입력 : 2018. 08. 03 | 수정 : 2018. 08. 04 | C6
러블리즈가 궁금해! <5>
시끌벅적한 러블리즈 숙소
룸메이트 생활의 장단점과
함께 생활하는 멤버 향한
아쉬운 점과 좋은 점 나눠
소울이누나 말로는 진행자 없이 팬 미팅을 진행한 건 처음이라고 한다.
알기 전까지, 나름 토크 진행을 잘 했다고 생각했다. 7월 21일부터 일주일간 받은 질문에 답하는 시간, ‘궁금해 러블리즈’에서 단연 돋보인 건 시스템이었다. 어느 예능 부럽지 않게 SNS로 연출한 모습, 뒤처질까 자막과 그래픽을 보여준 노고에 즐거운 관람을 이어갔다.
음향 조절이 잘 되지 않아 웃을 땐 시끄럽고, 말할 땐 안 들리던 브이앱과 달리 체육관 음향은 최상이었다.
◇러블리즈 숙소? 사람 사는 집!
좋아하는 사람이 뭘 좋아하는지, 어떻게 사는지, 무슨 생각하는지 궁금한 법이다. 일거수일투족보다 느끼는 감정, 생활에서 드러나는 성격, 성향, 스타일이라 표현하는 게 더 맞을지 모른다.
그래서 준비했다, ‘궁금해 러블리즈!’ 한 달 간 받은 질문에 답해주는 코너다.
러블리즈는 걸그룹 특성상 단체 생활을 피하기 어렵다. 여덟 명 모두 각 방 쓰기 어려우니 룸메이트로 지낸다. 한 방에서 두 명으로 구성해 ‘지애─예인’ ‘미주─케이’ ‘소울─수정’ ‘지수─진’으로 생활한다.
한 팬은 룸메이트로 지낼 때 경험하는 장점과 단점, 룸메이트로 지내며 아쉬운 점과 고마운 점을 물었다.
“장점은 뭐가 있을까…….” 아예 없는 것처럼 츤데레를 보여준 지애 누나가 첫 질문에 답했다. 쫑알쫑알 손녀에게 이야기하듯, 하루 있었던 일을 다 말하는 지애 누나에게 “만일, 그게 없다면 슬플 거 같다”고 예인이가 말했다.
시끌벅적, 사람 사는 집 같다던 케이는 “너무 사람 사는 집 같다”며 장점이자 단점이 된 화기애애함을 표현했다. 룸메이트로 지내는데 단점이 없다던 소울이누나와 달리 숙소가 “진짜 너무 덥다”는 지수의 말에 모두가 공감했다.
◇집순이 미주와 의외로 알람에도 못 일어나는 지애 누나
미주와 케이가 함께 사는 방은 두 구역으로 나눠진다. 곰 인형 리락쿠마 구역, 시커먼 구역(?). 미주가 “적당히 뒀으면 좋겠다”며 “제일 큰 애 좀 어떻게 안 되겠냐”는 민원에 “절대 안 된다!” “제일 큰 건 최애이자 분신”이라면서 주민센터 직원 김케이 씨가 반려했다.
항상 비글미(美) 넘칠 거라 예상한 미주가, 생각보다 집순이라고 한다. 좀체 숙소 밖을 나서지 않을 정도라고 하니. 심심한 걸 제일 싫어하는 지애 누나가 외출을 자주 하더란다. 신나게 놀다 들어왔는지, 다음 날 알람을 못 들어 예인이가 괴롭다 하니.
설마 이런 상황일까. 지애: 숙소 돌아와 예인이에게 쫑알쫑알 있었던 일, 말하며 괴롭힘→예인: 지애가 누운 시각 노트북으로 공포영화 시청하며 지애 복수→지애: 아침까지 자다가 알람 못 들으며 예인이 복수→무한반복(?).
#궁금해 러블리즈
한 달간 받은 질문에 직접 답하는 팬 미팅 토크 코너
#그날의 너
멤버들이 몰래 찍은 영상 공개해 당시 상황을 설명
◇슬플 땐 인중을 잡고, 지루할 땐 슬라임을 만지작
“귀신이 무섭지 않을 시끌벅적한 집”을 벗어나 서점에 자주 놀러간다던 수정이를 도둑 촬영한 예인이가, 팬 미팅을 위해 제공했다.
몰래 찍은 동영상 모음, ‘그날의 너’.
서점에 놀러간 수정이가 책 대신 슬라임(액체괴물)을 만지작거렸다는 제보다. 첫 날부터 ‘오메가-3’와 ‘슬라임’을 홍보한 수정이 웃음 덕에 그가 강조하던 “책 자주 읽으러 간다”는 말이 묻혀버렸다(정예인 1승).
비행기 안에서 영화 보던 지애 누나가 인중을 잡았다. 심각한 표정에 세상 모든 짐을 진 듯. “슬픈 영화보고 있었다”던 지애 누나에게 왜 인중을 잡았느냔 물음에 “잡으면 눈물을 참을 수 있다”고 답했다. 그래선지 올해, 누나 생일(2018. 5. 21)에 아무 생각 없이 코에 손을 대고 울컥한 게 아니라 인중 잡던 모습으로 재확인됐다. 눈물 날 땐, 꼭 인중을 잡도록!
VR기기 착용하고 낭떠러지 게임에 “어으어~” 명은이에게 웃음을, 드럼 연습 중인 지수에겐 박수를. 대장금 OST ‘오나라’에도 격렬한 춤을 춘 미주에게 힘을. 서로, 다양한 삶으로 숨 쉬고 있었다.
◇홀로 서는 날, 너를 기억할까
케이처럼 흔쾌히 물건도 빌려주고, 지수처럼 “잘 맞고, 좋아서 아쉬운 게 없다” 하더라도, 모든 이해가 가능한 건 아니다. 14만 5천원 액자를 사주지 못해 인화하자며, 따뜻한 온돌에 앉아 띵근이 스타일의 모빌을 지수가 꾸며주더라도.
한 TV프로그램에서 지수와 수정이가 수갑 장난감에 채여 꼼짝없이 함께했다. 청소하고 늦게 잔 수정이에게 청천병력 같은 소식이 들려왔다. 우면산 등산이란 지수의 제안! ‘여긴 어디? 나는 누구?’ 자막만이 심정을 알아주었다.
지수 언니가 흐느적거리는 걸 좋아한다던 띵근이 인터뷰에 허공만 바라보는 지수에게, 인간이란 한계가 보였다. 띵근이를 이해하지만, 수정이를 다 이해하지 못하는. 타자를 이해했다고 생각했건만, 아직도 타자를 알지 못하는 빈 공간을 보았다.
언젠가 홀로 서게 될 그 날이 오게 될지 모른다. 바쁜 일상을 뒤로 하고 집으로 향하는 발걸음에 피곤한 몸, 침대에 뉘어 기억나던 재밋거리 늘여놓을 상상에 막상 ‘예인이가 없구나’하고 생각하지 않을까.
영원하지 않은 삶과 마침표로 매듭질 죽음을 뒤로하고 러블리즈는 한 사람 한 사람. 서로가 서로를 기억했다.
정치이론가 한나 아렌트(Hannah Arendt)는 ‘이해’를 ‘세계를 마주하는 태도’로 설명했다(허찬욱, 2018). 이해는 지식을 나열하거나 설명으로 눙치는 행위가 아니다. 타자가 되어, 타자 입장에서 생각하는 태도다. 이해가 없는 사람은 말(語)이 없다. 대화 단절 상태다. 우린 흔히 “삐지지마”로 놀리곤 한다. 이해되지 않은, 이해 못하는 ‘독단화’ 현상에서 ‘상투어(常套語)’를 사용한다. 아무 생각 없는 인사, 대답, 무의미한 언어……. 그래서 아렌트는 말했다. “폭력은 말이 끝나는 곳에서 시작된다(이해와 정치, 허찬욱 논문 22쪽에서 재인용).”
사람인데 당연히 오해도 하고 토라지기도 한다. 팬 미팅에서 러블리즈는, 그대로의 존재를 보여주었다. 막내몰이, 토라짐, 오해, 티키타카. 마냥 행복만을 보여주었다면 어땠을까. 더욱 자아란 색채를 잃은 채 시들어버리지 않았을까. 친밀함과 토라짐 속에서, 이 노래를 떠올렸다.
“기다려요 here I am/멈춰진 시간 속에/보이나요 here I stand/쉽게 찾을 수 있게/돌아와 here I stay/너무 늦지 않게/기억해요 난 이곳에 늘 이렇게(러블리즈, 책갈피, 2016).”
최애(最愛) 가장 사랑함(最愛). 그룹이나 집단 중 가장 좋아하는 멤버를 설명할 때 사용한다. ‘최고로 애정한다’를 의미한다.
비글미(Beagle-美) 작은 체구에 비해 활동량이 많은 개 품종 ‘비글’에서 나온 말이다. 주로 활동이 많고, 외향적 성향의 아이돌 별명에 쓰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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