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돌아보는 사건] 미안한 게 없는 DSP

2021년 03월 01일

1.

에이프릴 전 멤버 현주(23)의 동생이 올린 글이 파란을 일으켰습니다. 여자 아이돌 에이프릴 내부에서 “큰 괴롭힘”과 “왕따”로 인해 누나인 현주가 공황장애, 호흡곤란을 겪었다는 폭로였습니다. 이어지는 친구들의 게시물은 에이프릴 특정 멤버가 아니라 전 멤버가 폭력에 가담했다는 정황을 가리켰습니다. 문제는 그룹 전체의 가담한 사실만이 아닙니다. ‘에이프릴 멤버 전체가 가해자입니다’ 게시물에서 채경·레이첼을 제외한 탈퇴한 멤버 소민과 나은, 진솔, 채원 그리고 매니저를 언급하면서 조직적이고 집단적으로 괴롭힘에 가담한 사실을 폭로했습니다.

2.

DSP미디어는 하루 지난 오늘에서야 입장을 밝혔습니다. 현주의 성실하지 않은 자세와 이로써 유발한 갈등으로 다른 멤버들도 피해를 입었지만 현주의 연기자 활동에 대한 전폭적인 지원을 해왔다고 해명했습니다. 그러나 현주의 사정을 알고서 폭로한 친구의 주장은 다릅니다. “저는 연기자 이현주로 여러분 앞에 설 수 있을 것 같다”고 밝힌 자필 편지(2016. 10. 29) 역시 거짓편지라고 폭로한 겁니다. 현주는 탈퇴 의사를 밝히고 1년이 지나 아이돌 리부팅 프로젝트 더 유닛에 출연해 유니티로 다시 데뷔했습니다(2018. 5. 18).

3.

어른들은 아이들을 잘 아는 듯 질풍노도 시기라는 단어를 거들먹거리며 가르치기 바쁩니다. 다 잘 되라는 의미에서 정의롭고 잘 아는 척하지만, 아이들도 잘 압니다. 어른들이 구사하는 사회생활이란 단어로 노동 착취하려는 의도를요. 사실을 확인 중이라던 소속사의 사과 없는 사과문을 요약하면 이렇습니다. 어느 누구를 가해자나 피해자로 나눌 수 없는 상황임은 분명하다고요. 그리고 이어진 추가 해명문으로 폭로한 동료들 사건들을 인정하고 말았습니다. 사건은 발생했지만 해프닝이라니요.

4.

아이돌 문화에서 비정상적 문제는 한두 가지가 아닙니다. 7년 계약 합숙 생활, 연애 금지, 자발적 팬 문화, 멤버 안에서 은밀하게 발생하는 폭력, 이 구조를 만들고 유지하는 회사와 매니저, 어느 누구도 책임지지 않습니다. 현주야 말로 에이프릴 멤버들을 악마로 묘사했다고요? 왜 이들은 구체적인 사건들을 해명하지 않은 채 선과 악의 프레임을 가져 오는지 도통 모르겠습니다. 이름에서부터 기독교적 가치를 표방했던 FNC엔터테인먼트처럼 DSP미디어 사과문마저 뭇매 맞고 있습니다. 미확인 사실과 추측, 확인되지 않은 사실과 루머라니요? 한 순간의 위기를 넘기기 위해 잘못된 사과를 하지 않기를 바랍니다. 어른답게 아닌 건 아니다, 옳은 건 옳다고 말하시죠. 어린 여자 아이돌로 돈 벌면 다 끝나는 일인가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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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돌아보는 사건] 기본급 150만원

1> 저의 첫 월급은 113만5600원이었습니다. 편의점에서 일하던 시절, 2019년 최저임금은 8350원이었습니다. 그마저도 전년보다 10.9% 오른 수준이죠. 한 달 23영업일 출근하고서 받은 정식 기본급은 150만원 언저리였습니다. 주휴수당은 없었고 최저시급으로만 받았으니 하루 품삯으로 따지면 6만5000원이었습니다. 물가가 누적 18~19% 오르고, 최저임금이 20.1% 오를 때 저의 하루 품삯은 2019년에서 2025년, 102% 올랐습니다. 두 배가 오른 셈이죠. 이 정도면 지금의 회사에서 격세지감 느끼는 이유를 아실 겁니다. 2> 개선된 근무 환경과 강도(強度)에서도 마찬가지입니다. 밤 11시에서 다음 날 7시까지 꼬박 8시간 일하던 시절에 비해 같은 노동시간 임에도 아침 7시에 출근해 저녁 5시에 퇴근하는 지금의 근무 형태를 사랑하지 않을 수 없습니다. 밤 근무는 그 자체로 고통이지만 상쾌하게 일어나는 이른 아침과는 차원이 다르기 때문입니다. 게다가 한 달에 두 번 재택근무, 한 달에 한 번은 아무 이유 없이 내 마음대로 퇴근할 수 있는 회사라는 점에서 편의점과는 다른 복지를 제공하고 있습니다. 3> 함께 일하는 사람들과도 비교하면 근무 환경이 개선된 곳에서 일하고 있음을 느낄 수 있습니다. 매번 고객사로부터 새로운 디자인을 요구 받습니다만, 저의 커리어를 생각하면 고마운 사람들입니다. 이유 있는 피드백과 구체적인 회신, 메일이라는 문자 전송으로 이루어지는 근무 환경이 저의 정신을 단단하게 만듭니다. 일을 못하면 혼을 내는 게 아니라 ‘누구나 초기 근무에는 실수할 수 있다’고 격려해주는 고마운 선배와 동료들. 진상 고객을 만날 때마다 스트레스 받던 편의점 시절과는 다릅니다. 매번 폐쇄회로(CC)TV를 들여다보며 감시하는 사장과는 차원이 다릅니다. 4> 편의점 시절의 저는 그저 버티는 사람이었습니다. 진상 고객과 CCTV 앞, 그리고 새벽 3시의 편의점 안에서 성장보다 생존을 고민하지 않을 수 없었습니다. 그 생존의 공간이 지방 편의점이었다는 건 그저 직종의 차이가 아니라 기회의 밀도 차이였습니다. 서울로 발걸음을 옮긴다는 건 더 많은 선택지 안으로 들어오는 것이었습니다. 편의점에서 일하던 시절, 저는 제대로 된 임금을 받지 못했습니다. 주휴수당은 법적인 권리였지만 저는 에둘러 묻지 않았고 사장은 모른 체했습니다. 지금의 격세지감은 단지 월급이 두 배 올랐다는 얘기만이 아닙니다. 5> 2023년 기준 한국의 1인당 생애주기적자를 보면 만 45세에 노동소득 정점을 찍고 61세부터 다시 적자 구간으로 돌아선다고 합니다. 어쩌면 더욱 부단히 일해야 할지 모르겠습니다. 오늘의 격세지감을 발판 삼아, 더욱 발전하는 삶을 위해서 말입니다. 내일은 한 시간 일찍 퇴근하는 날입니다. 회사에 더욱 고마운 마음이 싹틉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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Today소랑 2026년 6월 21일 일요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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