5·18 북한군 개입설과 부정선거 음모론
자성의 기사와 팩트체크 보도 내놨지만
법인 청산… 지면신문부터 정리하기로
5·18민주화운동 북한군 개입설과 중국인 간첩 99명 체포설 등 허위보도를 이어온 매체 스카이데일리가 법인 청산 절차에 들어간다. 우선 지면신문 발행을 중단하며 디지털판(인터넷신문) 정리까지 순차적으로 진행될 예정이다. 정확한 발행 중단일은 알려지지 않았다.
30일 민경두 스카이데일리 대표이사는 임직원에게 보낸 내부 공지를 통해 “참담한 심정으로 고통스러운 결정을 내리게 됐다”며 “안팎의 어려움이 가중돼 회사를 더 이상 운영하기 어렵다”고 밝혔다. 민 대표는 “거대한 쓰나미처럼 덮쳐와 온몸으로 막아봤지만 중과부적(衆寡不敵)이었다”고 토로하며, 과거 5·18 북한군 개입설·중국 간첩단 보도가 회사 존립에 치명타가 됐음을 인정했다.
이 신문은 지난 2023년부터 5·18민주화운동에 북한군이 개입했다는 허위 주장을 보도해 비판 받았다. 2024년 12·3 비상계엄 국면에서는 ‘선거연수원 중국인 간첩 99명 체포설’을 대대적으로 보도했다. 해당 기사는 후에 ‘익명의 미군 소식통’으로 소개된 인물이 극우 유튜버였음이 드러나며 신뢰를 완전히 잃었다.
창간 14주년을 맞은 올해 이 신문은 민경두 창업주와 고동석 편집국장이 경영 일선에 복귀해 ‘5·18 정신은 한국 민주주의 초석’ 등 자성의 기사와 팩트체크 보도를 내놓으며 ‘탈극우’ 행보를 시도했다. 하지만 이미 악화된 여론을 되돌리기에는 역부족이었다. 한국인터넷신문협회와 인터넷신문윤리위원회에서 잇따라 제명되었고 정부·공공기관 정보 1억6100만원 수주 사실까지 드러나면서 “내란 동조 세력에 국민 세금이 흘러갔다”는 비판에 직면했다.
이 신문의 허위보도를 초래한 주요 인물들은 여전히 매체 활동을 이어가고 있다. 당시 보도를 주도했던 허겸 전 기자는 퇴사 후 한미일보를 창간했으며 조정진 전 대표는 트루스데일리 칼럼니스트로 활동하고 있다.
민 대표는 공지 말미에서 “신문 사업부터 정리하고 인터넷 중단으로 마무리하겠다”며 “명절을 앞두고 이런 소식을 전하게 돼 죄송하다. 시간이 지나 다시 만날 수 있다면 반드시 재기를 꿈꾸겠다”고 덧붙였다. 결국 ‘극우 가짜뉴스 온상’으로 불렸던 스카이데일리는 창간 14년 만에 법인 청산이라는 파국을 맞게 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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