태국·방콕·파키스탄 등 동남아로 팔려 나가는 한국신문
조선일보 구독을 끊자 메일이 왔다.(2020.11.03) 조선일보에서 보낸 것이었다. “구독률 1위, 열독률 1위, ABC 인증부수 1위라는 외부의 평가를 굳이 들먹이지 않아도 역시 신문의 질로만 따지면 조선일보를 따라올 신문사는 대한민국엔 없다고 감히 자부합니다.”
MBC 탐사기획 스트레이트는 2021년 ‘동남아 K-신문 열풍의 비밀’에서 동남아로 수출되는 지면신문을 추적했다. 한국 돈 6000원이면 한국 신문 10kg을 살 수 있었다. 태국 재래시장, 방콕 이케아, 파키스탄에서까지 포장지로 사용하고 있었다. 한 번도 읽지 않은 새 신문지였다. 2021년 1~2월 해외로 수출한 신문 양은 2만9000톤에 달한다.
스트레이트가 취재한 바에 의하면 신문 수출의 절반 이상은 중국 제지업체로 넘어간다고 한다. 한국에선 재활용 원료로 쓰이는 신문 폐지가 모자라 종잇값이 오르면서 도리어 신문값이 오르는 괴현상이 벌어지고 있다고 지적했다.
신문을 판매하는 지국에선 머리가 지끈거리는 상황이다. 팔리지도 않는 신문을 어떻게든 처분해야 할 상황에 이른 것이다. 신문 해외 판로를 개척한 것도 이와 무관하지 않다. 익명을 요청한 한 지국장은 스트레이트 취재에서 “메이저 신문의 경우는 50% 이상 남으며 마이너 신문은 그래도 좀 나아서 20-30% 남는다”고 밝혔다.
이상한 신문사
정부 광고비 단가 올리려
유료 부수 부풀리기 혈안
경찰 조사 나서도 ‘무혐의’
문제는 신문 열독률과 신문 읽는 시간이 줄었음에도 부수는 줄지 않았다는 것이다. ABC협회가 2020년 발표한 조선일보 유가율은 95.94%였다. 100부를 발송하면 96부는 돈내고 보는 신문이라는 의미다. 신문사에게 발행 부수와 유료 부수는 광고비 책정에 지대한 영향을 끼친다. 정부 광고 단가 등급에 따르면 60만 부 이상은 A등급, 5만 부 이상은 B등급, 그 이하면 C등급이다. 스트레이트가 계산한 바에 의하면 조선일보 1면 하단 광고비는 4100만원, 경향신문은 2700만원이 나왔다. 1400만원 차이가 난 것이다. 이는 가이드라인일 뿐 신문사는 광고단가를 개별 협상으로 결정하는 경우가 많다고 전해졌다.
문화체육관광부가 2020년 11월, ABC협회에 대해 사무 감사를 벌였다. 문체부가 실제 유가 부수를 조사한 결과 조선일보의 유가 비율은 67%, 한겨레신문은 58%, 동아일보는 56%로 드러났다. ABC협회가 발표한 96%, 94%, 79%인 것과 큰 차이를 보였다.
그러나 작년 8월 서울경찰청은 조선일보 부수 조작 수사와 관련해 “ABC협회 부수 공사 규정에 따른 유료 부수 보고가 아니라 전국 지국에 판매한 지대 부수를 토대로 산출한 내역을 유료 부수 현황으로 보고한 사실은 인정된다”면서 “유료 부수를 조작한 증거는 발견할 수 없었다”고 밝히면서 무혐의로 종결됐다.
신문지국장들이 수사가 시작되자 보호받지 못했기 때문이라는 지적이 이어졌다. 증거자료를 교체하고 답변을 거부하다보니 증거와 증언이 나올 수 없었다는 것이다.2024.09.03 기사완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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