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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재완료/신학; 신앙

[교회 安 이야기] 기독교인들은 불리할 때 성경을 거들먹거린다

자유의새노래 2020. 5. 6. 19:16

입력 : 2020. 05. 06 | A30

 

 

교회를 집중한 기독교방송국 사랑이 메마르고 삭막한 세상에서 눈물과 감동이 담긴 아름다운 간증으로 서로를 돌아보며 함께 하나님의 은혜를 나누는 아름다운 교회를 꿈꾸는목적의 CTS 프로그램 교회’ 60회에 최근 논란을 빚은 교회가 두 차례 방영됐다. 프로그램을 통해 한 여성 간증자는 교회를 소개시켜 준 언니를 설명하며 자막에선 성경을 이야기할 때면 눈에서 빛이 나고 다른 사람 같았던 언니라고 표시했다. 무엇이든 문제가 발생하면 성경으로 해결했다는데 그 성경이 인분 먹은 교회를 만들었다.

 

 

 

인분(人糞) 먹은 교회로 비판받는 한 교회 사건이 일파만파(一波萬波) 퍼지고 말았다. 여러 기사를 종합하면 해당 교회는 훈련을 빙자한 인간 노예 만들기, 길들이기(grooming)에 주목했음을 알 수 있다. 교회는 오리엔테이션을 시작으로 포티(POT)-포포티(POPOT) 과정으로 입문을 시작하고 FT-HTC-LTC라 부르는 심화 과정에서 프로그램을 이용해 소위 ‘제자훈련’을 가르친다고 한다.


문제는 리더십 훈련 과정(LTC)이다. 어제 서울 강북구 한빛교회에서 가진 피해자들 기자회견은 지면에조차 그대로 싣기 어려울 만큼 구역질나는 정신적 학대로 가득했다. 인분·구더기 먹기, 트렁크 갇히기, 폐가(廢家) 체험 등 리더가 되기 위해 이 같은 훈련을 견뎌야 했다는 증언이다. 교회는 부인하지 않았다. 다만 자발적 활동이었다고 해명했다.


놀랍게도 이 교회는 CTS, 기독신문을 비롯해 한국교회 언론에서 집중 조명된 명망 높은 교회였다. 이 교회를 설명하기 위해 필요한 단어는 ‘제자’ ‘청년’ ‘훈련’ ‘성경적’ ‘공동체’다. 서울 한복판 대학가 전도에 힘쓴 이 교회가 성장하며 8층 빌딩과 족구, 농구장까지 건설했으니. 교회들은 이 교회의 성장을 바라보며 부러워했을지 모른다.


교회의 성장 비결은 ‘성경적 공동체’였다. 인분을 먹이고 뇌출혈 환자의 위급한 상황에도 촌극을 다툰 리더십을 보인 이유도 성경 때문이다. 이 교회가 훈련을 빙자한 노예 만들기를 실시한 배경엔 신약성서 고린도후서 6장이 존재했다. 당시 고린도 교회는 문제가 많았다. 심지어 바울의 교훈을 따르지 않던 교인들에게 ‘눈물의 편지’를 보내면서까지(2고린2,4; 7,8) 몰아세웠다.

 

 

훈련을 명분으로 인문을 먹다니
지도자 훈련을 명분으로
인분까지 먹으며 통과해

정작 교회는 “자발이었다”


교회 언론들이 주목한 그 교회
그 교회의 핵심 키워드는
‘제자’ ‘청년’ ‘훈련’ ‘성경’
淸敎徒적 삶 강조한 교회


정작 교회는 아전인수 해석
성경을 문자적으로 해석
문제를 성경에서 찾으며
我田引水 해석으로 각광

 


알다시피 사람의 내적 성숙은 눈으로 살펴보기 어렵고 수치로 매기기도 불가능하다. ‘그리스도를 닮는 삶’이나 ‘청교도적 삶’은 눈에 보이는 선행으로 살아가면 모를까 고백하기 어려운 생각과 마음의 더러운 구석까지 처리하기란 불가능에 가깝다. 사람은 죄인이 아니라, 연약한 존재이기 때문이다. 하지만 ‘훈련’을 빙자해 성령의 감화라는 명목으로 ‘산(山) 기도 3시간 이상 4회’ 갇힘을 이유로 ‘음식물쓰레기장 3시간 갇히기’ 훈련을 한다 한들, 인간성이 달라지거나 훈련되지 않는다. 말 그대로 사람은 연약한 존재이기 때문이다. 


지금은 비공개 영상으로 처리 된 CTS 프로그램 ‘교회행전’ 60회 해당 교회 편을 보면 흥미로운 장면이 나온다. 여성 한 분이 이 교회를 다니며 ‘정직성 훈련’ ‘감사 훈련’ ‘사회성 훈련’으로 삶이 바뀌었단 간증을 펼치며 한 말이 의아했기 때문이다. “제가 어떻게 살지 몰라 방황했는데 (교회를 소개시켜준) 언니는 모든 생각과 행동과 선택에 말씀이라는 확실한 기준이 있었다. 인간관계나 가족문제, 진로에 대해 고민 있을 때 말씀으로 이야기해주는 게 신기했다.”

 

제자와 교회 개척을 보도한 언론 CTS 뿐만 아니라 CBS를 통해 영상설교를 내보냈고 통합기독공보는 성장하는 교회를 기사로 보도했다. 기독신문과 기독교해럴드는 담임 김 모 목사의 칼럼을 싣기도 했다. 현재 CTS 교회행전 60, 61회는 비공개 처리 된 상태로 오늘 새벽까지는 공개된 상태였다(2020. 5. 6).

 


인생의 문제에 답을 알 수 있으면 얼마나 좋을까만. 그래서 그 교인들은 리더에게 물었다. 성(性)적인 문제, 가족 문제, 부동산 계약 문제… 어려운 순간마다 도움은 받았으니 고마웠을지 모른다. 교회 말마따나 인분에다 쌈을 싼 것도 그 리더십 때문이었을지도 모른다. 그렇다 한들 사람의 연약함이 해결되는 건 아니다. 인생의 문제는 간단하지 않기 때문이다. 그래서 바울이 그 문제 많던 고린도에 보내는 편지를 조각조각 써내려간 것이다.


성경을 묵상한다는 건, 본문의 내용과 의도를 파악하는 독해(讀解)이자 문해(文解) 작업이다. 성경에 쓰인 대로 행동하고 믿는답시고 성범죄자 문대식처럼 “불의를 당하는 것이 낫지 않으며 차라리 속는 것이 낫지 않느냐”(1고린6,7)는 구절을 따서 용서를 종용(慫慂)하면 되겠는가? 언제부터 기독교가 아전인수(我田引水)식 천박한 종교였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