때가 끼듯 피어오른 먼지들.
10년이 지나도 개발하지 않은 3층 창고. 난간이 없어 아무 것도 놓을 수 없다.
브러쉬로 모든 먼지를 털고 가구들을 정렬했다.
내 작품을 찾아보시라. 중학생 시절 미술 선생님은 유별났다. 미술 교사로서 예민하고 섬세한 성격이 그대로 드러나 만났을 처음엔 상당히 부담스러운 그런 존재였다. 그런 선생님이 언제부터인가 아이들을 대하는 태도가 바뀌었는데, 자신의 예민하고 섬세한 성격을 제자들을 가르치고 대화하는 데에서 충격을 받았다. 반 오십 살면서 모난 성격을 스스로가 바꾼 사례를 세 번이나 보았는데, 그 세 번의 사례 중 한 분이다. 과거로 흘러갈 자신의 단점을 잡아내, 미래의 나에게 필요한 장점으로 승화한 그런 분이었다. 그런 미술 선생님께서 아이들에게 다양한 과제를 주셨다. 즐거운 과제.
본격적으로 리모델링 들어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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